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문화가족서비스 “문제는 사각지대”

지역내일 2011-09-22
강기정 백석대 교수

요즘 농촌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거나 젊은 여성이 사는 집은 다문화가정이라고 한다. 전체 결혼 중 13%, 농촌에서는 40~50%나 될 정도로 보편화됐다. 다문화가족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주요한 한 축이 됐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책과 사회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정부에서는 외국에서 시집온 아내들이 고국에 있는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화상만남을 주선하는가 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문화가족이 친정이자 처가, 외가를 방문하도록 지원한다.

민간기업과 단체에서는 다문화아동과 여성을 위한 자원봉사과정을 마련하고 동네마다 외국인 아내가 한국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아이들이 두 나라 문화 속에서 조화롭게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민·관 공동과정을 운영한다.

'서비스 중복'이나 '복지쇼핑' 논란까지 일지만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업이 매년 확대되고 있으며 언론을 통해 그 내용이 눈에 띄게 부각되고 있다. 그런 만큼 사업 중복에 대한 지적이 많다. 일각에서는 '서비스 중복'이나 '복지쇼핑' 논란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어느 정도 중복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각 기관에서 독자적인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기보다는 한글교육이나 문화탐방 친정방문 등 이미 진행 중인 서비스를 별도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때문에 다문화가족 관련 정책·서비스 창구를 일원화해 중앙 정부와 지자체 민간 등에서 투자하는 다문화가족 예산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그러나 예산의 효율성을 따지는 가운데 정작 다문화가족에게 중요한 현안들이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물론 하나의 정책 대상을 놓고 여러 기관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반면 다양한 수요의 충족과 선택 가능성, 경쟁을 통한 서비스의 질 향상 등 수요자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더구나 실제 정책 수요자인 결혼이민자들에게 관심을 두고 살펴본다면 외형상의 사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의 사각지대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정책욕구도 여전히 높다는 점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지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방문교육을 받고 있는 ㅎ씨만 해도 결혼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전화통화만 해도 가족들은 누구냐며 다그치고 바깥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시집 온 ㄱ씨는 7년만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홍보지를 '우연히' 보고 서비스를 받게 된 경우다. 그 전까지는 자신에게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정보조차 접하지 못했다.

다문화가족의 역량을 강화시키기는커녕 저하시킬 우려가 있는 일부 기관들의 시혜성·일회성 사업은 당연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 투자하는 예산이나 노력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인력 전문화와 프로그램 내실화 필요성

하지만 정책이나 사업을 어느 한 기관으로 몰아서 통합시킨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도 하나의 정책대상으로 특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혼이민여성의 경우에도 한 사람이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 여성이자 가족 구성원이면서 외국인이고 학부모이며 실업자(또는 경력단절여성) 또는 근로자이기도 하다.

지금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은 지금까지 발전시켜온 여러 영역 간 연계를 강화하고 사업을 체계화하는 것이다. 다문화가족 관련 사업의 체계화를 위한 총괄·조정 기능의 강화, 서비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관련 사업의 확충, 그리고 인력의 전문화와 프로그램의 내실화 등이 보다 필요하다. 정부나 언론에서도 이런 부분에 관심을 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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