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20일 개막하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가 새로 탄생한다. 이스라엘 점령 하에 있는 팔레스타인 당국(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이 20일 개막하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을 신청하겠다고 지난주 공식으로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점령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독립국가로서 이스라엘과 대등한 자격으로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책을 협상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압바스는 유엔 가입 이전에 팔레스타인의 지위에 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반대에 맞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 압바스 정권과 미국 이스라엘 간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압바스의 결정을 열렬히 지지한다. 임시 수도 라말라의 원로 100여 명은 지난 금요일 이곳 유엔 사무소를 찾아가 유엔 가입은 팔레스타인 인민의 정당한 권리라며 반기문 사무총장의 협조를 호소하는 편지를 전달했다.
가입 신청에 관한 최종 결정은 유엔 안보이사회가 내린다.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가입이 안 된다. 그런데 미국은 이미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팔레스타인의 회원국 가입은 실현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유엔 총회가 가입을 승인하면 팔레스타인은 정식 회원국은 아니라도 '옵저버 국가'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
바티칸이 옵저버 국가이다. 국제보건기구(WHO) 국제무역기구(WTO) 유네스코 등 유엔 기구에 가입할 수 있다. 국제형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가혹행위를 반인권범죄로 고발할 수 있게 된다. 팔레스타인 '당국' 자격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스라엘 정부와 대결하는 데 아주 유익한 법적 무기가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을 반대하는 주요한 이유의 하나다.
압바스 '팔레스타인 유엔가입 신청하겠다'
유엔총회에서 옵저버 국가로 승인 받는다는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국가 승인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압바스 정부가 더 이상 '팔레스타인 당국'이 아니라 주권국가 팔레스타인으로 지위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팔레스타인 국가의 탄생이다.
안보리와 달리 총회에서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승인을 막을 방법이 없다. 압바스는 유엔이 인정한 국가 승인을 앞으로 이스라엘과 협상하는 데 팔레스타인에 유리한 외교카드로 이용할 생각이다. 팔레스타인의 가입 신청은 유엔 총회에서 120에서 150개국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당국이 이스라엘과 협상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지위에 관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는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유엔 가입을 시도한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이는 지금까지 협상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팔레스타인 관할지역에 불법으로 유태인 정착촌을 확장해온 당사자가 이스라엘이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일방적인 주장이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협상태도에 환멸을 느낀 팔레스타인 당국이 생존을 위해 머리를 짜낸 것이 유엔 가입 카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협상에 열의를 보일 때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태인의 불법 정착촌 건설을 허용해서 협상을 결렬시켰다. 불법 정착촌 유태인 인구가 50만 명에 이른다. 팔레스타인의 국가 운영을 방해할 수 있는 엄청난 걸림돌이다. 팔레스타인이 국가로 인정되면 유태인 정착촌 건설은 외국 영토 침입행위가 되기 때문에 불가능해진다.
국제형사재판에 이스라엘 기소 가능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을 저지하기 위해 압바스 정권에 제공해온 재정 지원 중단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구상할 수 있다. 유럽연합과 중동문제 4자그룹(미국 영국 러시아 유엔)이 팔레스타인과 미국 이스라엘이 정면 대결을 피하면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다급해진 나탄야후 총리는 18일 갑자기 유엔 총회에 참석해서 직접 이스라엘의 입장을 설득하겠다고 자청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들이 유엔 가입을 통한 팔레스타인의 국가 탄생을 막기에는 때가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이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탄생을 기정사실로 인정해야 한다. 같은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같은 팔레스타인 땅에서 생을 영위하고 있는 아랍인과 유태인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게 이들에게 주어진 미래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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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막하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가 새로 탄생한다. 이스라엘 점령 하에 있는 팔레스타인 당국(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이 20일 개막하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을 신청하겠다고 지난주 공식으로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점령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독립국가로서 이스라엘과 대등한 자격으로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책을 협상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압바스는 유엔 가입 이전에 팔레스타인의 지위에 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반대에 맞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 압바스 정권과 미국 이스라엘 간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압바스의 결정을 열렬히 지지한다. 임시 수도 라말라의 원로 100여 명은 지난 금요일 이곳 유엔 사무소를 찾아가 유엔 가입은 팔레스타인 인민의 정당한 권리라며 반기문 사무총장의 협조를 호소하는 편지를 전달했다.
가입 신청에 관한 최종 결정은 유엔 안보이사회가 내린다.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가입이 안 된다. 그런데 미국은 이미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팔레스타인의 회원국 가입은 실현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유엔 총회가 가입을 승인하면 팔레스타인은 정식 회원국은 아니라도 '옵저버 국가'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
바티칸이 옵저버 국가이다. 국제보건기구(WHO) 국제무역기구(WTO) 유네스코 등 유엔 기구에 가입할 수 있다. 국제형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가혹행위를 반인권범죄로 고발할 수 있게 된다. 팔레스타인 '당국' 자격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스라엘 정부와 대결하는 데 아주 유익한 법적 무기가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을 반대하는 주요한 이유의 하나다.
압바스 '팔레스타인 유엔가입 신청하겠다'
유엔총회에서 옵저버 국가로 승인 받는다는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국가 승인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압바스 정부가 더 이상 '팔레스타인 당국'이 아니라 주권국가 팔레스타인으로 지위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팔레스타인 국가의 탄생이다.
안보리와 달리 총회에서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승인을 막을 방법이 없다. 압바스는 유엔이 인정한 국가 승인을 앞으로 이스라엘과 협상하는 데 팔레스타인에 유리한 외교카드로 이용할 생각이다. 팔레스타인의 가입 신청은 유엔 총회에서 120에서 150개국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당국이 이스라엘과 협상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지위에 관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는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유엔 가입을 시도한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이는 지금까지 협상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시간을 끌면서 팔레스타인 관할지역에 불법으로 유태인 정착촌을 확장해온 당사자가 이스라엘이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일방적인 주장이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협상태도에 환멸을 느낀 팔레스타인 당국이 생존을 위해 머리를 짜낸 것이 유엔 가입 카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협상에 열의를 보일 때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태인의 불법 정착촌 건설을 허용해서 협상을 결렬시켰다. 불법 정착촌 유태인 인구가 50만 명에 이른다. 팔레스타인의 국가 운영을 방해할 수 있는 엄청난 걸림돌이다. 팔레스타인이 국가로 인정되면 유태인 정착촌 건설은 외국 영토 침입행위가 되기 때문에 불가능해진다.
국제형사재판에 이스라엘 기소 가능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을 저지하기 위해 압바스 정권에 제공해온 재정 지원 중단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구상할 수 있다. 유럽연합과 중동문제 4자그룹(미국 영국 러시아 유엔)이 팔레스타인과 미국 이스라엘이 정면 대결을 피하면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다급해진 나탄야후 총리는 18일 갑자기 유엔 총회에 참석해서 직접 이스라엘의 입장을 설득하겠다고 자청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들이 유엔 가입을 통한 팔레스타인의 국가 탄생을 막기에는 때가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이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탄생을 기정사실로 인정해야 한다. 같은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같은 팔레스타인 땅에서 생을 영위하고 있는 아랍인과 유태인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게 이들에게 주어진 미래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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