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단 "우면산 산사태는 천재"…논란일 듯
"폭우+배수로 막힘이 주원인… 군 책임아니다"
서울시 "내년 5월까지 항구복구 완료 계획"
1. 우면산 산사태 원인 놓고 논란
= 조사단 "집중호우.배수로 막힘이 주원인, 천재"
= 시민단체.전문가 "난개발이 주원인 ... 천재 반복되면 인재"
조사단 발표내용
시민단체.전문가 반응
서울시 대책도 문제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에 대해 최종 결과가 발표됐지만 여전히 '천재냐, 인재냐'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가 집중호우와 배수로 막힘 등이 원인이었다는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 정형식 단장(전 한양대 교수)은 15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강한 폭우와 계속된 호우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데다 흘러내린 돌과 흙더미, 나무 등이 배수로를 막은 것이 우면산 산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는 지난 7월26일 오후 4시20분부터 다음날인 27일 오전 7시40분까지 서초 230㎜, 남현 266.5㎜의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다시 1시간 동안 서초 85.5㎜, 남현 112.5㎜의 비가 내림에 따라 지반이 붕괴됐다고 파악한 것이다.
"군부대 시설 양호, 산사태 원인 아니다"
조사단은 우면산 정상부 군부대 현장 조사에서도 경계부분의 석축과 철책이 다소 유실됐지만 군부대 도로, 헬기장, 배수시설 등 안팎의 시설이 양호해 전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우면산 산사태가 관련 기관의 예방책 미비나 대응 소홀 등으로 인한 '인재(人災)'라기보다 기록적인 폭우로 불가피하게 발생한 '천재(天災)'라는데 조사단이 무게를 둔 셈이다.
"군부대 개발이 주요 원인" =
하지만 이런 결론은 산사태 직후 인재라는 주장이 잇따른데다 서초구 피해주민 일부가 서초구와 서울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제기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폭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라며 "하지만 강수량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지만, 예측했다면 대책이 수립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염 처장은 또 "자연적인 상황에서 산사태는 있을 수 없으며, 우면산 정상의 군부대를 비롯한 사방댐.등산로 공사 등 난개발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특히 인명피해가 발생한 3곳중 2곳이 군부대 공사로 인한 산사태라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을때 천재라고 했는데 올해도 천재라고 발표하는 것은 문제"라며 "천재가 반복되는 것은 인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명과 재산 피해가 계속 발생하는 구조적 결함이 있는데도 천재라고 결론 짓는 것은 전형적인 후진국 형태의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대책도 논란거리 =
원인에 대한 논란은 대책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조사단은 우면산 전체 복구대책으로 군부대 방류구와 서울시에서 설치하는 사방시설과의 연결, 계곡부에 인접한 수목류는 가급적 벌채, 우면산 전체 산림 건전성 증진을 위한 수목 솎아베기 등을 복구대책으로 제시했다. 또 중력식 사방시설과 침사지 설치, 배수로 확보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염 사무처장은 "군부대 배수로 공사가 제대로 안돼 물이 넘친 것이 주요 원인인데 엉뚱하게 사방댐 공사 등을 하고 있다"며 "원인분석을 제대로 못하면서 예산낭비를 가져오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서울시내 산 전체에 대한 기본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와 주택지 인근 절개면, 옹벽 등에 대한 위험등급별 관리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사단은 산림 밑부분과 연결된 배수체계도 정밀 조사해 용량을 확대할 것도 제안했다.
서울시는 조사단이 제시한 복구대책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산사태 피해복구에 반영해 내년 우기가 시작되기 이전인 5월까지 항구적인 복구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말까지 시 전체 산에 대해 지반, 지질, 사방 등 관련 전문가 그룹을 투입해 산사태 위험요인에 대한 일제조사도 벌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형식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장 문답>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장을 맡은 정형식 전 한양대 교수는 15일 "(우면산 정상부) 군부대가 전체 산사태의 원인은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집중호우로 인한 복합적 요인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날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우면산을 관통하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터널공사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났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의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형식 단장과의 문답.
--군부대 조사를 어느 정도로 몇 차례 했나.
▲3차례 방문했고 헬기를 타고 2∼3회 관찰했다. 군과 합동으로 한 차례 회의했고 전화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은 10여 차례 된다. 조사 기간 내내 계속해서 해왔다.--발표가 40일 넘게 늦어진 이유는 뭔가.
▲처음에는 열흘 후에 한다고 한 걸로 기억한다. 그러다가 서울시의 사정도 있고 우리가 너무 급하게 하니까 (서울시가) 자료를 충분히 제공 못 하기도 했다. 서울시도 여러 가지 일정 때문에 늦춰졌다. 그래서 우리가 시간을 번 측면도 있다.
--높은 지하수위 원인의 하나로 꼽혔는데.
▲지하수위가 높다는 것은 지반이 계속 지하수면 밑에 있다는 것. 쉽게 말해 지반이 항상 젖어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비가 조금만 와도 지반 밑으로 스며들 여유 없이 그 위로 흐른다.
--개발이 사고의 원인은 아니라면서도 배수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우면산은 경사면이 저 밑에까지 내려가는 큰 산이었는데 개발이 된 것이다. 전체적인 마스터 플랜 없이 난개발 돼 배수 계획이 전체적으로 통합되지 않은 곳이 서울시에 많다. 빗물이 항상 넘치지 말아야 하느냐는 문제는 설계하는 사람의 문제다. (배수시설이) 하루 막히는 것을 위해 모든 시설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최고점기준으로 하느냐, 20∼30분 내에 해결된다면 그 정도는 일단 견디는 쪽으로 하느냐는 방법론이다. 일반적으로 (배수 시설이) 잘 안 됐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순환도로 터널 공사 중 발파가 산사태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산사태가 발파 때문에 났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브로드(광범위)한 얘기다. 우면산 충적토에 발파가 어느 영향을 미쳤느냐 하는 점은 계곡마다 다를 수 있다. 강수가 첫번째 요인이고 그 다음에 지형, 지반, 지질 등이 영향을 줬다. 그에 비하면 발파는 원인의 프라이어러티(우선순위)가 낮다고 봤다. 이 분야에서 몇십 년을 종사한 내 경험에 의하면 이 정도 거리(600여m)에서 정상적인 공사를 했다면 충적토에 거의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정밀조사 하자는 얘기도 안했다. 게다가 발파공사는 4월2일에 끝났다. 문제의 강우와 시간차가 있다.
<우면산 산사태="" 원인="" 조사="" 결과에="" 대한="" 논평="">
서울시 책임 떠넘기려는 짜맞추기 산사태 원인 조사
- 중간 보고 시 발표한 사고원인 뒤집고, 발표 시기도 주민투표 이후로 조정 -
하나마나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우면산 사태는 ‘집중 호우, 높아진 지하수위, 토석과 유목’에 의해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 7월 27일 큰 비가 오지 않았다고 하는 이 없고, ‘산’사태를 ‘눈’사태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없으므로, 이런 수준의 조사는 기대했던 바가 아니다.
정말 서울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우면산의 집중 강우를 왜 예측하지 못했는지, 산사태 예방 대책이 적정했는지, 사태에 즈음해 서울시와 지자체들의 적절히 대응했는지 등이다. 또 직접적인 산사태 원인이 된 수많은 공사들이 어떻게 승인되고, 방치되었는가 이다. 나아가 이들 문제점들에 맞춘 각각의 대책들이다.
하지만 서울시 조사단의 발표에서, 우면산이 산사태 취약지구로 지정되지 않았던 원인, 온갖 종류의 막개발이 난무하고 공군부대 토목공사 등이 관리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조사하지 않았다. 사방공사와 수해복구 공사가 도리어 산사태를 키운 배경, 위험지역에 주택단지가 들어선 문제 등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았다. 결국 조사결과 발표는 서울시, 지자체, 군부대 등의 책임을 모두 감추고, 터무니없는 토목 사업계획들 선포로 끝났다.
특히, 8월 1일 중간보고에서는 산사태의 원인을 공군부대 때문이라고 발표했었는데, 이번에는 연관 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부대 아래에서 지하수가 지표면으로 치솟으며 땅이 무너져 ...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국방부의 의견 등을 따르더라도, 군부대가 산사태의 주요 원인일 수밖에 없는데도 이를 외면했다. 예방과 관리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서울시가 공군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부담스러워 타협한 것이다.
또한 조사단장이 기자회견장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는 8. 24. 서울 주민투표 이전에 마무리 됐음에도 정치적 고려를 하느라 20일 넘게 케비넷 안에 처박혀 있었다. 사태가 잊혀지고, 논란이 잠잠할 때까지 기다리다 이제야 슬그머니 내놓은 것이다.
더구나 서울시가 대책이라고 내세운 수백억원 규모의 토목사업들은 대체로 그 결과가 의문스럽다. 흉측스런 온갖 토목시설들의 경연장이 될 우면산이 안타깝고, 그런 공사에 쓰일 시민들의 혈세가 아깝다. 또한이들 사업을 수주하는 곳이 우면산 산사태를 야기했던 여러 공사들(사방공사, 하천복원공사 등)을 진행한 산림조합중앙회 등이다. 산림청 예산을 끌어올 것을 염두에 두다보니, 산림청 관할 기관에 공사를 몰아주겠다는 배려인 모양이다.
그리고 서울시는 산사태 복구비로 116억원을 이미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서 사태의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과 알리바이는 훼손된 것이다. 기껏해야 원인을 둘러싼 논쟁만 가능하게 된 것이다. 결국 오늘 발표는 사태 원인조차 파악하지 않고서 대책을 쏟아 놓는, 옷 입을 사람은 정하지 않고 옷을 만드는 것과 같은 황당한 헤프닝이다.
서울시의 이번 조사와 결과 발표는 우리 사회의 치수 정책이 정치 공무원들에 의해 어디까지 오염되어 있으며, 그 결과로 사회가 져야할 불안, 불신, 예산 낭비 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의 책임을 덮어줄 편파적인 분들로 조사단을 구성하고, 조사 방식과 절차 등을 음모적으로 추진했을 뿐만아니라, 구부리고 짜맞춘 조사결과로 사회를 우롱한 것이다.
공무원들은 책임을 피하고, 토목업자들은 큰 돈벌이를 만나게 됐지만, 덕분에 피해 주민들은 배상을 청구하기 어려워 졌고, 시민들은 막대한 세금만 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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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폭우+배수로 막힘이 주원인… 군 책임아니다"
서울시 "내년 5월까지 항구복구 완료 계획"
1. 우면산 산사태 원인 놓고 논란
= 조사단 "집중호우.배수로 막힘이 주원인, 천재"
= 시민단체.전문가 "난개발이 주원인 ... 천재 반복되면 인재"
조사단 발표내용
시민단체.전문가 반응
서울시 대책도 문제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에 대해 최종 결과가 발표됐지만 여전히 '천재냐, 인재냐'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가 집중호우와 배수로 막힘 등이 원인이었다는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 정형식 단장(전 한양대 교수)은 15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강한 폭우와 계속된 호우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데다 흘러내린 돌과 흙더미, 나무 등이 배수로를 막은 것이 우면산 산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는 지난 7월26일 오후 4시20분부터 다음날인 27일 오전 7시40분까지 서초 230㎜, 남현 266.5㎜의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다시 1시간 동안 서초 85.5㎜, 남현 112.5㎜의 비가 내림에 따라 지반이 붕괴됐다고 파악한 것이다.
"군부대 시설 양호, 산사태 원인 아니다"
조사단은 우면산 정상부 군부대 현장 조사에서도 경계부분의 석축과 철책이 다소 유실됐지만 군부대 도로, 헬기장, 배수시설 등 안팎의 시설이 양호해 전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우면산 산사태가 관련 기관의 예방책 미비나 대응 소홀 등으로 인한 '인재(人災)'라기보다 기록적인 폭우로 불가피하게 발생한 '천재(天災)'라는데 조사단이 무게를 둔 셈이다.
"군부대 개발이 주요 원인" =
하지만 이런 결론은 산사태 직후 인재라는 주장이 잇따른데다 서초구 피해주민 일부가 서초구와 서울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제기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폭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라며 "하지만 강수량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도 문제지만, 예측했다면 대책이 수립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염 처장은 또 "자연적인 상황에서 산사태는 있을 수 없으며, 우면산 정상의 군부대를 비롯한 사방댐.등산로 공사 등 난개발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특히 인명피해가 발생한 3곳중 2곳이 군부대 공사로 인한 산사태라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을때 천재라고 했는데 올해도 천재라고 발표하는 것은 문제"라며 "천재가 반복되는 것은 인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명과 재산 피해가 계속 발생하는 구조적 결함이 있는데도 천재라고 결론 짓는 것은 전형적인 후진국 형태의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대책도 논란거리 =
원인에 대한 논란은 대책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조사단은 우면산 전체 복구대책으로 군부대 방류구와 서울시에서 설치하는 사방시설과의 연결, 계곡부에 인접한 수목류는 가급적 벌채, 우면산 전체 산림 건전성 증진을 위한 수목 솎아베기 등을 복구대책으로 제시했다. 또 중력식 사방시설과 침사지 설치, 배수로 확보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염 사무처장은 "군부대 배수로 공사가 제대로 안돼 물이 넘친 것이 주요 원인인데 엉뚱하게 사방댐 공사 등을 하고 있다"며 "원인분석을 제대로 못하면서 예산낭비를 가져오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서울시내 산 전체에 대한 기본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와 주택지 인근 절개면, 옹벽 등에 대한 위험등급별 관리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사단은 산림 밑부분과 연결된 배수체계도 정밀 조사해 용량을 확대할 것도 제안했다.
서울시는 조사단이 제시한 복구대책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산사태 피해복구에 반영해 내년 우기가 시작되기 이전인 5월까지 항구적인 복구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말까지 시 전체 산에 대해 지반, 지질, 사방 등 관련 전문가 그룹을 투입해 산사태 위험요인에 대한 일제조사도 벌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형식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장 문답>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장을 맡은 정형식 전 한양대 교수는 15일 "(우면산 정상부) 군부대가 전체 산사태의 원인은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집중호우로 인한 복합적 요인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날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우면산을 관통하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터널공사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났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의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형식 단장과의 문답.
--군부대 조사를 어느 정도로 몇 차례 했나.
▲3차례 방문했고 헬기를 타고 2∼3회 관찰했다. 군과 합동으로 한 차례 회의했고 전화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은 10여 차례 된다. 조사 기간 내내 계속해서 해왔다.--발표가 40일 넘게 늦어진 이유는 뭔가.
▲처음에는 열흘 후에 한다고 한 걸로 기억한다. 그러다가 서울시의 사정도 있고 우리가 너무 급하게 하니까 (서울시가) 자료를 충분히 제공 못 하기도 했다. 서울시도 여러 가지 일정 때문에 늦춰졌다. 그래서 우리가 시간을 번 측면도 있다.
--높은 지하수위 원인의 하나로 꼽혔는데.
▲지하수위가 높다는 것은 지반이 계속 지하수면 밑에 있다는 것. 쉽게 말해 지반이 항상 젖어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비가 조금만 와도 지반 밑으로 스며들 여유 없이 그 위로 흐른다.
--개발이 사고의 원인은 아니라면서도 배수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우면산은 경사면이 저 밑에까지 내려가는 큰 산이었는데 개발이 된 것이다. 전체적인 마스터 플랜 없이 난개발 돼 배수 계획이 전체적으로 통합되지 않은 곳이 서울시에 많다. 빗물이 항상 넘치지 말아야 하느냐는 문제는 설계하는 사람의 문제다. (배수시설이) 하루 막히는 것을 위해 모든 시설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최고점기준으로 하느냐, 20∼30분 내에 해결된다면 그 정도는 일단 견디는 쪽으로 하느냐는 방법론이다. 일반적으로 (배수 시설이) 잘 안 됐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순환도로 터널 공사 중 발파가 산사태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산사태가 발파 때문에 났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브로드(광범위)한 얘기다. 우면산 충적토에 발파가 어느 영향을 미쳤느냐 하는 점은 계곡마다 다를 수 있다. 강수가 첫번째 요인이고 그 다음에 지형, 지반, 지질 등이 영향을 줬다. 그에 비하면 발파는 원인의 프라이어러티(우선순위)가 낮다고 봤다. 이 분야에서 몇십 년을 종사한 내 경험에 의하면 이 정도 거리(600여m)에서 정상적인 공사를 했다면 충적토에 거의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정밀조사 하자는 얘기도 안했다. 게다가 발파공사는 4월2일에 끝났다. 문제의 강우와 시간차가 있다.
<우면산 산사태="" 원인="" 조사="" 결과에="" 대한="" 논평="">
서울시 책임 떠넘기려는 짜맞추기 산사태 원인 조사
- 중간 보고 시 발표한 사고원인 뒤집고, 발표 시기도 주민투표 이후로 조정 -
하나마나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우면산 사태는 ‘집중 호우, 높아진 지하수위, 토석과 유목’에 의해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 7월 27일 큰 비가 오지 않았다고 하는 이 없고, ‘산’사태를 ‘눈’사태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없으므로, 이런 수준의 조사는 기대했던 바가 아니다.
정말 서울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우면산의 집중 강우를 왜 예측하지 못했는지, 산사태 예방 대책이 적정했는지, 사태에 즈음해 서울시와 지자체들의 적절히 대응했는지 등이다. 또 직접적인 산사태 원인이 된 수많은 공사들이 어떻게 승인되고, 방치되었는가 이다. 나아가 이들 문제점들에 맞춘 각각의 대책들이다.
하지만 서울시 조사단의 발표에서, 우면산이 산사태 취약지구로 지정되지 않았던 원인, 온갖 종류의 막개발이 난무하고 공군부대 토목공사 등이 관리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조사하지 않았다. 사방공사와 수해복구 공사가 도리어 산사태를 키운 배경, 위험지역에 주택단지가 들어선 문제 등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았다. 결국 조사결과 발표는 서울시, 지자체, 군부대 등의 책임을 모두 감추고, 터무니없는 토목 사업계획들 선포로 끝났다.
특히, 8월 1일 중간보고에서는 산사태의 원인을 공군부대 때문이라고 발표했었는데, 이번에는 연관 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부대 아래에서 지하수가 지표면으로 치솟으며 땅이 무너져 ...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국방부의 의견 등을 따르더라도, 군부대가 산사태의 주요 원인일 수밖에 없는데도 이를 외면했다. 예방과 관리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서울시가 공군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부담스러워 타협한 것이다.
또한 조사단장이 기자회견장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는 8. 24. 서울 주민투표 이전에 마무리 됐음에도 정치적 고려를 하느라 20일 넘게 케비넷 안에 처박혀 있었다. 사태가 잊혀지고, 논란이 잠잠할 때까지 기다리다 이제야 슬그머니 내놓은 것이다.
더구나 서울시가 대책이라고 내세운 수백억원 규모의 토목사업들은 대체로 그 결과가 의문스럽다. 흉측스런 온갖 토목시설들의 경연장이 될 우면산이 안타깝고, 그런 공사에 쓰일 시민들의 혈세가 아깝다. 또한이들 사업을 수주하는 곳이 우면산 산사태를 야기했던 여러 공사들(사방공사, 하천복원공사 등)을 진행한 산림조합중앙회 등이다. 산림청 예산을 끌어올 것을 염두에 두다보니, 산림청 관할 기관에 공사를 몰아주겠다는 배려인 모양이다.
그리고 서울시는 산사태 복구비로 116억원을 이미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서 사태의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과 알리바이는 훼손된 것이다. 기껏해야 원인을 둘러싼 논쟁만 가능하게 된 것이다. 결국 오늘 발표는 사태 원인조차 파악하지 않고서 대책을 쏟아 놓는, 옷 입을 사람은 정하지 않고 옷을 만드는 것과 같은 황당한 헤프닝이다.
서울시의 이번 조사와 결과 발표는 우리 사회의 치수 정책이 정치 공무원들에 의해 어디까지 오염되어 있으며, 그 결과로 사회가 져야할 불안, 불신, 예산 낭비 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의 책임을 덮어줄 편파적인 분들로 조사단을 구성하고, 조사 방식과 절차 등을 음모적으로 추진했을 뿐만아니라, 구부리고 짜맞춘 조사결과로 사회를 우롱한 것이다.
공무원들은 책임을 피하고, 토목업자들은 큰 돈벌이를 만나게 됐지만, 덕분에 피해 주민들은 배상을 청구하기 어려워 졌고, 시민들은 막대한 세금만 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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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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