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미디어연구소 대표
'민주당의 굴욕'. 범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통합후보로 박원순 변호사가 선출된 후 나온 한 보수언론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또 다른 보수언론은 '1개월된 시민후보에 제1야당 무릎 꿇다'고 야유한다. '불임야당'이라는 조롱 섞인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담론도 함께 뒤섞인다. 시민정치와 정당정치에 관한 논쟁이 그것이다. '안철수 현상'으로부터 본격화된 시민정치 논란이 '박원순 현상'으로 이어지며 민주당과의 갈등구도로 비쳐지기까지 한다. 심지어 민주당이 범야권 통합후보 경선투표에서 젊은 층을 두려워하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 민주당의 충격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사퇴발표는 이의 종합적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당원에게 도리"라고 했다. 또 "대표직을 사퇴하더라도 서울시장 등 10·26 재·보선을 위해 온몸으로 뛸 것이며 이것이 박원순 후보를 더 떳떳하게 지원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백의종군 하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그의 사퇴발표가 나오자 여러 해석들이 뒤따랐다. 또 그 동기가 순수했다고 할지라도 통합경선의 의미를 절하하는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통합경선에서 승리와 패배를 나누는 이분법 자체가 민주당의 구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언론들의 민주당에 대한 자극적 표현 역시 이를 부추기는 악의적 해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범야의 통합경선은 '안철수 현상'이후 거대 보수정권을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했다. 여론조사에서 50%를 넘었던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5%대의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아름다운 합의'야말로 그 힘의 중요한 원천이다. 정당정치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없었던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모범을 보여준 것이다. 시민정치와 정당정치의 접근을 이루는 새로운 모색이라고 할 만하다.
정권심판 의미 갖는 서울시장 보선
손학규 대표는 하루 만에 사퇴발표를 거두어들였다. 그는 그 대의를 통합경선의 정착에 두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을 살리는 지름길이자 자신의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치러야 할 시대적 요구다. 서울시장 후보경선 투표율이 60%에 이르는 열기는 민주당에 대한 경고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절실한 메시지는 현재의 보수정권을 교체하라는 것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그 단초로 작용할 것이다. 오세훈 전 시장의 일방적 주민투표 추진은 안철수 현상을 불러온 직접적 동기였다. 더욱 살펴볼 것은 사태가 여기까지 온 과정이다. 현정권 출범이후 더욱 가속화된 양극화현상은 이제 더 이상 견뎌내기 힘들 정도가 됐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후퇴'라는 이름으로는 가름할 수 없는 수많은 사건들이 계속돼왔다. 촛불시위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 미네르바 구속으로 상징되는 표현의 자유 억압, 용산·쌍용 사태의 비극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지상 35m의 크레인 위에서 300일을 보내며 '노동자의 살 권리'를 외치는 여성노동자를 방치하고 있는가 하면, 영화 '도가니'를 보며 치를 떨면서도 속수무책인 나라에 살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무시할 수 없는 정권심판의 의미를 갖는다. 또한 내년의 총선과 대선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총력전을 펼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특히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 중의 한사람인 박근혜 전 대표까지 나설 태세다. 그러면서도 박의원 측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인 나경원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합후보 적극 지원해야
한나라당은 우선 '박원순 때리기'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그의 이념과 '아름다운 재단'의 모금활동 등에 대한 비판을 앞세우고 있다. 전형적인 네거티브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반면 나경원 후보는 무상급식을 반대한 '오세훈의 아바타'역을 벗어나기 위한 복지공약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을 얻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여러 면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나라당에게는 쉬운 싸움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년의 총선과 대선이다. 보수언론들이 야권의 후보 경선결과를 이간질하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야권의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면 무엇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다. 민주당이 한나라당 정권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통 큰 포용력으로 통합후보를 만들어내고 적극 지원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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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굴욕'. 범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통합후보로 박원순 변호사가 선출된 후 나온 한 보수언론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또 다른 보수언론은 '1개월된 시민후보에 제1야당 무릎 꿇다'고 야유한다. '불임야당'이라는 조롱 섞인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담론도 함께 뒤섞인다. 시민정치와 정당정치에 관한 논쟁이 그것이다. '안철수 현상'으로부터 본격화된 시민정치 논란이 '박원순 현상'으로 이어지며 민주당과의 갈등구도로 비쳐지기까지 한다. 심지어 민주당이 범야권 통합후보 경선투표에서 젊은 층을 두려워하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 민주당의 충격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사퇴발표는 이의 종합적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당원에게 도리"라고 했다. 또 "대표직을 사퇴하더라도 서울시장 등 10·26 재·보선을 위해 온몸으로 뛸 것이며 이것이 박원순 후보를 더 떳떳하게 지원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백의종군 하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그의 사퇴발표가 나오자 여러 해석들이 뒤따랐다. 또 그 동기가 순수했다고 할지라도 통합경선의 의미를 절하하는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통합경선에서 승리와 패배를 나누는 이분법 자체가 민주당의 구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언론들의 민주당에 대한 자극적 표현 역시 이를 부추기는 악의적 해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범야의 통합경선은 '안철수 현상'이후 거대 보수정권을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했다. 여론조사에서 50%를 넘었던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5%대의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아름다운 합의'야말로 그 힘의 중요한 원천이다. 정당정치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없었던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모범을 보여준 것이다. 시민정치와 정당정치의 접근을 이루는 새로운 모색이라고 할 만하다.
정권심판 의미 갖는 서울시장 보선
손학규 대표는 하루 만에 사퇴발표를 거두어들였다. 그는 그 대의를 통합경선의 정착에 두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을 살리는 지름길이자 자신의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치러야 할 시대적 요구다. 서울시장 후보경선 투표율이 60%에 이르는 열기는 민주당에 대한 경고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절실한 메시지는 현재의 보수정권을 교체하라는 것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그 단초로 작용할 것이다. 오세훈 전 시장의 일방적 주민투표 추진은 안철수 현상을 불러온 직접적 동기였다. 더욱 살펴볼 것은 사태가 여기까지 온 과정이다. 현정권 출범이후 더욱 가속화된 양극화현상은 이제 더 이상 견뎌내기 힘들 정도가 됐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후퇴'라는 이름으로는 가름할 수 없는 수많은 사건들이 계속돼왔다. 촛불시위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 미네르바 구속으로 상징되는 표현의 자유 억압, 용산·쌍용 사태의 비극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지상 35m의 크레인 위에서 300일을 보내며 '노동자의 살 권리'를 외치는 여성노동자를 방치하고 있는가 하면, 영화 '도가니'를 보며 치를 떨면서도 속수무책인 나라에 살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무시할 수 없는 정권심판의 의미를 갖는다. 또한 내년의 총선과 대선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총력전을 펼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특히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 중의 한사람인 박근혜 전 대표까지 나설 태세다. 그러면서도 박의원 측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인 나경원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합후보 적극 지원해야
한나라당은 우선 '박원순 때리기'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그의 이념과 '아름다운 재단'의 모금활동 등에 대한 비판을 앞세우고 있다. 전형적인 네거티브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반면 나경원 후보는 무상급식을 반대한 '오세훈의 아바타'역을 벗어나기 위한 복지공약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을 얻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여러 면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나라당에게는 쉬운 싸움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년의 총선과 대선이다. 보수언론들이 야권의 후보 경선결과를 이간질하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야권의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면 무엇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다. 민주당이 한나라당 정권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통 큰 포용력으로 통합후보를 만들어내고 적극 지원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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