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과 어려운 기업 회생을 위한 '4차원 경영' 이야기 … 내일신문 경영과 YTN 회생 사례

석탑출판/장명국/2만원
세계 GDP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이 재정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돈을 풀어 해결하려는 방식에 한계가 온 것으로 선진국 경제는 갈수록 어려질 수밖에 없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 불경기가 장기화되고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보다 더 파문이 길고, 깊게 퍼져나갈 지도 모른다. 그런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창업을 해야 하고 위기에 빠진 기업도 살려내야 한다. 이런 시기에 70∼80년대에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에 헌신했고 현재 석간 내일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인 장명국 사장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작지만 탄탄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경영 노하우를 설파한 책을 냈다.
◆적자 안내고 빚 없이 성장 =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직접 작은 회사를 창업해 경영해보고 또 망한 회사를 회생도 시키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해간 경험을 썼다.
필자는 이 과정에서 터득한 경영방식과 철학을 '4차원 경영' 이라는 용어로 개념화했다.
4차원 경영은 적자를 내지 않고 빚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 나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이다. 자본금이 적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창업할 때나 위기에 처한 기업에 적용해볼 수 있는 유용한 원칙이다.
◆인재이탈 막는 사원주주제 = 창업 초기와 같이 이익이 없을 때와 회사가 어려울 때 등에 대비해 가능한 한 기본급을 적게 해야 한다. 대신 사장이든 누구든 기본급에서 차등을 두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만 적은 월급에도 구성원들이 사기를 잃지 않으려면 이익이 날 때 확실하게 공유하는 이윤분배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또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그만큼 보상해주는 인센티브제도가 중요하다.
창업이나 중소기업의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인재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그들을 주주로 만들어야 한다. 외부인재 충원이 어렵고 유능한 인재는 빠져나가는 게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결국 내부 인재를 양성할 수밖에 없고,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확실히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주주가 되게 해야 한다.
자본이 필요하면 외부차입보다는 사원들이 주주로 참여하여 확충하는 것이 먼저이다. 사원들이 지분을 가진 회사이므로 주주배당으로 이익도 갖고 간다. 내 회사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저자가 사원주주제를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이유이다. 여기다 마케팅을 제1의 원칙으로 삼고 사장 등 경영진과 우수 인력을 많이 배치해야 한다.
◆'번 것보다 적게 쓰면 된다' = 저자는 이 같은 원칙을 내일신문의 창업과 경영과정을 통해 확립했다고 밝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망한다'며 만류하는 것을 무릅쓰고 저자는 1993년 주간내일신문 창간을 주도했다. 창간초기에는 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많았다. 자본력도 부족하고, 신문을 해본 경험도 없고, 전문가도 없었다. 광고도 10개월간 전혀 없어 재정은 바닥이 났고, 유능한 인력은 떠나갔다.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1993년 주간내일신문 창간 이후 1년여 간 악전고투의 시간을 지나 1995년 1월이 되면서 경영상태가 비로소 흑자로 돌아섰다. 저자는 "흑자를 내는 일은 참 어렵지만, 간단히 생각하면 쉽다"며 "번 것보다 적게 쓰면 된다"고 설명한다.
절약이든 버는 것이든 경영자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특히 적게 쓰는 것은 창업자 자신이 결단하면 된다. 사장실부터 줄이고, 냉난방도 가급적 하지 않고, 좋은 차도 안타고, 기본급마저 받지 않는 것을 사장이 솔선수범하면 간부들도 따라 올 수밖에 없고 전 회사로 절약 분위기가 퍼져나간다.
◆시장을 스스로 만드는 마케팅 = 특히 초기에는 사장이 영업의 최전선에 서야지 그렇지 않으면 망한다는 게 저자가 경험을 통해 깨달은 원칙이다. 저자는 스스로 버는 일에 앞장서며,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일즈는 우리말로 판매로 번역되지만, 마케팅은 4차원 개념으로 쉽게 번역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마케팅은 마켓, 즉 시장을 능동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세일즈가 물건을 파는 영업이라면 마케팅은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과 대화의 장을 통해 '새로운 차원'을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영업의 핵심은 이러한 마케팅 개념을 이해하고 터득하고 실천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팀플레이다. 저자는 "4차원 영업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며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타이밍에 맞게 서비스하고 만들고 판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5년 16억원에 불과했던 주간내일신문 매출은 2000년 128억원으로 늘었고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금은 500억원이 넘고 있다.
◆YTN서 3개월만에 흑자 기록 = 저자는 4차원 경영원칙을 YTN에서도 실천했다. 저자가 1998년 YTN사장에 취임했을 당시, 자본금 300억원에 빚이 135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고, 6개월간 임금이 체불된 상태였다.
당시 YTN은 경비를 2분의 1로 줄이고 매출을 3배 늘리지 않으면 회생하기 어렵다는 경영진단을 받아놓은 상태였다. 우선 경비를 반으로 줄이기 위해 사장 스스로 월급을 받지 않고, 간부는 70%, 평사원은 50% 자진 삭감의 결의를 이끌어냈다. 그 밖의 모든 경비도 예외 없이 반으로 줄였다. 그리고 사장이 버는 데 앞장섰다. 마케팅을 중심에 놓고 유능한 인력을 마케팅부서로 배치했다.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당연히 성과가 있었다. 저자는 매출이 3배로 오르는 데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으나 불과 3개월만에 이를 달성하고, 흑자를 기록했다.
◆사원주주제가 4차원 경영의 핵심 = 내일신문의 성장은 사원주주제라고 하는 시스템이 바탕이 됐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내일신문의 주식분포는 2011년 3월 현재 경영진 2명이 13.2%, 간부 25명이 20.8%, 사원들이 11.6%, 자매회사 직원들이 6%, 자매회사가 7.1%로 총 58.7%가 내부지분이고, 나머지 41.3%를 외부주주 1763명이 보유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하려면 작지만 탄탄한 기업으로 바뀌어야 하고, 이는 전 직원이 직장의 주인주체가 되어 직장사랑이 꽃피는 분위기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사원주주제는 소유와 경영과 노동을 통일하고 사람과 시간과 일을 통일하는 경영이다. 노동과 경영이 분리되면 노사갈등이 일어나기 쉬워 경쟁력이 떨어진다. 노사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사원주주형 자주관리경영시스템이 가장 우월하다.
이미 자본주의의 심장이라는 미국에서도 1974년 조세혜택 도입 이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종업원소유기업(ESOP)과 같은 사원주주형 기업이 개인소유형 기업보다 좋은 성과와 높은 고용보존율을 나타낸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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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탑출판/장명국/2만원
세계 GDP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이 재정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돈을 풀어 해결하려는 방식에 한계가 온 것으로 선진국 경제는 갈수록 어려질 수밖에 없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 불경기가 장기화되고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보다 더 파문이 길고, 깊게 퍼져나갈 지도 모른다. 그런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창업을 해야 하고 위기에 빠진 기업도 살려내야 한다. 이런 시기에 70∼80년대에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에 헌신했고 현재 석간 내일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인 장명국 사장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작지만 탄탄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경영 노하우를 설파한 책을 냈다.
◆적자 안내고 빚 없이 성장 =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직접 작은 회사를 창업해 경영해보고 또 망한 회사를 회생도 시키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해간 경험을 썼다.
필자는 이 과정에서 터득한 경영방식과 철학을 '4차원 경영' 이라는 용어로 개념화했다.
4차원 경영은 적자를 내지 않고 빚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 나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이다. 자본금이 적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창업할 때나 위기에 처한 기업에 적용해볼 수 있는 유용한 원칙이다.
◆인재이탈 막는 사원주주제 = 창업 초기와 같이 이익이 없을 때와 회사가 어려울 때 등에 대비해 가능한 한 기본급을 적게 해야 한다. 대신 사장이든 누구든 기본급에서 차등을 두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만 적은 월급에도 구성원들이 사기를 잃지 않으려면 이익이 날 때 확실하게 공유하는 이윤분배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또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그만큼 보상해주는 인센티브제도가 중요하다.
창업이나 중소기업의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인재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그들을 주주로 만들어야 한다. 외부인재 충원이 어렵고 유능한 인재는 빠져나가는 게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결국 내부 인재를 양성할 수밖에 없고,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확실히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주주가 되게 해야 한다.
자본이 필요하면 외부차입보다는 사원들이 주주로 참여하여 확충하는 것이 먼저이다. 사원들이 지분을 가진 회사이므로 주주배당으로 이익도 갖고 간다. 내 회사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저자가 사원주주제를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이유이다. 여기다 마케팅을 제1의 원칙으로 삼고 사장 등 경영진과 우수 인력을 많이 배치해야 한다.
◆'번 것보다 적게 쓰면 된다' = 저자는 이 같은 원칙을 내일신문의 창업과 경영과정을 통해 확립했다고 밝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망한다'며 만류하는 것을 무릅쓰고 저자는 1993년 주간내일신문 창간을 주도했다. 창간초기에는 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많았다. 자본력도 부족하고, 신문을 해본 경험도 없고, 전문가도 없었다. 광고도 10개월간 전혀 없어 재정은 바닥이 났고, 유능한 인력은 떠나갔다.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1993년 주간내일신문 창간 이후 1년여 간 악전고투의 시간을 지나 1995년 1월이 되면서 경영상태가 비로소 흑자로 돌아섰다. 저자는 "흑자를 내는 일은 참 어렵지만, 간단히 생각하면 쉽다"며 "번 것보다 적게 쓰면 된다"고 설명한다.
절약이든 버는 것이든 경영자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특히 적게 쓰는 것은 창업자 자신이 결단하면 된다. 사장실부터 줄이고, 냉난방도 가급적 하지 않고, 좋은 차도 안타고, 기본급마저 받지 않는 것을 사장이 솔선수범하면 간부들도 따라 올 수밖에 없고 전 회사로 절약 분위기가 퍼져나간다.
◆시장을 스스로 만드는 마케팅 = 특히 초기에는 사장이 영업의 최전선에 서야지 그렇지 않으면 망한다는 게 저자가 경험을 통해 깨달은 원칙이다. 저자는 스스로 버는 일에 앞장서며,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일즈는 우리말로 판매로 번역되지만, 마케팅은 4차원 개념으로 쉽게 번역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마케팅은 마켓, 즉 시장을 능동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세일즈가 물건을 파는 영업이라면 마케팅은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과 대화의 장을 통해 '새로운 차원'을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영업의 핵심은 이러한 마케팅 개념을 이해하고 터득하고 실천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팀플레이다. 저자는 "4차원 영업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며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타이밍에 맞게 서비스하고 만들고 판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5년 16억원에 불과했던 주간내일신문 매출은 2000년 128억원으로 늘었고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금은 500억원이 넘고 있다.
◆YTN서 3개월만에 흑자 기록 = 저자는 4차원 경영원칙을 YTN에서도 실천했다. 저자가 1998년 YTN사장에 취임했을 당시, 자본금 300억원에 빚이 135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고, 6개월간 임금이 체불된 상태였다.
당시 YTN은 경비를 2분의 1로 줄이고 매출을 3배 늘리지 않으면 회생하기 어렵다는 경영진단을 받아놓은 상태였다. 우선 경비를 반으로 줄이기 위해 사장 스스로 월급을 받지 않고, 간부는 70%, 평사원은 50% 자진 삭감의 결의를 이끌어냈다. 그 밖의 모든 경비도 예외 없이 반으로 줄였다. 그리고 사장이 버는 데 앞장섰다. 마케팅을 중심에 놓고 유능한 인력을 마케팅부서로 배치했다.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당연히 성과가 있었다. 저자는 매출이 3배로 오르는 데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으나 불과 3개월만에 이를 달성하고, 흑자를 기록했다.
◆사원주주제가 4차원 경영의 핵심 = 내일신문의 성장은 사원주주제라고 하는 시스템이 바탕이 됐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내일신문의 주식분포는 2011년 3월 현재 경영진 2명이 13.2%, 간부 25명이 20.8%, 사원들이 11.6%, 자매회사 직원들이 6%, 자매회사가 7.1%로 총 58.7%가 내부지분이고, 나머지 41.3%를 외부주주 1763명이 보유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경쟁하려면 작지만 탄탄한 기업으로 바뀌어야 하고, 이는 전 직원이 직장의 주인주체가 되어 직장사랑이 꽃피는 분위기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사원주주제는 소유와 경영과 노동을 통일하고 사람과 시간과 일을 통일하는 경영이다. 노동과 경영이 분리되면 노사갈등이 일어나기 쉬워 경쟁력이 떨어진다. 노사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사원주주형 자주관리경영시스템이 가장 우월하다.
이미 자본주의의 심장이라는 미국에서도 1974년 조세혜택 도입 이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종업원소유기업(ESOP)과 같은 사원주주형 기업이 개인소유형 기업보다 좋은 성과와 높은 고용보존율을 나타낸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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