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설 돌던 벨기에 덱시아 은행 구제키로 … 프랑스 대형은행 국유화 가능성도
유럽 위기의 불똥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행으로 튀고 있다. 그리스 등 소위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의 국채를 어느 은행들이 가지고 있느냐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유럽 위기가 은행시스템의 위기로 전이되고 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특히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 상태라는 점에서 실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선진국 은행들이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느냐에 시장의 시선이 옮겨가면서 선진국은행들은 구조조정의 기로에 섰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당시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유수의 은행들이 줄줄이 국유화되거나 구조조정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선진국 은행들이 또한번 구조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덱시아 은행 구제, 구조조정 신호탄? = 벨기에 소재 덱시아 은행을 프랑스와 벨기에가 정부재정으로 구제하기로 한 것은 선진국 은행들의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덱시아 은행은 상대적으로 소규모 은행이긴 하지만 파산설이 퍼지자마자 프랑스 벨기에 정부가 즉각 구제에 나선 것은 은행시스템 건전화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와 벨기에가 긴급 재무장관 회담을 갖고 '배드뱅크'를 설치해 덱시아를 구제키로 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 재무장관은 이날 회동 후 공동 성명에서 "예금주와 채권자를 보호하고 덱시아의 파산을 막기 위해 양국 정부가 자금 조달을 보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덱시아 은행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그리스에 대한 투자나 대출 규모가 48억유로로 유럽 은행 중 가장 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덱시아는 지난 8월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손실 처리함으로써 2분기에 40억3000만유로라는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또 파산설까지 돌면서 4일 벨기에 증시에서 장중 38% 하락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벨기에 당국은 배드뱅크 설치를 공식 승인했고, 그 규모가 최대 2000억유로가 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럽 위기의 종착역은 그리스의 디폴트가 아니라 이를 받아줄 은행 시스템 건전성의 확보가 될 것"이라면서 "덱시아은행은 큰 곳이 아니고 더 중요한 은행들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시장의 방향을 돌리기는 힘들지만 유럽 당국이 은행권 자본확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행도 성역 아니다 = 3년전 리먼발 금융위기 때 한차례 구조조정을 겪었던 미국은행도 성역이 아니다. 미국 금융기관의 남유럽 국가 대출 등 노출도가 1751억 달러에 달하는 등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미국 금융기관의 신용디폴트스왑(CDS)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CDS 수준은 이미 지난 리먼 사태 직후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CDS도 최근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가 역시 급락세다. 지난 3일 기준으로 3개월동안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주가는 각각 33%와 45%의 급락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모건스탠리의 CDS와 주가가 가장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모건스탠리의 프랑스 은행에 대한 노출도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재무제표에 따르면 프랑스 은행에 대한 모건스탠리의 총 노출도는 390억 달러에 달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사태 외에도 미국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고 시중의 자금 동맥경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미국 금융기관들에 대한 불안심리는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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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위기의 불똥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행으로 튀고 있다. 그리스 등 소위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의 국채를 어느 은행들이 가지고 있느냐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유럽 위기가 은행시스템의 위기로 전이되고 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특히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 상태라는 점에서 실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선진국 은행들이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느냐에 시장의 시선이 옮겨가면서 선진국은행들은 구조조정의 기로에 섰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당시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유수의 은행들이 줄줄이 국유화되거나 구조조정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선진국 은행들이 또한번 구조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덱시아 은행 구제, 구조조정 신호탄? = 벨기에 소재 덱시아 은행을 프랑스와 벨기에가 정부재정으로 구제하기로 한 것은 선진국 은행들의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덱시아 은행은 상대적으로 소규모 은행이긴 하지만 파산설이 퍼지자마자 프랑스 벨기에 정부가 즉각 구제에 나선 것은 은행시스템 건전화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와 벨기에가 긴급 재무장관 회담을 갖고 '배드뱅크'를 설치해 덱시아를 구제키로 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 재무장관은 이날 회동 후 공동 성명에서 "예금주와 채권자를 보호하고 덱시아의 파산을 막기 위해 양국 정부가 자금 조달을 보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덱시아 은행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그리스에 대한 투자나 대출 규모가 48억유로로 유럽 은행 중 가장 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덱시아는 지난 8월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손실 처리함으로써 2분기에 40억3000만유로라는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또 파산설까지 돌면서 4일 벨기에 증시에서 장중 38% 하락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벨기에 당국은 배드뱅크 설치를 공식 승인했고, 그 규모가 최대 2000억유로가 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럽 위기의 종착역은 그리스의 디폴트가 아니라 이를 받아줄 은행 시스템 건전성의 확보가 될 것"이라면서 "덱시아은행은 큰 곳이 아니고 더 중요한 은행들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시장의 방향을 돌리기는 힘들지만 유럽 당국이 은행권 자본확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행도 성역 아니다 = 3년전 리먼발 금융위기 때 한차례 구조조정을 겪었던 미국은행도 성역이 아니다. 미국 금융기관의 남유럽 국가 대출 등 노출도가 1751억 달러에 달하는 등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미국 금융기관의 신용디폴트스왑(CDS)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CDS 수준은 이미 지난 리먼 사태 직후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CDS도 최근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가 역시 급락세다. 지난 3일 기준으로 3개월동안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주가는 각각 33%와 45%의 급락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모건스탠리의 CDS와 주가가 가장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모건스탠리의 프랑스 은행에 대한 노출도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재무제표에 따르면 프랑스 은행에 대한 모건스탠리의 총 노출도는 390억 달러에 달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사태 외에도 미국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고 시중의 자금 동맥경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미국 금융기관들에 대한 불안심리는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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