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중국 긴축에 국내수출 치명타 … 성장 위축 불가피
정부 "미국·유럽 수출 미미 … 영향 적을 것" 안일한 판단
세계가 전방위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과 유럽의 수출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며 안일하게 대응,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진단마저 나오고 있다.
2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그룹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4.2%에서 3.8%로 낮췄고 내년은 4.4%에서 4.0%로 하향조정했다. UBS와 소시에테제너럴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8%, 4.6%에서 3.3%, 3.9%로 내려 잡았다. 또 이들은 미국과 유럽 경제가 정체(Stall Speed)에 가까운 수준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관련, 골드만삭스는 "성장모멘텀을 잃고 있다"면서 올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전망치를 종전의 2.0%에서 각각 0.5~1.0%p 낮춘 1.0%, 1.5%로 조정했다. JP모건은 4분기 미국 성장률이 1.0%에 그칠 것이라면서 종전의 2.5%에서 1.5%p나 낮춰잡았다. 내년 1분기도 1.5%에서 0.5%로 하향조정했다. 씨티그룹은 올해 미국경제가 1.6% 성장에 그칠 것이라면 전망치를 0.1%p 낮춰 잡았고 내년에도 종전예상치인 2.7%보다 0.6%p 낮은 2.1%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지난 6월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0.3%p 하향조정했으며 "부동산시장 부진, 재정·통화 정책 확대효과 미흡, 유가 상승 등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추가조정가능성을 열어놨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 = 정부는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된 후 내놓은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수출전선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8일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관련 "수출증가세가 7월에만 27.35%에 달하는 등 높게 지속되고 있으며 광공업생산 등 생산증가세가 지속되는 등 경기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70%이상이고 미국과 EU시장은 22%수준으로 다변화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연초 "미국의 경기회복 호조로 우리나라의 성장목표 5.0%를 유지하겠다"는 언급과 정반대다. 필요에 따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한 셈이다.
◆수출시장 비상 = 많은 전문가들은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비중이 적지만 중국의 긴축과 우리나라의 중국수출물품 중 상당비율이 미국이나 유럽으로 나가는 중간제품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수출전선에 빨간 불이 커졌음'을 경고했다. 엘지경제연구원은 세계경제성장률이 1%p 떨어지면 우리나라 수출 물량이 6.8%p 감소한다고 봤다. 실제로 무역수지가 지난 20일까지 47억4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0년 1월 이후 19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설 위기에 몰렸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하반기 우리나라 수출은 미국경제의 성장둔화, 유럽의 재정위기 지속, 중국의 수입수요 약화 등으로 현저히 둔화돼 10%내외의 증가세에 머물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성장둔화로 대미수출 주종품목인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의 수출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미국 등 선진국 경기둔화로 우리나라의 대개도국 수출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중국 등 개도국 수출이 주로 중간재와 부품 수출이라는 점에서 선진국 경기에 매우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하반기 미국경기 둔화는 다른 선진국의 경기둔화, 개도국 수출둔화, 우리나라의 수출위축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그룹 역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둔화폭 확대가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수출다변화로 선진국에 대한 직접적인 수출의존도 감소했으나 전체 수출의 42%에 달하는 홍콩 대만을 포함한 대중국수출이 간접적으로 중국의 대선진국 수출과 연계돼 있어 선진국 경기둔화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성장동력 약화 = 고환율, 감세 등 수출대기업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펴왔던 정부의 성장동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수출이 우리나라 성장을 주도하면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이 2010년 49.3%에서 올해 52.7%, 내년 55.5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올해 중 수출의 순성장기여도가 4.3% 중 2.5%p이고 내년에도 4.6% 중 2.4%p를 수출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1%p 하락하면 우리나라 성장률이 최대 0.35%p 떨어진다고 추정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1%p 하락할 때 한국 경제성장률은 약 0.2%p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미 경제성장률 1%p 하락시 국내경제 성장률도 약 0.2%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국내기업들의 수출이 전체판매의 52%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 경기둔화시 기업실적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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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그룹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4.2%에서 3.8%로 낮췄고 내년은 4.4%에서 4.0%로 하향조정했다. UBS와 소시에테제너럴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8%, 4.6%에서 3.3%, 3.9%로 내려 잡았다. 또 이들은 미국과 유럽 경제가 정체(Stall Speed)에 가까운 수준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관련, 골드만삭스는 "성장모멘텀을 잃고 있다"면서 올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전망치를 종전의 2.0%에서 각각 0.5~1.0%p 낮춘 1.0%, 1.5%로 조정했다. JP모건은 4분기 미국 성장률이 1.0%에 그칠 것이라면서 종전의 2.5%에서 1.5%p나 낮춰잡았다. 내년 1분기도 1.5%에서 0.5%로 하향조정했다. 씨티그룹은 올해 미국경제가 1.6% 성장에 그칠 것이라면 전망치를 0.1%p 낮춰 잡았고 내년에도 종전예상치인 2.7%보다 0.6%p 낮은 2.1%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지난 6월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5%로 0.3%p 하향조정했으며 "부동산시장 부진, 재정·통화 정책 확대효과 미흡, 유가 상승 등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추가조정가능성을 열어놨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 = 정부는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된 후 내놓은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수출전선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8일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관련 "수출증가세가 7월에만 27.35%에 달하는 등 높게 지속되고 있으며 광공업생산 등 생산증가세가 지속되는 등 경기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70%이상이고 미국과 EU시장은 22%수준으로 다변화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연초 "미국의 경기회복 호조로 우리나라의 성장목표 5.0%를 유지하겠다"는 언급과 정반대다. 필요에 따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한 셈이다.
◆수출시장 비상 = 많은 전문가들은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비중이 적지만 중국의 긴축과 우리나라의 중국수출물품 중 상당비율이 미국이나 유럽으로 나가는 중간제품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수출전선에 빨간 불이 커졌음'을 경고했다. 엘지경제연구원은 세계경제성장률이 1%p 떨어지면 우리나라 수출 물량이 6.8%p 감소한다고 봤다. 실제로 무역수지가 지난 20일까지 47억4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0년 1월 이후 19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설 위기에 몰렸다.

◆성장동력 약화 = 고환율, 감세 등 수출대기업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펴왔던 정부의 성장동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IMF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1%p 하락하면 우리나라 성장률이 최대 0.35%p 떨어진다고 추정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1%p 하락할 때 한국 경제성장률은 약 0.2%p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미 경제성장률 1%p 하락시 국내경제 성장률도 약 0.2%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국내기업들의 수출이 전체판매의 52%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 경기둔화시 기업실적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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