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세계경제> ①공포 시작됐다

지역내일 2011-09-23 (수정 2011-09-26 오후 4:00:27)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김용래 기자 = 세계경제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떠올리게 하는 위험국면에 들어섰다.
유럽 재정위기는 갈수록 악화되면서 프랑스와 독일까지 위협하고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는 주요 국가와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앞다퉈 강등하고 급기야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는 주요 큰 손들의 ''뱅크런'' 사태도 나왔다.
2008년 ''리먼 사태''처럼 선진국에서 시작한 위기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실물경제도 위축시키면서 신흥국까지 위험에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지표는경기 수축기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나 경기침체는 전세계적 현상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후유증으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어 마땅한 해결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은 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머리를 맞댔지만 허울 좋은 공동선언문만 발표했을 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휘청이는 선진국‥세계경제 초비상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는 않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1일 경기부양책으로 내놓은 4천억달러 규모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에 대해 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연준이 기업의 투자활성화와 부동산 시장 부양을 꾀하고자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단기 국채를 매각해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부각된 것이다.오히려 시장이 주목한 것은 연준의 경기진단이었다.연준은 최근 경기상황에 대해 "경제성장 속도는 여전히 느리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계지출도 매우 느린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또 "전세계 금융시장 불안 등 경제 전망에 상당한 하방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밖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최근 4천4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제안했지만 공화당은 부유층에 대한 세금인상 내용을 포함한 이 제안에 완강히 반대하고있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권이 내년 중대 선거를 앞두고 정쟁에만 몰두하면서 경기침체를 막아내는 노력을 뒷전으로 미루면서 상황은 더 나빠지는 모습이다.
유럽의 정책당국자들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가능성을 포함해 유로존 내부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정면 대응을 회피해오다 문제를 더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세계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중국의 제조업 경기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49.4로 3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돌아경기 수축기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신용등급 강등 도미노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무디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3개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메디오방카, 인테사 상파올로 등 이탈리아 7개은행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 파리바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경고를 받은 뒤 큰 손들이 자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상황을 맞았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동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빌리려 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세계경제 전망 급전직하‥"새로운 위험국면"세계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는 새로운 위험국면에 진입해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IMF는 20일(현지시각)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전세계 경제 상황이 몇달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취약한 상태로, 내년에도 성장폭은 아주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IMF는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보고서에서 발표한4.3%에서 4.0%로 내렸고 내년 전망치도 4.5%에서 4.0%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IMF는 지난 2008~2009년 경기침체기 이후 지난해 다소 회복세를 보였던 전세계 경제가 다시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은 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문제에 기인한다고 지목했다.
최근 유로존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침체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킴으로써 신흥경제국가들을 비롯한 여타 국가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IMF는 "하방리스크 시나리오에 따르면 유로지역과 미국은 다시 경기후퇴(recession)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 경제에 대해 "부진한 성장세와 고용 불안으로 회복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소비자신뢰 붕괴, 기업심리 악화, 주택경기 침체,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앞으로 몇년간 성장률이 예년 평균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IMF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1.5%로 무려 1%포인트나 하향조정했다.
G20 재무장관들도 22일 "세계경제는 국가부도 위험과 취약한 금융시스템, 시장불안, 저조한 성장세, 고실업 등 높아진 하방위험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점증하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이 협력해야한다며 은행들은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하고, 각 정부는 부채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신뢰할만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선진 경제국들의 위기 때문에 신흥국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흥국이 선진국에서 닥칠 여파를 걱정하고 있으며 글로벌 수요의 감소에 따라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큰 손'' 中 움직임에 촉각…G20 공조론도 재부상외환보유액 세계 1위인 중국의 움직임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유럽을 뒤흔드는 재정위기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는 유럽 대형 은행들은 중국 등아시아와 중동 등지로 눈을 돌려 달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 등으로 기존에 보유한 남유럽 채권이 휴짓조각이 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정부 재정까지 바닥나면서 국가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유럽계 자본은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자금을 회수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세계에서 달러를 가장 많이 축적해놓은 중국에 손을 벌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까지는 유럽에 대한 자금 수혈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속으로는 가지고 있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이해득실을 따지기 분주하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14일 세계경제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유럽에 중국의 완전한 시장경제지위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며 재정위기 지원에 사실상 조건을달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동안 유럽 여러 나라에서 재정위기가 촉발됐고 그때마다 대규모 경협과 직접투자 등으로 지원에 나섰지만 정작 유럽 국가들로부터 완전한시장경제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출한 것.
이런 가운데 중국은 브릭스와 보조를 맞추며 어떤 시점에 어떤 규모로 지원에 나설지를 두고 복잡한 셈을 하고 있다.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 국가 재무장관들은 22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 합동 연차총회에서 금융안정을 위해 필요할 경우 IMF 또는 다른 국제금융기구를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가 세계경제에 암운을 드리우면서 달러 `큰 손''인 중국 외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협의체로 급부상한 G20(주요 20개국)의 역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지난번 위기극복 과정처럼 성공적인 국제공조를 통한 효과적인 협력체계 구축이 이뤄질 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G20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회의를 갖고 G20 국가들이 글로벌 재정위기에 맞서 은행시스템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국제공조를 통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자는 데 합의했다.
G20은 각국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유로존(유로화 사용지역) 국가들은 10월 파리 장관회의 전까지 유럽금융안정기금(EFSF)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조치들을 취해가기로 뾰족한 수는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앞으로 G20이 어떤 발전된 안을 내놓을 지 더욱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의 합의 내용에 대해 "대체로 원론적인 차원의 이야기지만 언제까지 무엇을 하자는 점이 서술됐고, G20차원의 공조 의지가 담겼다"며"세계 경제의 85%를 차지하는 G20에서 단호하고 신속한 행동을 하자고 밝힌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justdust@yna.co.kryongl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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