"고액과외 부러워하지 마세요"
시프트 아카데미, 강서·노원·강남 이어 9월 관악 개원 예정
직원이 강사로 참여 … 저소득 입주민 자녀 방과후 교실 운영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지속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공사는 이에 머물지 않고 입주고객과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주거환경 개선과 사회공헌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고객감동경영은 공사가 추구하는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다. 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지원사업과 봉사활동, 체험행사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살펴본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의 특성상 맞벌이 부부가 많습니다. 이들 가정에서 방치된 학생들이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가난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끊어내기 위해 지난 2007년 강서 지역부터 시프트 아카데미를 시작했습니다."
SH공사 심범준 SH도시연구소 창의혁신팀장은 매주 2회씩 업무가 끝난 뒤 저녁 6시까지 강남구 일원동 711번지 수서1단지 아파트 내 상가 1층에 있는 강남시프트(SHift)아카데미로 다시 출근한다. SH공사가 저소득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장기전세주택과 임대주택 입주민 중학생 자녀들의 영어 강의를 위해서다.
◆공사 직원들, 업무 뒤 영어·수학·논술 강의 = 지난 23일 저녁 6시 20분 강남시프트아카데미 하버드대반 강의실에는 13명의 중학생들이 영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 관용구(It is (of) no use crying over spilt milk.)는 속담으로 중1 과정에서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해가 안되더라도 외워야 합니다. 시험에 잘나오니 별표를 해 두세요. 이 관용구에 나오는 공식을 알아두면 여러 곳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심범준 팀장은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머릿속에 남도록 하기 위해 관용구를 따라 읽도록 주문했다. 심 팀장은 "이렇게 맨투맨 영어를 5번 반복하면 여러분도 전교에서 1등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질 수 있다"며 "당장 이해하기 힘들어도 계속 반복해서 말하는 습관을 기르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학생들 호응 높아 = 영어 수업을 듣고 있는 문현중학교 정유진 학생은 "수학은 문제 위주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온다"며 "영어는 수준이 높은 교재를 사용하지만 선생님이 이해를 잘 시켜준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옥스퍼드대반 강의실에서는 중2학생 12명이 듣는 논술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전 시간에 배운 논술에서 필요한 맞춤법과 원고지 사용법에 대한 문제 100개를 푸는 시간이었다.
장지중학교 2학년 김시윤 학생은 "선생님이 논술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을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쳐준다"며 가장 먼저 문제를 풀고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강의실을 나왔다.
논술 강의를 맡은 정혜정 SH공사 직원은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10년 정도 학원강사를 했던 경험을 살려 학생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좋다"며 "업무 뒤에 추가로 하다 보니 바쁘긴 하지만 학생들이 열심히 배우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료 방과후 학습 지원 = 시프트아카데미는 저소득층 입주민 자녀 가운데 중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무료학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영어와 수학을 기본으로 하고 최근에는 강남에서는 논술을 추가로 가르친다. 강남에서 학원에서 영어와 수학 두 과목을 수강하려면 최소 30만~50만원이 들어간다. 게다가 논술까지 더하면 학원비 부담이 학생 한명당 70만원에 이른다. 저소득 맞벌이 부부들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런 금액이다.
심 팀장처럼 업무가 끝난 뒤 저녁시간을 이용해 강남시프트아카데미에서 강의하는 직원은 5명이다. 이들은 교통비와 식사비 등 실비로 월 35만원만 지원받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강사로 참여하고 싶은 직원들이 자원해 강의를 맡고 있으며, 강의교재 선택과 구입은 본인들이 직접 한다.
◆시프트아카데미 확대 계획 = 공사는 지난 2007년 처음 강서아카데미를 개원한 뒤 2008년 노원아카데미에 이어 2009년 강남아카데미를 개원했다. 다음 달에는 네 번째로 관악아카데미 개원을 앞두고 있다. 공사는 시프트아카데미를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유민근 SH공사 사장은 "오는 9월말 관악구에 개원하는 시프트아카데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공부 이외에 학생들에게 문화예술 체험학습을 할 수 있게 하고 학부모에게 명사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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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아카데미, 강서·노원·강남 이어 9월 관악 개원 예정
직원이 강사로 참여 … 저소득 입주민 자녀 방과후 교실 운영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지속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공사는 이에 머물지 않고 입주고객과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주거환경 개선과 사회공헌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고객감동경영은 공사가 추구하는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다. 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지원사업과 봉사활동, 체험행사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살펴본다.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의 특성상 맞벌이 부부가 많습니다. 이들 가정에서 방치된 학생들이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가난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끊어내기 위해 지난 2007년 강서 지역부터 시프트 아카데미를 시작했습니다."
SH공사 심범준 SH도시연구소 창의혁신팀장은 매주 2회씩 업무가 끝난 뒤 저녁 6시까지 강남구 일원동 711번지 수서1단지 아파트 내 상가 1층에 있는 강남시프트(SHift)아카데미로 다시 출근한다. SH공사가 저소득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장기전세주택과 임대주택 입주민 중학생 자녀들의 영어 강의를 위해서다.
◆공사 직원들, 업무 뒤 영어·수학·논술 강의 = 지난 23일 저녁 6시 20분 강남시프트아카데미 하버드대반 강의실에는 13명의 중학생들이 영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 관용구(It is (of) no use crying over spilt milk.)는 속담으로 중1 과정에서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해가 안되더라도 외워야 합니다. 시험에 잘나오니 별표를 해 두세요. 이 관용구에 나오는 공식을 알아두면 여러 곳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심범준 팀장은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머릿속에 남도록 하기 위해 관용구를 따라 읽도록 주문했다. 심 팀장은 "이렇게 맨투맨 영어를 5번 반복하면 여러분도 전교에서 1등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질 수 있다"며 "당장 이해하기 힘들어도 계속 반복해서 말하는 습관을 기르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학생들 호응 높아 = 영어 수업을 듣고 있는 문현중학교 정유진 학생은 "수학은 문제 위주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온다"며 "영어는 수준이 높은 교재를 사용하지만 선생님이 이해를 잘 시켜준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옥스퍼드대반 강의실에서는 중2학생 12명이 듣는 논술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전 시간에 배운 논술에서 필요한 맞춤법과 원고지 사용법에 대한 문제 100개를 푸는 시간이었다.
장지중학교 2학년 김시윤 학생은 "선생님이 논술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을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쳐준다"며 가장 먼저 문제를 풀고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강의실을 나왔다.
논술 강의를 맡은 정혜정 SH공사 직원은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10년 정도 학원강사를 했던 경험을 살려 학생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좋다"며 "업무 뒤에 추가로 하다 보니 바쁘긴 하지만 학생들이 열심히 배우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료 방과후 학습 지원 = 시프트아카데미는 저소득층 입주민 자녀 가운데 중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무료학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영어와 수학을 기본으로 하고 최근에는 강남에서는 논술을 추가로 가르친다. 강남에서 학원에서 영어와 수학 두 과목을 수강하려면 최소 30만~50만원이 들어간다. 게다가 논술까지 더하면 학원비 부담이 학생 한명당 70만원에 이른다. 저소득 맞벌이 부부들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런 금액이다.
심 팀장처럼 업무가 끝난 뒤 저녁시간을 이용해 강남시프트아카데미에서 강의하는 직원은 5명이다. 이들은 교통비와 식사비 등 실비로 월 35만원만 지원받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강사로 참여하고 싶은 직원들이 자원해 강의를 맡고 있으며, 강의교재 선택과 구입은 본인들이 직접 한다.
◆시프트아카데미 확대 계획 = 공사는 지난 2007년 처음 강서아카데미를 개원한 뒤 2008년 노원아카데미에 이어 2009년 강남아카데미를 개원했다. 다음 달에는 네 번째로 관악아카데미 개원을 앞두고 있다. 공사는 시프트아카데미를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유민근 SH공사 사장은 "오는 9월말 관악구에 개원하는 시프트아카데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공부 이외에 학생들에게 문화예술 체험학습을 할 수 있게 하고 학부모에게 명사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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