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엄마 마음 전해지는 생활특별시 건설”

지역내일 2011-10-10

"나경원은 나경원이다. 오세훈 시장과 달랐기 때문에 지난번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오 시장과 경쟁했던 것 아닌가."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오세훈 아바타' 주장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무조건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잘한 점은 계승하고 잘못은 고쳐나가는 '계승'과 '혁신'의 관점에서 보자는 의미다. 나 후보는 자식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과 '생활복지'를 특히 강조했다. 인터뷰는 한글날이자 일요일인 9일 오후 서울시청 뒤편에 있는 선거 캠프에서 이뤄졌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이명박 정권 4년과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의 10년 시정에 대한 평가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선거로 끌고 가려는 쪽에서는 그런 시각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해야 좀 더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무엇에 반대한다는 식의 시장선거가 되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나는 계속 정책선거를 하자고 주장했고, 1일 1정책 발표라는 원칙을 지금도 지키고 있다. 그런데 박원순 후보는 오늘에서야 정책을 발표했다. 안타깝다. 대선과 시장선거는 차이가 있다. 이번 선거는 서울시민의 행복지수와 도시의 미래를 열어가는 정책을 경쟁하는 선거다.



나경원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의 아바타'라는 주장과 박원순 후보는 '검증되지 않는 무소속 후보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경원은 나경원이다. 오세훈 시장 쪽에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어서 작년 당내 경선에 나왔다. 그때 오 시장에 대해 비판했고. 지금도 그 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세훈 시장 잘한 것도 많다. 잘한 부분은 좀 더 발전시켜야 하고 잘못한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한다. 야당에서 자꾸 정치선거로 만들면서 시민들의 시대적 요구와 정치적 갈망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누구를 심판한다', '오세훈 전 시장 아바타' 라고 규정하면서 시장선거를 자꾸 정치선거로 선동하고 있다. 상대방을 아바타라고 헐뜯기 전에 자신들의 공약을 제시하고 색깔을 드러내는 당당한 선거를 해야 한다.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과 추진계획 등에 대해 설명해 달라.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소득에 관계없이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예산은 필요한 사람,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이 되면 시의회 및 시교육청과 협의 하에 이 문제를 대화로 풀어 나가도록 하겠다. 시의회나 시교육청도 갈등을 서로 조장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같이 이야기한다면 충분히 대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풀릴 수가 없지만, 시민을 보고 접근하면 풀릴 수 있다고 본다.



오세훈 시장이 벌인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대한 존폐 논란이 많은데 이에 대한 계획은.

오세훈 시장이 물러났다고 해서 그가 추진하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무조건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이미 완성된 것은 공공성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다만 아직 추진 중인 서해뱃길 사업 가운데 논란이 많은 주운(舟運)수로 설치, 수상호텔, 여객선국제터미널 설치 등에 대해서는 시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예산타당성도 정교하게 분석해 추진할 것은 하고 버릴 것은 버리겠다.



서울시 부채가 산하기관 합쳐 2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부채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서울시 부채가 이번 선거에서 밝혀진 것은 없다. 2008년 글로벌경제위기를 겪으며 적자재정편성을 통해 늘어난 서울시 부채 논쟁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충분히 논의됐다. 다만 이를 줄여가는 것이 과제라서 제가 이미 발표한 '알뜰시정'을 통해 2014년까지 4조원 정도의 부채를 절감하겠다는 뜻을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아낄 것은 아끼고, 줄일 것은 줄이고, 없앨 것은 없애야 한다. 저는 국회에서도 이면지를 쓸 정도로 알뜰하게 살림을 한다. 똑순이처럼 똑소리 나게 아끼겠다.



이른바 '안철수 현상'에 담겨진 국민(유권자)들의 뜻과 기존 정당정치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안철수 교수가 '기존 정당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성찰을 촉구했고, 많은 국민들이 적극 공감을 보여주었을 때 정치권 전체의 위기를 실감했다. 정치권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보여 불신을 받았다고 본다.

진실로 반성해야 한다.

기존 정당의 가장 큰 문제는 기득권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반면 국민들 특히 젊은 층과 소통하는 방식에 서투르고 심지어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약자, 배려 받아야 할 계층에 대한 공감정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장으로 들어가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박원순 후보가 과연 안풍을 제대로 계승한 것이냐에 대해 의문이다. 안철수씨는 사실 반한나라, 비민주당 아니었나. 그런데 박 후보는 민주당하고 손잡고 정신적으로 민주당원이라고 주장한다.

안풍과 박원순 후보의 통합효과에 대해 의문이다.



'엄친딸' 이미지와 '뛰어난 외모' 때문에 오히려 정책과 비전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거리감을 느낀다는 지적도 있다.

엄친딸인 점도 있다. (하하)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사회에 많이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도 꾸준한 절제와 단련의 길을 걸어왔다. 남들이 보기엔 판사도 하고 국회의원도 하고, 서울시장 후보도 하는 엘리트 코스라고 한다. 하지만 사법 고시에 여러 번 떨어지면서 좌절도 많이 했고, 남모를 개인적 아픔과 경험도 있다. 특히 직장여성으로서 힘들었던 경험도 적지 않다. 외모에 대해서는 아직도 성차별적인 것이 있다. 남성정치인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 안한다. 성차별적인 요소가 아직도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 안타깝게 생각한다.



서울의 주거문제, 전셋값 폭등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강북지역 재건축 규제완화 구상을 밝혔는데 2008년 총선 당시의 '뉴타운' 재판이라는 지적이 있다.

전혀 아니다. 뉴타운은 지구를 지정해서 하겠다는 것이고, 재건축 연한 완화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주자는 취지다. 가령 노원 도봉 강서 구로 등 4개 지역에 85년부터 지어진 아파트가 굉장히 많다. 그 지역에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지 않아 문제가 많다. 직접 가보면 주차난은 심각하고, 관은 노후화 돼 있다. 내진설계 같은 것도 78%가 안 돼 있다. 형식적 규제로 이런 상태를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재건축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풀어서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묶어둔다고 능사가 아니다.



'엄마'이자 '주부', '여성' 서울시장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보육시정이 매우 중요하다. 저출산 문제를 극복함과 동시에 여성인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몸으로 느끼고 체험한 여성시장이 좋을 것이라고 본다. 직접 아이들을 키워 본 엄마의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재정도 마찬가지다.

복지확충을 한다고 다음세대 것을 함부로 끌어 써서는 안 된다. 나보다는 자식을 편하게 해 주는 것이 전통적인 엄마의 마음이다. 자신은 못 배우고 못 먹어도 자식들에게는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것이 한국 엄마들의 모성애라고 생각한다.

사회 각 분야에서 이제 여성이 남성 못지않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다. 서울 시민들도 '이제는 여성시장이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여성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서울은 이제 약자를 보듬고 문화가 넘치고 따뜻함이 살아나는 '소프트시티'가 돼야 한다.



이번 선거의 핵심 키워드는.

생활, 생활특별시다. 하드웨어는 어느 정도 갖췄다. 이제 소프트웨어, 휴먼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그 핵심이 생활이 편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민이 어디에 살든지, 생활복지를 비슷하게 느껴야 된다. 집 가까이 보육시설이 있고, 공원이 있고, 도서관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강남북 균형발전이 필요한 것이다. 그게 생활복지다. 거창한 플랜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우리 생활이 좀 더 편해지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아울러 정치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갖고 있는 철학이 약자를 기준으로 하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낙오된 분, 소외된 분들과 함께 가자는 것이다. 약자를 기준으로 약한 편을 먼저 챙기는 복지를 해야 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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