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 유해성 논란 불구 인기 걸그룹 광고모델 발탁
유해논란 성분이 함유된 진통제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악용되고 있음에도 제약사는 오히려 아이돌그룹을 광고모델로 채용, 홍보에 열을 올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문제가 되는 성분의 유해성 검증을 해당 제약사에 맡기고 있다는 사실도 논란거리다.
◆유해성 우려 의약품에 걸그룹CF = 지난 11일 삼진제약은 소염진통제 게보린의 새 광고모델로 유명 걸그룹인 '걸스데이'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게보린 광고에 서경석, 김승현, 구준엽, 이경실 등 기성 연예인들을 출연시켜 온 삼진제약은 "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소비자 곁에 다가가기 위해서"라고 이번 발탁 배경을 밝혔다.
문제는 게보린이 유해논란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다 청소년 오남용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게보린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정감사에서 유해성 우려가 제기된 제품이다. 게보린에 함유된 IPA(이소 프로필 안티피린) 성분은 의식장애,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혈액질환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PA는 미국, 캐나다에서는 허가된 바 없고, 아일랜드 등에서는 시판이 금지돼 있다.
◆안전성 검증 제약사에 맡긴 정부 = 올해 1월 식약청은 IPA가 함유된 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를 상대로 안전성 검토를 하지 않을 경우 품목취하 결정을 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27품목 중 동아제약 '암씨롱'을 포함한 11개 약품이 품목 취하됐다. 동아제약은 IPA제제 대신 '에텐자미드' 성분을 함유한 '암씨롱 큐'를 생산했고, 종근당도 IPA 성분을 뺀 '펜잘큐 정'으로 대체한 상태다.
반면 삼진제약은 자체 용역연구를 실시, 안전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내년 초까지 결과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식약청이 IPA의 안전성 검토를 논란의 당사자인 삼진제약에 맡긴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식약청은 한국에서 IPA의 부작용 보고가 된 바가 별로 없다는 이유로 게보린의 시판을 계속 유지시키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연구 책임과 주체를 기업에 둠으로써 그 실효성과 객관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제약사들이 자사 제품에 불리한 정보를 은폐해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해온 그간의 다양한 사례를 식약청이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게보린이 조퇴·다이어트용? = 게보린은 또 지난해 청소년들이 조퇴를 목적으로 악용하는 문제가 발생 한 바 있다. 최근에는 각종 포털사이트에 '게보린 8알에 살 2kg은 거뜬히 뺄 수 있다'는 등 게보린 부작용 효과 덕에 살을 뺐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게재되는 등 오남용 사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진제약은 게보린으로 인한 사고사례가 없고 광고는 지속적으로 해 오던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타이레놀과 달리 게보린은 33년간 사고없이 판매된 제품"이라며 "광고 역시 꾸준히 해오던 것인데 정책을 갑자기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자가입증도 완료되지 않고 청소년들이 오남용에 노출돼 있는데도 제약사가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부정적 연구결과가 도출되면 그간 판매 분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식약청은 "연구기간 중이라도 이상반응 등이 보고되는 경우, 즉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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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논란 성분이 함유된 진통제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악용되고 있음에도 제약사는 오히려 아이돌그룹을 광고모델로 채용, 홍보에 열을 올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문제가 되는 성분의 유해성 검증을 해당 제약사에 맡기고 있다는 사실도 논란거리다.
◆유해성 우려 의약품에 걸그룹CF = 지난 11일 삼진제약은 소염진통제 게보린의 새 광고모델로 유명 걸그룹인 '걸스데이'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게보린 광고에 서경석, 김승현, 구준엽, 이경실 등 기성 연예인들을 출연시켜 온 삼진제약은 "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소비자 곁에 다가가기 위해서"라고 이번 발탁 배경을 밝혔다.
문제는 게보린이 유해논란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다 청소년 오남용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게보린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정감사에서 유해성 우려가 제기된 제품이다. 게보린에 함유된 IPA(이소 프로필 안티피린) 성분은 의식장애,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혈액질환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PA는 미국, 캐나다에서는 허가된 바 없고, 아일랜드 등에서는 시판이 금지돼 있다.
◆안전성 검증 제약사에 맡긴 정부 = 올해 1월 식약청은 IPA가 함유된 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를 상대로 안전성 검토를 하지 않을 경우 품목취하 결정을 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27품목 중 동아제약 '암씨롱'을 포함한 11개 약품이 품목 취하됐다. 동아제약은 IPA제제 대신 '에텐자미드' 성분을 함유한 '암씨롱 큐'를 생산했고, 종근당도 IPA 성분을 뺀 '펜잘큐 정'으로 대체한 상태다.
반면 삼진제약은 자체 용역연구를 실시, 안전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내년 초까지 결과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식약청이 IPA의 안전성 검토를 논란의 당사자인 삼진제약에 맡긴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식약청은 한국에서 IPA의 부작용 보고가 된 바가 별로 없다는 이유로 게보린의 시판을 계속 유지시키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연구 책임과 주체를 기업에 둠으로써 그 실효성과 객관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제약사들이 자사 제품에 불리한 정보를 은폐해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해온 그간의 다양한 사례를 식약청이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게보린이 조퇴·다이어트용? = 게보린은 또 지난해 청소년들이 조퇴를 목적으로 악용하는 문제가 발생 한 바 있다. 최근에는 각종 포털사이트에 '게보린 8알에 살 2kg은 거뜬히 뺄 수 있다'는 등 게보린 부작용 효과 덕에 살을 뺐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게재되는 등 오남용 사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진제약은 게보린으로 인한 사고사례가 없고 광고는 지속적으로 해 오던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타이레놀과 달리 게보린은 33년간 사고없이 판매된 제품"이라며 "광고 역시 꾸준히 해오던 것인데 정책을 갑자기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자가입증도 완료되지 않고 청소년들이 오남용에 노출돼 있는데도 제약사가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부정적 연구결과가 도출되면 그간 판매 분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식약청은 "연구기간 중이라도 이상반응 등이 보고되는 경우, 즉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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