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브라질펀드 투자했다 977억 손실

지역내일 2011-10-05
현지법인 당기순손실 1400여억원 … 유원일 "기본소양 못갖추고 운용"
배영식 "민유성 전 회장, 현직 때 투자한 사모펀드 티스톤에 취업" 지적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브라질 펀드에 투자했다 1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퇴직 직후 현직에 있을 때 상당 규모의 자금을 투자키로 협약을 맺은 사모투자펀드(PEF)에 취업을 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 질의와 자료를 통해 여야 의원들이 지적한 내용이다.

◆'KDB브라질', 현지펀드에 부실투자 =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산은에서 제출받아 이날 공개한 'KDB브라질 펀드 투자 및 손익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산은 해외 현지법인인 'KDB브라질'은 지난 2008년과 2009년 현지 펀드 2개에 투자했다가 977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KDB브라질은 지난 2008년 10월 농산물이나 전기, 전자, 정유에 투자하는 '아그로(Agro)펀드'에 6484만3000달러를 투자했으나 4278만7000달러(우리 돈 470억원)의 손해를 봤다.

2009년 12월에는 옥수수나 사탕수수 바이오에탄올에 투자하는 '마드리(Madri)펀드'에 1억3286만7000달러를 투자해 4610만2000달러(우리돈 507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부터 브라질 펀드 7개에 투자해온 KDB브라질은 지난해 1억2618만8000달러, 우리 돈으로 1437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산업은행은 이에 지난해 1월 13일부터 25일 'KDB브라질'에 대해 자체감사를 벌여, 24명(본국 6명, 현지 18명) 직원 중 펀드운용 팀장을 포함한 2명을 면직하고 4명에게 주의촉구를 하는 등 모두 22명에게 중징계를 내렸고, 본사의 담당 임원이 물러났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 부실투자 책임자에게 손실액에 대한 구상권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거액의 투자금 운용을 책임졌던 담당자는 현지어가 서툴러 통역에 의존했다는 게 산은측 설명이다. 유 의원은 "이번 투자손실 사례를 보면 산업은행 임직원들이 투기의 위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트레이더로서의 기본소양과 판단능력을 갖추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며 무능을 질타했다.

◆"민유성, 공직자윤리법 위반" 지적 =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민유성 전 은행장이 행장 재직 시절 사모펀드인 티스톤에 투자토록 한 뒤 임기가 끝나자 티스톤 회장직으로 옮긴 점을 문제 삼았다.

배 의원은 "민 전 회장은 산업은행장 시절 현재 재직중인 티스톤파트너스라는 PEF와 공동으로 운용하는 '기업재무개선메자닌 PEF'에 1475억원의 출자를 약정했고, 현재 산은은 428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민 전 행장은 지난 3월 퇴임 후 티스톤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티스톤은 얼마전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추진하다 중도 철회했다.

배 의원은 산은의 투자결정도 편법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펀드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투자실무위원회를 반드시 거쳐야 하지만 회의 일정이 규칙인 7일 전이 아니라 이틀 전에 느닷없이 통보됐고, 회의도 티스톤 직원 4명이 참석해 형식적 절차에 그쳤다는 것이다.

배 의원은 "퇴직 후 갈 회사에 미리 돈을 빼서 투자해놓은 것으로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산은금융지주회장직은 공직자윤리법 신고대상인 데도 회장직을 겸직한 민 전 회장이 신고하지 않았다"면서 행정안전부에 신고할 의향이 있는지를 강만수 현 회장 겸 은행장에게 물었다. 강 회장은 "이해관계에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은 총 펀드규모 3150억원 중 1470억원을 약정한 무한책임사원으로 펀드 운영도 주로 산은이 하고 있다"면서 "티스톤펀드는 펀드 모집에 참여한 유한책임사원 중 한 곳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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