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창희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장] 장수 등 5대 리스크 동시에 덮쳐

지역내일 2011-10-10

강창희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장은 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고령화의 문제에 대해 묻자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혁명기'라고 단정지었다.

그는 "고령자 70~80%가 생활비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채 은퇴하고 있다"면서 "최근 40년간 수명이 26년이나 늘어 세계적으로 터키 다음으로 빠르게 수명이 연장됐으며 이는 장수리스크를 선진국의 2배 수준으로 올려놨다"고 말했다.



◆베이비부머, 5대 위험에 노출 = 인생의 5가지 리스크를 정리해줬다.

'장수 리스크'는 생각보다 오래 사는 것이다. 평균 연령이 80세까지 넘어서게 됐다. 2009년현재 50세는 평균 82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60세는 83세, 70세는 85세까지 살게되며 90세도 94세를 넘어서는 나이까지 삶을 이어가게 된다.

걸림돌은 '건강 리스크'다. 건강관리를 하느라 생활비가 줄어들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당연히 아픈 데가 많아지지만 보험 등을 제대로 들지 않았다면 과도한 비용이 들어가며 건강관리를 잘못해 큰 병이라도 걸리면 모든 '은퇴준비'가 헛탕으로 돌아간다.

'자녀 리스크'는 다양한 측면에서 은퇴준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노부모 부양기간이 25~30년으로 늘어났지만 자녀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 자녀들의 결혼이 늦어지고 취업도 쉽지 않은데다 자녀마저도 노후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이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빠르게 다가온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따라 최근 고령자들은 자녀에 대한 의지정도를 줄이면서 '홀로서기' 연습에 들어가 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나름대로 준비한 은퇴준비 자체도 큰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동산 몰빵 리스크'와 '인플레 리스크'가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리스크로 지목됐다.

불확실한 부동산 경기를 고려하면 집 한 채 남은 은퇴자들의 앞날도 같이 불확실해진다는 지적이다. 또 1년에 물가가 3%씩 만 올라도 25년후엔 현재의 100만원이 48만원으로 줄어든다는 점도 강 소장은 강하게 우려했다.

그는 "현재 60대나 70대는 어떻게든 집한채 마련하고 나름대로 길을 찾을 수 있었지만 막 은퇴를 시작하는 베이비부머들은 이 5가지 리스크를 통째로 견뎌내야 한다"면서 "돈을 좀 모아놨다고는 하지만 금리가 낮아서 기나긴 노후를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제는 교장이 허드렛일이라도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혁명기에 적응하라 = 강창희 소장은 "청년실업이 넘쳐나고 있고 기업은 더이상 중간간부가 필요 없는 'CEO-평사원'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사회적 혁명기엔 피해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개인의 입장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니라 생각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베이비부머들의 안일한 대응을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베이비부머들은 취업이 어렵지 않았고 고성장시대에 살아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면서 "40대후반~50대 초중반의 베이비부머세대들은 이제 은퇴가 시작되는데 준비가 거의 안 돼 있고 조기퇴직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자 문제가 정치·사회·경제적으로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게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도 인정했다.

강 소장은 "정치권에서도 고령화문제와 관련한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청년실업문제뿐만 아니라 교육비 등 교육시스템의 문제도 고령화를 해결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그는 "학생들을 시험보는 기계로 만들면서 그 곳에 대규모 사교육비를 투입하는 것이 학생도 망치고 노후대책도 망친다"면서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자영업자와 같은 마음으로 치열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창희 소장은 47년생으로 현재 만 64세다. 서울대 농경제학과를 나와 도시샤대학교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아 일본통으로 불리는 단초가 됐다. 증권계의 전통적인 강자인 대우증권에서 국제본부장, 도쿄사무소장, 리서치센터장을 지냈으며 현대투자신탁운용, 굿모닝투자신탁운용 등 자산운용업쪽에서 CEO를 맡았다. 2004년 미래에셋투자연구소장으로 옮긴 후 본격적으로 연금, 퇴직, 은퇴 등을 주제로 한 인기강사로 나섰다. 현재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부회장이면서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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