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축복인가 재앙인가 - 준비되지 않은 ‘100세 시대’

지역내일 2011-10-10 (수정 2011-10-10 오후 2:59:37)
'일·돈·건강' 3대 지뢰 … "노후 난민시대 온다"
고령층 일자리 '속빈강정' … 단기 저임금근로자만 증가
국가·가족 모두의 고통으로 … 베이비부머 은퇴도 시작

고령화시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가·기업·개인도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노후난민 시대'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노후난민 시대는 평균수명 연장으로 은퇴 이후 사망때까지 소득없이 생활하는 기간의 연장, 건강 악화, 연고없는 사회 등으로 고령층이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돼 정치·사회·경제적으로 치명적인 문제를 앓게 되는 시대를 말한다.

◆열악한 일자리 = 일자리의 부족과 일자리 환경의 열악함이 노후난민시대를 빠르게 앞당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은퇴나이인 55~79세이상 고령자 중 취업자 비중을 나타내는 고용률이 2005년 46.7%에서 올 상반기에는 47.4%로 0.8%p 늘었다. 장래에 근로를 원한다는 비중이 58.5%인 점을 비교하면 10%p 이상 낮은 수치로 부족한 일자리 현상을 보여주는데다 늘어난 일자리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우리나라 고령층의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났지만 단기일자리가 대부분인데다 너무 낮은 임금이 지불되고 있어 고령층의 생활고를 해결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55~79세의 고령취업자 중 단순노무직이 2005년 32만명에서 지난해에는 128만명으로 늘었다. 여성들이 주로 참여하는 청소·경비관련업, 가사·음식 및 판매관련업과 남성들의 주요 일자리인 운전·운송업을 중심으로 한 기능원·기계조작원 등 단순직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연령대중 지난 3월현재 시간당 5735원(8시간 일당 4만5880원) 이하의 임금을 받는 저임금근로자가 50.9%였다. 중위임금 8630원(8시간 일당 6만9040원)의 절반(4320원)에도 못 미치는 초저임금근로자는 전체의 32.3%였다.

특히 65~79세의 임금근로자 중에선 77.2%가 저임금근로자였으며 여성은 90%에 육박했다. 절반을 넘어선 전체의 59.6%가 초저임금근로자였다. 글로벌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3월과 비교하면 저임금고용은 7.2%p, 초저임금 고용은 5.2%p 뛰었다.

◆불확실한 의료비와 은퇴준비 = 빠르게 늘어나는 의료비는 노후준비에 대한 불확실성을 큰 폭으로 높였다. 65세이상 고령층의 의료비가 10년간 1조9332억원에서 12조391억원으로 6.2배로 늘었다.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9년 17.0%에서 2009년 30.5%까지 확대됐다. 65~69세의 의료비는 같은 10년동안 5.9배로 증가한 반면 70~74세는 평균치인 6.2배, 75세이상은 7.8배로 급증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의료기관을 이용한 노인성 질환자는 2002년 50만명에서 2008년에는 95만명으로 늘어 진료비가 3.8배나 증가했다.

은퇴준비가 돼 있다고 하더라도 20~30년을 버텨낼 만큼 탄탄하지 못한 것도 불안한 면이다. 2009년 65세이상 고령자 중 "노후준비가 돼 있다"는 응답은 39.0%에 그쳤다. 노후준비자 중 29.6%는 규모가 많지 않은 국민연금에 의지하고 있었으며 저금리에 취약한 예금·적금과 기타공적연금·사적연금에도 28.0%, 22.9%의 고령자가 노후준비방법으로 택했다.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부동산을 운용하겠다는 대답도 19.1%에 달했다.

◆베이버부머들이 은퇴를 시작했다 = 베이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 본격적으로 고령화시대에 접어들었다.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 이후 1955~1963년까지 9년간 태어났으며 만 47~55세다. 2010년 기준으로 713만명이다. 각 연령마다 60만~80만명에 달한다. 기업의 평균 정년은 57세지만 실제 퇴직연령은 평균 53세다. 앞으로 10년간 본격적인 퇴직과 은퇴의 과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베이비 부머의 주관적 기대와 자산축적' 보고서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순자산은 9900만원이고 75%이상이 1억1000만원이 안돼 은퇴후 소득수준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더군다나 자산의 80%가 부동산에 집중돼 있어 은퇴후 자산가격 변동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성균 울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는 많은 경우에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된 일자리로부터 밀려나고 있으며 낮은 임금을 받는 사례가 더 많아졌다"면서 "베이비붐 세대내에서도 소수의 고소득층과 다수의 저소득층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퇴준비에 정부는 없다? = 우리나라 고령층은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65세 이상의 고용률은 1년전보다 0.4%p 높아진 31.3%를 기록했다. 65세 이상의 고령층 전체 인구 10명중 3명이상은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OECD국가 중 아이슬란드(36.2%)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고령층에서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것은 스스로도 은퇴준비가 안 돼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와 가족에도 기대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적연금 지출비중은 2011년현재 1.7%로 OECD와 G20에 속하는 30개국 중 멕시코(1.4%)를 제외하면 29위로 꼴찌에 가까웠다. 반정호 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적연금제의 미성숙은 생계유지를 위해 노후에도 노동시장에 참여하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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