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푸틴에게 모멸당한 미국 - 우리는?

지역내일 2011-08-08

러시아 푸틴 총리가 미국을 '세계경제의 기생충'이라 했다. 충격적인 말이다. 미국 재정위기를 보고 한 발언일 것이다. 러시아 대신 중국을 G2라고 한 미국에 화가 나서 뱉은 말일 수도 있다.

재정적자가 나면 당연히 국채를 발행해 메울 수밖에 없다. 중국 일본 사우디 러시아 한국 등은 일등국가로 불리는 미국 국채를 많이 사놓고 있다. 그런 미국이 국가부도 위기에 처해 간신히 여야합의로 국가부채 상한선을 높여서 위기를 일시적으로 모면했다.

부채상한선 높이기는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미국 국채를 가진 나라들은 지금 가슴이 조마조마해지고 있다. 물론 미국이 당장 부도가 날 일은 없다. 미국 돈인 달러가 금을 대신해 세계 기축통화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미국이 돈을 풀면 된다. 이미 미국은 두 차례에 걸쳐 이른바 양적완화라고 하는 고상한 말로 돈을 풀어 미국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 왔다. 미국은 앞으로 또 달러를 풀 것이다.

재정적자·실업난에 국가신용등급 하락까지

미국은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에 실업난으로 그 위상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이번 미국 국가부도 논란은 남유럽발 재정위기와 겹쳐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보다 더 파문이 길고 깊게 퍼져 갈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 전 세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당연히 '더블딥' '스테그플레이션'과 같은 글로벌 경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역사상 최초로 가장 높은 등급에서 한 단계 낮추어지는 수모까지 받았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돈을 풀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임시방편이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는 일찍이 2009년 4월 13일자 시론 'V-W형인가, L-M형인가'에서 돈과 땀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돈보다는 땀을 흘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돈 숭상의 미국 영국은 석양에 지는 해 신세가 되고 있고, 땀 중심의 중국 브라질이 떠오르는 해가 되고 있다. 이솝우화 베짱이와 개미의 이야기를 다시 되새겨야 할 때다.

우리는 어떠한가.

2003~2007년 참여정부 4년간 공공기관부채를 포함한 총 정부부채 증가액은 169.4조원(국가부채 165.4조원+공공기관 부채 4조원)이었다. 임기 내내 빚 많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반면 2008~2010년 이명박정부 3년간 총 정부부채는 230.9조원(국가부채 93.6조원+공공기관 부채 137.3조원) 증가했다.

국가부채는 이명박정부가 참여정부보다 적지만 공공기관 부채를 엄청나게 늘려 사실상 착시현상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보증채무 등을 제외한 국가부채와 공공기관 부채를 합치면 2010년말 현재 총 GDP의 66.45%인 779.4조원이 빚이다.

문제는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LH(토지주택공사) 수자원공사 등의 빚이 너무 빠르게 늘어나 결국 그 부담이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기업 부채는 국가부채가 아닌 것처럼 비춰져 빚에 대한 경각심을 무디게 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미국이나 일본 유럽과 같은 선진국 보다 부채비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1인당 소득이 우리의 2배가 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나라들이다. 무역의존도가 79.8%(2010년)이고 국가신용등급이 세계 26위(무디스 기준)에 불과한 우리는 글로벌 경제에서 그들보다 그 위험성이 훨씬 크게 노출되어 있다.

MB정부 들어 정부 부채 증가속도 급격하게 빨라져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국민 돈이 자기 주머니돈인줄 착각하고 있다. '짐이 곧 국가이다'라는 전근대적 잔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빚을 잔뜩 지는 것은 다음 정권, 다음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다. 너무나 부도덕한 행위이다.

이명박정부는 작은 정부를 하겠다고 해서 집권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위의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해져 가는 오늘날 빚을 자꾸 늘리는 것은 너무나 커다란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 같은 나라도 정부부채가 늘어나니 푸틴한테 모멸을 받고 있다. 하물며 우리는 어떠할까.

장명국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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