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프랑스 사회당이 9일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를 대표할 후보를 지명하는 데 당원 뿐 아니라 시민이 참여하는 역사적인 '시민예선'을 실시했다. 사회당이 예선을 거쳐 대선 후보를 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세골렌 루와얄이 사회당 최초의 여성 후보로 지명될 때도 당내 예선을 거쳤다. 그러나 이번 예선은 당원 뿐 아니라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일반 시민에게도 당원과 같은 조건으로 참가할 수 있게 개방한 투표였다는 점에서 4년 전과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후보를 뽑는 예선이라기보다는 본 선거의 연습 성격이 강했다고 하겠다.
르몽드의 집계에 의하면 한국시간 10일 새벽 6시 현재 6명의 후보 중에서 프랑수와 올랑드 전 사회당 제1서기가 39%, 현 제1서기 마르틴 오브리(여)가 31%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50%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없기 때문에 오는 16일 두 후보를 놓고 2차 투표를 실시하게 되며 여기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내년 봄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사르코지 현 대통령과 승부를 겨루게 된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추세로는 시간이 갈수록 승세를 보이고 있는 프랑수와 올랑드가 사르코지의 상대가 돼 그를 물리치고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스트로스 칸이 성추행사건으로 낙마하면서 행운이 올랑드에게 돌아갔다. 르몽드의 집계에 의하면 10일 6시 현재 투표 참가자가 160만명을 넘어섰다. 투표 전에 예상한 100만명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프랑스 좌파의 밝은 앞날을 예고해 주는 징후로 보인다.
프랑스의 '시민예선'은 2010년 12월 31일 현재 프랑스 유권자 명단에 올라 있는 시민으로 '시민예선 웹 사이트'에 참가 신청을 한 사람으로 투표 참가비로 최소 1유로(1600원)를 지불하고 '좌파의 가치 신봉 헌장'에 서명하면 투표할 수 있었다.
시민이 선호하는 정치적 가치 부각
헌장은 "나는 좌파와 공화국의 가치를 신봉하고 자유 평등 박애 국교(國敎)불인정 정의 및 연대가 수반되는 진보의 사회를 신봉한다"는 간단한 내용이다. 파리의 명문 정치대학(시앙스포) 유럽연구소 명예회장 제라르 그렁부르 교수는 투표 참가자 수 자체보다도 가치헌장 서명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프랑스인은 역사상 처음으로 좌파가치를 지지한다는 헌장에 서명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공개적으로 표방하는 기회를 갖게 됐으며 이것은 우리의 정치생활에서 투표의 숨은 의미를 신성화하는 하나의 진정한 혁명"이라며 "투표율이 높은 것은 프랑스의 민주주의 문화가 심층에서부터 분출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맨 처음 '시민예선'안을 내놓은 것은 대선에서 패배한 세골렌 루와얄이었다. 루와얄은 예선을 거쳐 사회당 후보가 됐지만 당 원로들의 지원이 미지근한데 자극을 받아 '개방 예선제'를 제안했다. 그러나 당 중진들은 이 제안에 냉담했다. 외부의 힘이 개입하게 되면 당의 정체성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당시 사회당은 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다. 당은 프랑수와 미테랑 이후 대선에서 연거푸 세번이나 우파에게 패배한 후 집권의욕을 상실하고 지리멸렬한 상태에 있었다. 개혁의 리더십이 필요했다. 그러나 기득권에 안주하는 원로들은 개혁 의욕이 없었다. 그래서 당을 내부에서 개혁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당 개혁위원장 아르노 몽트부르는 시민의 참여를 압력 수단으로 이용해서 사회당을 개혁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시민들에게 개방된 '시민예선'을 밀어붙였다.
프랑수와 올랑드, 사르코지와 대결 가능성
어려운 절충 끝에 작년 여름 공식으로 채택된 '시민예선'안에 따라 지난 7월 당 제1서기 마르틴 오브리, 전 제1서기 프랑수아 올랑드, 2007년 대선후보 세골렌 루와얄, 당 개혁위원장 아르노 몽트부르 등 사회당 5명과 좌파급진당 후보 1명이 좌파 대선 후보로 나와 지난 3개월간 선거운동을 벌였다.
3차례 TV토론을 가졌지만 열띤 토론은 없었다. 결국 경력이 투표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한 가지 관심을 끈 것이 있다면 지난 대선 때 사회당 당원의 60% 지지를 받았던 세골렌 루와얄 후보가 '시민예선'에서는 겨우 7%를 얻어 4위에 머물렀다는 사실이다.
선거법상 투표 2주 전에는 여론조사를 발표하지 못하기 때문에 2차 투표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1차 투표 결과로 2차 투표를 전망한다면 올랑드가 좌파 대선후보로 내년 대선에서 사르코지와 진검승부를 벌이게 될것 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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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회당이 9일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를 대표할 후보를 지명하는 데 당원 뿐 아니라 시민이 참여하는 역사적인 '시민예선'을 실시했다. 사회당이 예선을 거쳐 대선 후보를 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세골렌 루와얄이 사회당 최초의 여성 후보로 지명될 때도 당내 예선을 거쳤다. 그러나 이번 예선은 당원 뿐 아니라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일반 시민에게도 당원과 같은 조건으로 참가할 수 있게 개방한 투표였다는 점에서 4년 전과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후보를 뽑는 예선이라기보다는 본 선거의 연습 성격이 강했다고 하겠다.
르몽드의 집계에 의하면 한국시간 10일 새벽 6시 현재 6명의 후보 중에서 프랑수와 올랑드 전 사회당 제1서기가 39%, 현 제1서기 마르틴 오브리(여)가 31%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50%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없기 때문에 오는 16일 두 후보를 놓고 2차 투표를 실시하게 되며 여기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내년 봄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사르코지 현 대통령과 승부를 겨루게 된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추세로는 시간이 갈수록 승세를 보이고 있는 프랑수와 올랑드가 사르코지의 상대가 돼 그를 물리치고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스트로스 칸이 성추행사건으로 낙마하면서 행운이 올랑드에게 돌아갔다. 르몽드의 집계에 의하면 10일 6시 현재 투표 참가자가 160만명을 넘어섰다. 투표 전에 예상한 100만명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프랑스 좌파의 밝은 앞날을 예고해 주는 징후로 보인다.
프랑스의 '시민예선'은 2010년 12월 31일 현재 프랑스 유권자 명단에 올라 있는 시민으로 '시민예선 웹 사이트'에 참가 신청을 한 사람으로 투표 참가비로 최소 1유로(1600원)를 지불하고 '좌파의 가치 신봉 헌장'에 서명하면 투표할 수 있었다.
시민이 선호하는 정치적 가치 부각
헌장은 "나는 좌파와 공화국의 가치를 신봉하고 자유 평등 박애 국교(國敎)불인정 정의 및 연대가 수반되는 진보의 사회를 신봉한다"는 간단한 내용이다. 파리의 명문 정치대학(시앙스포) 유럽연구소 명예회장 제라르 그렁부르 교수는 투표 참가자 수 자체보다도 가치헌장 서명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프랑스인은 역사상 처음으로 좌파가치를 지지한다는 헌장에 서명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공개적으로 표방하는 기회를 갖게 됐으며 이것은 우리의 정치생활에서 투표의 숨은 의미를 신성화하는 하나의 진정한 혁명"이라며 "투표율이 높은 것은 프랑스의 민주주의 문화가 심층에서부터 분출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맨 처음 '시민예선'안을 내놓은 것은 대선에서 패배한 세골렌 루와얄이었다. 루와얄은 예선을 거쳐 사회당 후보가 됐지만 당 원로들의 지원이 미지근한데 자극을 받아 '개방 예선제'를 제안했다. 그러나 당 중진들은 이 제안에 냉담했다. 외부의 힘이 개입하게 되면 당의 정체성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당시 사회당은 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다. 당은 프랑수와 미테랑 이후 대선에서 연거푸 세번이나 우파에게 패배한 후 집권의욕을 상실하고 지리멸렬한 상태에 있었다. 개혁의 리더십이 필요했다. 그러나 기득권에 안주하는 원로들은 개혁 의욕이 없었다. 그래서 당을 내부에서 개혁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당 개혁위원장 아르노 몽트부르는 시민의 참여를 압력 수단으로 이용해서 사회당을 개혁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시민들에게 개방된 '시민예선'을 밀어붙였다.
프랑수와 올랑드, 사르코지와 대결 가능성
어려운 절충 끝에 작년 여름 공식으로 채택된 '시민예선'안에 따라 지난 7월 당 제1서기 마르틴 오브리, 전 제1서기 프랑수아 올랑드, 2007년 대선후보 세골렌 루와얄, 당 개혁위원장 아르노 몽트부르 등 사회당 5명과 좌파급진당 후보 1명이 좌파 대선 후보로 나와 지난 3개월간 선거운동을 벌였다.
3차례 TV토론을 가졌지만 열띤 토론은 없었다. 결국 경력이 투표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한 가지 관심을 끈 것이 있다면 지난 대선 때 사회당 당원의 60% 지지를 받았던 세골렌 루와얄 후보가 '시민예선'에서는 겨우 7%를 얻어 4위에 머물렀다는 사실이다.
선거법상 투표 2주 전에는 여론조사를 발표하지 못하기 때문에 2차 투표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1차 투표 결과로 2차 투표를 전망한다면 올랑드가 좌파 대선후보로 내년 대선에서 사르코지와 진검승부를 벌이게 될것 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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