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1차 부도, 동아건설 채권단의 자금지원중단으로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금융시장에서 장기적인 불안감보다는 불안 해결을 더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증권 윤항진 연구원은 ‘동아건설 및 현대건설 사태…’라는 보고서에서 "부실기업 정리는 채권시장에 신규공급물량이 증가해 수급여건이 악화될 수 있으나 금리상승 저지세로 무위험 채권 선호도 강화가 채권수익률 상승세를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적자금 불가피=윤 연구원은 동아건설과 현대건설의 퇴출 가능성을 제기하며, 만약 현대건설 등이 퇴출한다면 추가 공적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동아건설의 경우는 채권단의 자금지원 중단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나 결국에는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현대건설의 경우에도 자구노력 이행계획이나 계열사의 자금지원 등으로 최종결론이 나기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퇴출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연구원은 “만약 부채규모가 3조7000억원인 동아건설과 5조4000억원(6월말 기준)인 현대건설이 퇴출된다면 금융권은 자금운용여력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며 금융권의 추가손실로 직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기업의 부실은 곧 금융기관의 손실로 이어져 공적자금 규모의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당초 50조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던 2차 공적자금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불신 확인돼 장기적으로 긍정적=한화증권 임일성 연구원은 “허약한 우리 경제 상황에서 현대건설마저 무너진다면 기업과 금융시스템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LG투자증권 이준재 연구원은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동아건설 등 퇴출기업 중 1개 기업에 대한 퇴출을 결정하였다는 것은 구조조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다소 충족시킨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는 31일 주식시장에서 증명한 셈이다. 동아건설 자금지원 중단, 현대건설 1차 부도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오히려 상승했다.
LG투자증권 이준재 연구원은 기업구조조정과 관련 “단기적으로는 일부 주요 채권금융기관의 주가가 약세를 면하기 어렵겠지만, 중기적으로 시장의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하고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를 부추길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대우증권 구용욱 연구원도 “계속된 현대건설 유동성 문제는 오히려 시장에서 불안감을 조장해왔다”며 “동아건설의 경우 시장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나서 일시적으로는 충격이 있겠으나 오히려 불안 요소를 줄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현대건설 문제로 시장 신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자구 노력한다면 시장은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LG투자증권의 윤항진 연구원은 채권시장에 신규공급물량이 증가해 수급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금리상승 저지세로 무위험 채권 선호도 강화가 채권수익률 상승세를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국채와 우량회사채, 우량회사채와 비우량 회사채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현재보다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생존기업 노력에 따라 시장 반응 달라질 것=그러나 이준재 연구원은 동아건설 등이 퇴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구조조정의 과정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약 287개에 이르는 부실기업에 대한 최종 부실판정 기업의 수가 제한적이고, 퇴출대상기업이 중소기업에 한정될 것으로 보여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크게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현대투자신탁증권 현대건설 쌍용양회 등의 정상화 노력과 국내 경기의 위축 속도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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