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의 재발견- ④ 기억으로 그린 범인 ‘몽타주’] CCTV에 밀려 의존도 낮아져

지역내일 2011-09-06 (수정 2011-09-06 오후 2:32:28)
5년새 20% 줄어 … 기억 정확할 땐 범인특정 일등공신

#지난 2009년 8월 26일. 광주 서구 쌍촌동 소재 노래방에서 손님으로 가장한 범인이 주인의 얼굴 등을 폭행한 뒤 현금 및 금반지 등 15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몽타주를 작성, 피의자를 공개수배하고 현장 주변을 중심으로 탐문수사에 나섰다.

며칠 뒤 몽타주와 비슷하게 생긴 손님이 자주 드나든다는 PC방 업주 2명의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피의자의 인터넷 접속기록을 확인하고 실시간 추적을 통해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범인을 붙잡았다. 몽타주가 아니었다면 신속한 범인검거는 어려웠을 상황이었다.

#지난 2010년 6월 26일 낮 12시 20분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놀던 초등학생 A(7)양이 집에서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범인 특정을 위해 몽타주를 작성하고 공개수배와 함께 주변 성폭력 전과자를 중심으로 탐문수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범인은 거주지로 찾아온 형사들이 구강 세포를 채취해 가자 심리적 압박감에 손목을 긋는 자해를 했고 연락을 받고 온 부모와 함께 15일 오전 제주도로 피신하다 결국 검거됐다. 경찰은 "구강세포 채취 당시 피의자의 모습은 몽타주와 전혀 달랐다"면서 "특유의 목을 빼고 상체가 구부정한 뒷모습만 비슷했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얘기한 인상착의와 다른데다 실제 키도 피해자가 진술한 170cm가 아니라 180cm를 넘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만일 몽타주만 가지고는 범인을 잡기어려웠다는 얘기다. 


초동수사의 기본수단인 몽타주 의존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몽타주는 범인을 신속하게 검거하기 위해 범죄 현장을 본 목격자가 진술하는대로 범인의 얼굴을 그린 그림. 때문에 피해자나 목격자의 정확하고 뚜렷한 기억만 있다면 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되레 수사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아동성폭력 사건 등 몇년새 사회적 파장을 모았던 강력사건들이 발생한 뒤 방범용 CC(폐쇄회로)TV가 늘어나면서 몽타주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6년 309건에 달했던 전국 경찰의 몽타주 작성 실적은 2010년 247건으로 5년새 20%인 62건이나 줄었다.

특히 지난 2007년 2008년 350여건에 달했던 몽타주 작성건수는 CCTV설치가 급증했던 2009년 이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2005년부터 몽타주 작성시스템이 장착된 이동식 노트북을 보급해 몽타주 활용도를 높여왔지만 최근 CCTV가 늘어나면서 몽타주 작성의뢰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몽타주가 초동수사의 기본수단이자 과학수사의 첫 출발인 만큼 앞으로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몽타주를 통해 범인을 검거한 실적은 현재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진술자의 기억만 뚜렷하다면 범인검거의 일등 공신인 것이 몽타주"라고 강조했다.

한편 몽타주는 예전엔 손으로 그렸지만 지난 1995년부터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며 실사에 근접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인의 얼굴을 분석하고 인물의 나이별 변화 평균치를 형상화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몽타주를 만들 때는 목격자에게 눈 코 입 등 부위별로 미리 입력된 자료 1만1000개를 보여주고 용의자와 생김새가 비슷한 것을 고르게 한다. 먼저 얼굴형을 고른다음 머리스타일 눈 코 입 귀의 순서로 만든다. 그 다음 안경 같은 장신구를 씌워 완성한다. 사람의 기억은 흑백영상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몽타주 역시 대부분 흑백으로 그린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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