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2011년 노사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공공기관들의 직원간 내분이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4년차 이상의 직원 임금을 깎아 신입이거나 들어온지 3년차이하인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애초에 기존직원의 임금은 건드리지 않고 신입직원들의 임금을 20%정도 깎아 공공기관의 총급여액을 줄인 데서 시작한 것으로 직원간 갈등이 결국 정부의 단편적인 정책에 따른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7일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최근 여야가 합의해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대로 신입직원들의 임금을 최소 2년동안 삭감이전 수준으로 원상회복시키고 2009년이후 20%이상 삭감됐던 입사후 1~3년차의 연봉도 단계적으로 높여주는 것으로 확정했다"면서 "이와 관련 총급여액을 늘리지 않고 삭감이전 수준보다 높이지 못하도록 2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노-노 갈등 부추겨 = 이명박 정부 들어 무력해진 공공기관 노조에게 또다른 짐이 지워졌다. 기존 직원의 임금을 깎아 신입사원과 입사 1~3년차의 임금삭감분을 보전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공공기관 임금상승률을 5.5%로 잡았는데 결국 기존직원들이 어느 정도나 상승률을 낮춰 받느냐에 따라 신입사원들의 초임회복단계가 달라질 것"이라며 "기존 직원들의 양보에 따라 신입직원들의 임금이 달라지는 만큼 노사간의 협상문제는 각 공공기관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노사협상을 해야 하는 당사자들은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 모 금융기관 노조위원장은 "정부가 고용창출을 이유로 신입사원 초임을 깎았으나 비정규직 늘리는 데 그쳤고 부작용만 낳았다"면서 "신입사원 임금회복은 이명박정부의 정책실패를 시인하는 것인데도 정부가 책임을 공공기관에 떠넘겨 노-노갈등만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입사 1~3년차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 살아왔고 이제는 기존 직원의 임금을 깎아서 신입직원 임금을 보전해 주라고 하니 직원들간에 불화만 생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느 공공기관 초임이 높아지나 = 기획재정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삭감전 신입초봉이 가장 높았던 곳은 인천국제공항공사로 4087만원이었다. 에너지기술평가원(4035만원)과 산은캐피탈(4003만원)도 4000만원을 넘어섰다. 예금보험공사 무역보험공사 해양수산기술진흥원은 신입사원의 기본급이 3900만원대였고 한국거래소는 3800만원대, 중소기업은행 한국마사회 코스콤 주택금융공사 등은 3700만원대였다. 수출입은행은 3600만원대, 산업은행 자산관리공사 기술보증기금 등은 3500만원대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공공기관들은 현재 25%정도의 임금을 삭감해 신입사원의 초봉을 2700~3000만원으로 내려놨다. 조만간 임금이 회복되면 초봉 4000만원대의 공공기관이 다시 등장하게 되는 셈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