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욱 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 교수
커피전문점이 정말 많아졌다. 대도시는 물론 웬만한 중소도시에도 커피전문점을 한집 건너 한집 꼴로 흔히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9400개 정도로 2006년도와 비교하면 약 6배 정도 증가를 했다. 현재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1만개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이 이렇게 급성장을 한 이유는 불황기에 '작은 소비로 자기 위안적 보상을 하려는 경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요 측면이 있어서는 지속적 소비증가와 공급 측면에서는 한국의 많은 퇴직자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가맹점 창업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이미 커피는 농촌 깊숙이까지 스며든 국민음료가 됐다. 새참을 내갈 때도 수박과 참외와 함께 커피를 꼭 챙긴다. 무더위가 한창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요즘, 식후에는 숭늉 대신 설탕과 크림을 듬뿍 넣은 일명 '시원한 양촌리 냉커피'를 마시며 정자나무 아래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 속의 마을인 양촌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우리나라 커피의 역사는 1896년 아관파천(을미사변 이후 일본군의 공격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과 왕세자가 약 1년간 왕궁을 떠나 러시아 공관으로 거처를 옮긴 사건) 때 고종 황제가 처음 마시며 시작됐다.
4850억원이 커피수입액으로 빠져나가
110년 남짓한 꽤 오랜 역사를 가진 셈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커피와 설탕·프림을 한데 섞은 '커피믹스'가 보편화되면서 커피의 이용이 한결 더 수월해졌고, 커피 세트는 명절날 시골 친·인척을 찾아뵐 때 건네기 좋은 선물이 되기도 했다.
커피에 얼음을 띄우면 바로 시원한 갈증 해소 음료가 되니, 요즘 농부들은 한여름이면 미숫가루나 식혜·수정과를 대신해 한 대접씩 냉커피를 즐긴다.
커피 속에 든 카페인이 건강에 해롭다고는 하지만 아무튼, 이제 커피는 산간 오지 깊숙이까지 파고든 국민음료가 됐다.
최근 들어서는 필리핀·베트남·러시아 등 커피문화권에서 시집온 여성결혼이민자들과 도시에서 귀농한 가정이 늘어나면서 농촌의 커피문화도 많이 세련되고 다양해졌다.
지난해 한국의 커피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무려 11만7000톤이 수입돼 4억2000만달러의 외화가 새어 나갔다. 한국 돈으로 무려 4850억원의 외화가 가볍게 마시는 커피 한잔을 통해 빠져나간 셈이다.
이는 현대차 '클릭' 5만6000대에 달하는 금액이다. 가히 커피 광풍이 불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제 한국인은 숭늉 없이는 살아도 커피 없이는 못 사는 처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삼차 등 전통차는 커피의 기세에 눌려 시장 주도권을 상실한 지 오래다.
6000원이 넘는 커피 한잔의 원두가격은 품종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약 123원 정도이다.
커피 능가하는 전통차 하나 없는 나라
커피 광풍의 중심에는 허영심이 자리잡고 있다. 웰빙 추세와 맞물려 이같은 심리에 어필할 수 있는 신선한 전통차 브랜드가 나와야 한다. 최근 대도시 젊은층에게 인기인 떡카페는 전통차 업계가 주목할 대상이다. 소비자단체 등이 앞장서 전통차 붐을 조성할 필요도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커피가 많이 팔리지만 일본은 녹차 소비가 우세하고 중국도 재스민차와 녹차·홍차 등이 더 많이 음용되고 있다. 전통차 원료가 이들 나라 곳곳에서 집단적으로 생산돼 농가소득을 든든히 받쳐 주는 것은 부러운 상황이다.
무엇이 한국과 일본ㆍ중국의 차이를 만들었는지 돌아보고 좋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커피를 능가하는 전통차 하나 못 가진 한국은 부끄러운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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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이 정말 많아졌다. 대도시는 물론 웬만한 중소도시에도 커피전문점을 한집 건너 한집 꼴로 흔히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9400개 정도로 2006년도와 비교하면 약 6배 정도 증가를 했다. 현재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1만개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이 이렇게 급성장을 한 이유는 불황기에 '작은 소비로 자기 위안적 보상을 하려는 경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요 측면이 있어서는 지속적 소비증가와 공급 측면에서는 한국의 많은 퇴직자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가맹점 창업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이미 커피는 농촌 깊숙이까지 스며든 국민음료가 됐다. 새참을 내갈 때도 수박과 참외와 함께 커피를 꼭 챙긴다. 무더위가 한창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요즘, 식후에는 숭늉 대신 설탕과 크림을 듬뿍 넣은 일명 '시원한 양촌리 냉커피'를 마시며 정자나무 아래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 속의 마을인 양촌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우리나라 커피의 역사는 1896년 아관파천(을미사변 이후 일본군의 공격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과 왕세자가 약 1년간 왕궁을 떠나 러시아 공관으로 거처를 옮긴 사건) 때 고종 황제가 처음 마시며 시작됐다.
4850억원이 커피수입액으로 빠져나가
110년 남짓한 꽤 오랜 역사를 가진 셈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커피와 설탕·프림을 한데 섞은 '커피믹스'가 보편화되면서 커피의 이용이 한결 더 수월해졌고, 커피 세트는 명절날 시골 친·인척을 찾아뵐 때 건네기 좋은 선물이 되기도 했다.
커피에 얼음을 띄우면 바로 시원한 갈증 해소 음료가 되니, 요즘 농부들은 한여름이면 미숫가루나 식혜·수정과를 대신해 한 대접씩 냉커피를 즐긴다.
커피 속에 든 카페인이 건강에 해롭다고는 하지만 아무튼, 이제 커피는 산간 오지 깊숙이까지 파고든 국민음료가 됐다.
최근 들어서는 필리핀·베트남·러시아 등 커피문화권에서 시집온 여성결혼이민자들과 도시에서 귀농한 가정이 늘어나면서 농촌의 커피문화도 많이 세련되고 다양해졌다.
지난해 한국의 커피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무려 11만7000톤이 수입돼 4억2000만달러의 외화가 새어 나갔다. 한국 돈으로 무려 4850억원의 외화가 가볍게 마시는 커피 한잔을 통해 빠져나간 셈이다.
이는 현대차 '클릭' 5만6000대에 달하는 금액이다. 가히 커피 광풍이 불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제 한국인은 숭늉 없이는 살아도 커피 없이는 못 사는 처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삼차 등 전통차는 커피의 기세에 눌려 시장 주도권을 상실한 지 오래다.
6000원이 넘는 커피 한잔의 원두가격은 품종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약 123원 정도이다.
커피 능가하는 전통차 하나 없는 나라
커피 광풍의 중심에는 허영심이 자리잡고 있다. 웰빙 추세와 맞물려 이같은 심리에 어필할 수 있는 신선한 전통차 브랜드가 나와야 한다. 최근 대도시 젊은층에게 인기인 떡카페는 전통차 업계가 주목할 대상이다. 소비자단체 등이 앞장서 전통차 붐을 조성할 필요도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커피가 많이 팔리지만 일본은 녹차 소비가 우세하고 중국도 재스민차와 녹차·홍차 등이 더 많이 음용되고 있다. 전통차 원료가 이들 나라 곳곳에서 집단적으로 생산돼 농가소득을 든든히 받쳐 주는 것은 부러운 상황이다.
무엇이 한국과 일본ㆍ중국의 차이를 만들었는지 돌아보고 좋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커피를 능가하는 전통차 하나 못 가진 한국은 부끄러운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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