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감사보고서 분석 … 상장 저축은행 충당금, 자기자본의 70% 넘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주요 대형 저축은행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 들어서만 16개 저축은행이 퇴출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살아남았지만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험난한 길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는 상장 저축은행이 최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상장 저축은행들이 제출한 2010회계연도(2010년7월~2011년6월)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솔로몬, 한국, 진흥, 푸른, 신민 등 5개 저축은행이 캠코에 매각한 PF채권 잔액은 1조4106억원으로 4213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저축은행들의 자기자본 총액인 5417억원의 77%를 넘는 액수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이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캠코 매각 PF채권 잔액은 6994억원, 손실예상액은 3322억원, 충당부채 잔액은 1008억원이었다. 6994억원에 달하는 캠코 매각 PF채권 중 예상되는 손실액이 3322억원으로 추산돼 1008억원의 충당금을 쌓아놓았다는 의미다. 앞으로 더 쌓아야 할 충당금이 2314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구조조정 끝났지만 PF 부담은 그대로 = 한국저축은행은 캠코에 3198억원 규모의 PF채권을 매각하고 585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총손실예상액은 1465억원. 앞으로 880억원을 충당금으로 더 쌓아야 한다.
2647억원의 PF채권을 매각한 진흥저축은행, 1132억원의 PF채권을 매각한 푸른저축은행이 추가로 부담해야할 충당금은 각각 725억원과 256억원 수준이다. 그래도 두 저축은행은 아직 자본력이 괜찮은 편이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다른 대형저축은행들도 만만치 않은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6월말까지 현대스위스는 2207억원, 현대스위스2는 1198억원, HK 1975억원, 미래 617억원 규모의 PF채권을 캠코에 팔았다. 올 6월 매각분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저축은행들 역시 사후정산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부동산 경기 악화되면 추가 부실 불가피 = 캠코가 저축은행들로부터 PF채권을 사 준 것은 시간을 벌어주자는 의도에서였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PF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저축은행들이 일시에 쌓아야 하는 충당금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3년 뒤에 같은 값에 되사는 조건으로 매입해 준 것. 캠코가 지난 2008년말부터 올 6월말까지 네차례에 걸쳐 사들인 PF채권 규모는 7조원이 넘는다.
사후 정산 때까지 저축은행이 수익을 내거나 자본을 확충해 충분히 충당금을 쌓는다면 훌륭한 연착륙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저축은행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기는커녕 글로벌 경제위기 등으로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기존 PF대출 추가 부실에 따른 부담까지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때 17조원에 달했던 저축은행 PF대출 규모가 4조원대까지 줄었다고는 하지만 위험이 큰 브릿지론이 대부분이어서 경기가 악화되면 가장 먼저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제일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6월 캠코가 2274억원 규모의 PF채권을 사줬지만 PF 부실로 인해 석달도 안돼 영업정지를 당했다.
그렇다고 시중은행과 대부업체 사이에서 서민대출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저축은행의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캠코 매각 PF채권의 사후정산 기간을 당초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캠코가 사준 PF대출 만기가 연장되면 저축은행이 매분기마다 쌓아야할 충당금 규모가 줄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저축은행 부실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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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은 저축은행, PF부실 뇌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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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주요 대형 저축은행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 들어서만 16개 저축은행이 퇴출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살아남았지만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험난한 길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는 상장 저축은행이 최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상장 저축은행들이 제출한 2010회계연도(2010년7월~2011년6월)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솔로몬, 한국, 진흥, 푸른, 신민 등 5개 저축은행이 캠코에 매각한 PF채권 잔액은 1조4106억원으로 4213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저축은행들의 자기자본 총액인 5417억원의 77%를 넘는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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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끝났지만 PF 부담은 그대로 = 한국저축은행은 캠코에 3198억원 규모의 PF채권을 매각하고 585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총손실예상액은 1465억원. 앞으로 880억원을 충당금으로 더 쌓아야 한다.
2647억원의 PF채권을 매각한 진흥저축은행, 1132억원의 PF채권을 매각한 푸른저축은행이 추가로 부담해야할 충당금은 각각 725억원과 256억원 수준이다. 그래도 두 저축은행은 아직 자본력이 괜찮은 편이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다른 대형저축은행들도 만만치 않은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6월말까지 현대스위스는 2207억원, 현대스위스2는 1198억원, HK 1975억원, 미래 617억원 규모의 PF채권을 캠코에 팔았다. 올 6월 매각분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저축은행들 역시 사후정산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부동산 경기 악화되면 추가 부실 불가피 = 캠코가 저축은행들로부터 PF채권을 사 준 것은 시간을 벌어주자는 의도에서였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PF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저축은행들이 일시에 쌓아야 하는 충당금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3년 뒤에 같은 값에 되사는 조건으로 매입해 준 것. 캠코가 지난 2008년말부터 올 6월말까지 네차례에 걸쳐 사들인 PF채권 규모는 7조원이 넘는다.
사후 정산 때까지 저축은행이 수익을 내거나 자본을 확충해 충분히 충당금을 쌓는다면 훌륭한 연착륙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저축은행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기는커녕 글로벌 경제위기 등으로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기존 PF대출 추가 부실에 따른 부담까지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때 17조원에 달했던 저축은행 PF대출 규모가 4조원대까지 줄었다고는 하지만 위험이 큰 브릿지론이 대부분이어서 경기가 악화되면 가장 먼저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제일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6월 캠코가 2274억원 규모의 PF채권을 사줬지만 PF 부실로 인해 석달도 안돼 영업정지를 당했다.
그렇다고 시중은행과 대부업체 사이에서 서민대출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저축은행의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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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캠코가 사준 PF대출 만기가 연장되면 저축은행이 매분기마다 쌓아야할 충당금 규모가 줄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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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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