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태일 열사 모친 이소선 여사 별세
민주사회장 … 7일 모란공원에 안장
노동운동가 고 전태일 열사의 모친 이소선 여사가 3일 오전 11시45분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일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82세.
지병을 앓던 고인은 지난 7월 18일 자택에서 심장 이상으로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됐고 이후 서울대병원에서 한일병원으로 옮겨 입원 치료를 받아 왔다. 병원 측은 이날 오전 8시쯤 고인의 혈압이 없어지고 모든 장기의 활동이 중단됐지만 가족들의 요청으로 임종 예배를 마친 11시45분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고인이 있던 중환자실에는 이날 오전 가족을 비롯해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장기표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 10여명이 모여 임종 순간을 지켜봤다.
1929년 대구시 달성군(당시 경북 소재)에서 태어난 이씨는 아들 전태일 열사가 지난 1970년 청계천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여생을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에 바쳤다. 전 열사가 숨진 직후에는 아들의 요구 사항을 해결하라며 장례식 치르기를 거부, 노동청장으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허가 약속을 받았다. 이후 청계피복노동조합 결성을 주도하고 고문에 추대됐다.
노동교실 실장을 맡는 등 청계노조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군사독재시절 경찰과 정보기관에 쫓기는 수배자들을 숨겨 주는 등 재야 운동진영에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구속, 옥살이를 하거나 경찰의 수배를 받았다.
1986년에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았고, 1998년에는 의문사 진상 규명 및 명예회복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422일간 천막 농성을 벌였다. 이같은 사회운동 공로로 4월 혁명상과 만해대상 실천 부문상 등을 받았다. 1990년에는 자서전적 회상기 '어머니의 길'을 펴냈고, 2008년에는 작가 오도엽씨가 집필을 맡은 구술 일대기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가 출간됐다.
한편 고 이 여사의 장례는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4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7일 오전 대학로에서 영결식을 치르고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노제를 한 뒤 오후 5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하관식을 한다"고 밝혔다. 장례위원회에는 고인의 유족과 전태일 열사의 친구들, 고인이 초대회장을 맡았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가 참여하며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과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 배은심 유가협 회장이 상임장례위원장을 맡았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오종렬 진보연대 상임고문 등이 고문을 맡고 각 정당과 시민ㆍ사회단체 대표들도 공동 장례위원장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5일엔 촛불을 들고 청계천 전태일다리를 출발해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장소와 창신동 전태일재단 사무실, 고 이소선 여사가 살던 집 등을 거쳐 서울대병원 영안실로 오는 '어머니의 길 걷기' 행사가 오후 7시부터 열린다. 6일 오후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앞과 제주 강정마을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 추모의 밤 행사를 진행한다.
장례위원회는 "생전 어머니께서 1,2차 희망버스에 꼭 참가하고 싶어 하셨는데 건강 문제로 말렸고, 전태일재단에서 3차 희망버스에 참가하기로 한 날 쓰러지셨다"며 "그토록 타고 싶어했던 '희망버스'도 특별히 마련해 85호 크레인 앞에서 열리는 추모행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또 "어머니의 뜻에 동의하는 시민도 장례위원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 놓을 것"이라며 "7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중참여형 장례위원회'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흠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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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장 … 7일 모란공원에 안장
노동운동가 고 전태일 열사의 모친 이소선 여사가 3일 오전 11시45분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일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82세.
지병을 앓던 고인은 지난 7월 18일 자택에서 심장 이상으로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됐고 이후 서울대병원에서 한일병원으로 옮겨 입원 치료를 받아 왔다. 병원 측은 이날 오전 8시쯤 고인의 혈압이 없어지고 모든 장기의 활동이 중단됐지만 가족들의 요청으로 임종 예배를 마친 11시45분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고인이 있던 중환자실에는 이날 오전 가족을 비롯해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장기표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 10여명이 모여 임종 순간을 지켜봤다.
1929년 대구시 달성군(당시 경북 소재)에서 태어난 이씨는 아들 전태일 열사가 지난 1970년 청계천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여생을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에 바쳤다. 전 열사가 숨진 직후에는 아들의 요구 사항을 해결하라며 장례식 치르기를 거부, 노동청장으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허가 약속을 받았다. 이후 청계피복노동조합 결성을 주도하고 고문에 추대됐다.
노동교실 실장을 맡는 등 청계노조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군사독재시절 경찰과 정보기관에 쫓기는 수배자들을 숨겨 주는 등 재야 운동진영에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구속, 옥살이를 하거나 경찰의 수배를 받았다.
1986년에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았고, 1998년에는 의문사 진상 규명 및 명예회복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422일간 천막 농성을 벌였다. 이같은 사회운동 공로로 4월 혁명상과 만해대상 실천 부문상 등을 받았다. 1990년에는 자서전적 회상기 '어머니의 길'을 펴냈고, 2008년에는 작가 오도엽씨가 집필을 맡은 구술 일대기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가 출간됐다.
한편 고 이 여사의 장례는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4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7일 오전 대학로에서 영결식을 치르고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노제를 한 뒤 오후 5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하관식을 한다"고 밝혔다. 장례위원회에는 고인의 유족과 전태일 열사의 친구들, 고인이 초대회장을 맡았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가 참여하며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과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 배은심 유가협 회장이 상임장례위원장을 맡았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오종렬 진보연대 상임고문 등이 고문을 맡고 각 정당과 시민ㆍ사회단체 대표들도 공동 장례위원장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5일엔 촛불을 들고 청계천 전태일다리를 출발해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장소와 창신동 전태일재단 사무실, 고 이소선 여사가 살던 집 등을 거쳐 서울대병원 영안실로 오는 '어머니의 길 걷기' 행사가 오후 7시부터 열린다. 6일 오후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앞과 제주 강정마을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 추모의 밤 행사를 진행한다.
장례위원회는 "생전 어머니께서 1,2차 희망버스에 꼭 참가하고 싶어 하셨는데 건강 문제로 말렸고, 전태일재단에서 3차 희망버스에 참가하기로 한 날 쓰러지셨다"며 "그토록 타고 싶어했던 '희망버스'도 특별히 마련해 85호 크레인 앞에서 열리는 추모행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또 "어머니의 뜻에 동의하는 시민도 장례위원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 놓을 것"이라며 "7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중참여형 장례위원회'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흠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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