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유권자, 내 자식 본보기는 '남 배려하는 전문가'
안풍·박풍 배경도 '사회공헌' … '총선공천 조건' 부각
과거 정치는 명망가나 유명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소위 '출세'했다는 판·검사 변호사 교수 고위관료 의사 기자 등 전문가 출신이 출마하면 유권자들은 유명세를 좇아 표를 던지는 식이었다.
하지만 80·90년대 대학을 다녔고, 신자유주의 열병을 앓은 부모 유권자들은 더이상 출세한 전문가만을 좇지 않는다. 내 자식의 본보기는 '앞만 보고 달려 출세한 전문가'가 아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전문가'로 바뀌었다.
인식의 변화는 안풍(안철수바람)과 박풍(박원순바람)에서 확인됐다. 기존 정치인과 차별되는 두사람의 사회공헌적 삶에 대한 존중이 바람을 일으킨 힘이 됐다. 정치권도 내년 총선 공천과정에서 사회공헌적 삶을 중요한 잣대로 삼겠다는 분위기다.
◆안철수 '도덕성 이미지' 1위 = 역대 국회의원은 '앞만 보고 달려 출세한 전문가'가 대부분이었다. 20대에 고시 합격 또는 명문대 졸업→30·40대에 실력 학연 지연 혈연 등을 앞세워 '출세'→50·60대 정계진출이 공식처럼 통했다.
유권자들은 내 고향 출신 '출세한 아무개'가 출마한다고 하면 기꺼이 표를 주는 식이었다. '출세한 아무개'는 높은 자리에 오르거나 막대한 부를 쌓은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80·90년대 대학을 다니면서 '나'보다 '우리'를 고민하고, 신자유주의 열병을 겪으며 무한경쟁과 양극화의 폐해를 몸소 체험한 부모 유권자들은 더이상 '앞만 보고 달려온 전문가'에게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
내 자식의 본보기는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전문가'로 바뀌었다.
출세지향적인 인물이 되기 보단 똑똑하지만 더불어 살 줄 아는 자식을 바란다.
이런 바람은 안풍과 박풍에서 여실히 입증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이자, 성공한 벤처기업가이다.
하지만 그가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배경엔 화려한 경력보단 경영권이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나눔에 익숙한 그의 삶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정치인과 차별되는 존경받는 삶이 정치인으로서 큰 자산이 되는 것이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대선주자 이미지 조사를 한 결과 안 원장은 '도덕성'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공정사회 실현' 이미지에서도 역시 선두였다.
20·30대 젊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행동하는 무당층'은 그의 도덕성과 공정사회 실현 능력에 유독 높은 점수를 줬다.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 '행동하는 무당층'이 유명한 안철수보단 착한 안철수의 매력에 빠져 그를 새로운 정치의 상징으로 밀고 있는 것이다.
박풍도 연장선상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평생 시민사회에서 헌신해 온 그의 삶이 기존 정치인들과의 차별성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분석이다.
◆"공정사회 실천하는 젊은 전문가" =정치권도 더이상 출세한 명망가만으론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데 동의한다.
전직 검사장이나 법원장, 장차관 따위의 배경만 내세워선 당선이 힘든 것이다.
정치권도 부모 유권자들이 내 자식의 본보기로 삼았으면 하는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전문가'를 내세워야 한다는 시대 변화를 감지하고 있는 셈이다.
친박의 한 전략가는 "법질서와 안보에선 철저히 보수지만, 생활면에선 공정을 몸소 실천하는 진짜 전문가를 공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이란 △병역과 납세에 충실 △부동산투기 배제 △기부와 자원봉사에 익숙한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한나라당에선 그동안 검찰총장을 지낸 거물 변호사가 영입 1순위였지만, 내년엔 시민단체에 재능기부를 하는 데 앞장서고 도덕적 삶을 살아 온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가 매력적인 후보가 된다.
새로운 정치를 구상하는 세력에서도 비슷한 고민이다. 안철수효과를 목격한 이들은 출세지향적인 명망가보단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해 온 전문가를 내세워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안풍·박풍 배경도 '사회공헌' … '총선공천 조건' 부각
과거 정치는 명망가나 유명인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소위 '출세'했다는 판·검사 변호사 교수 고위관료 의사 기자 등 전문가 출신이 출마하면 유권자들은 유명세를 좇아 표를 던지는 식이었다.
하지만 80·90년대 대학을 다녔고, 신자유주의 열병을 앓은 부모 유권자들은 더이상 출세한 전문가만을 좇지 않는다. 내 자식의 본보기는 '앞만 보고 달려 출세한 전문가'가 아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전문가'로 바뀌었다.
인식의 변화는 안풍(안철수바람)과 박풍(박원순바람)에서 확인됐다. 기존 정치인과 차별되는 두사람의 사회공헌적 삶에 대한 존중이 바람을 일으킨 힘이 됐다. 정치권도 내년 총선 공천과정에서 사회공헌적 삶을 중요한 잣대로 삼겠다는 분위기다.
◆안철수 '도덕성 이미지' 1위 = 역대 국회의원은 '앞만 보고 달려 출세한 전문가'가 대부분이었다. 20대에 고시 합격 또는 명문대 졸업→30·40대에 실력 학연 지연 혈연 등을 앞세워 '출세'→50·60대 정계진출이 공식처럼 통했다.
유권자들은 내 고향 출신 '출세한 아무개'가 출마한다고 하면 기꺼이 표를 주는 식이었다. '출세한 아무개'는 높은 자리에 오르거나 막대한 부를 쌓은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80·90년대 대학을 다니면서 '나'보다 '우리'를 고민하고, 신자유주의 열병을 겪으며 무한경쟁과 양극화의 폐해를 몸소 체험한 부모 유권자들은 더이상 '앞만 보고 달려온 전문가'에게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
내 자식의 본보기는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전문가'로 바뀌었다.
출세지향적인 인물이 되기 보단 똑똑하지만 더불어 살 줄 아는 자식을 바란다.
이런 바람은 안풍과 박풍에서 여실히 입증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이자, 성공한 벤처기업가이다.
하지만 그가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배경엔 화려한 경력보단 경영권이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나눔에 익숙한 그의 삶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정치인과 차별되는 존경받는 삶이 정치인으로서 큰 자산이 되는 것이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대선주자 이미지 조사를 한 결과 안 원장은 '도덕성'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공정사회 실현' 이미지에서도 역시 선두였다.
20·30대 젊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행동하는 무당층'은 그의 도덕성과 공정사회 실현 능력에 유독 높은 점수를 줬다.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 '행동하는 무당층'이 유명한 안철수보단 착한 안철수의 매력에 빠져 그를 새로운 정치의 상징으로 밀고 있는 것이다.
박풍도 연장선상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평생 시민사회에서 헌신해 온 그의 삶이 기존 정치인들과의 차별성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분석이다.
◆"공정사회 실천하는 젊은 전문가" =정치권도 더이상 출세한 명망가만으론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데 동의한다.
전직 검사장이나 법원장, 장차관 따위의 배경만 내세워선 당선이 힘든 것이다.
정치권도 부모 유권자들이 내 자식의 본보기로 삼았으면 하는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전문가'를 내세워야 한다는 시대 변화를 감지하고 있는 셈이다.
친박의 한 전략가는 "법질서와 안보에선 철저히 보수지만, 생활면에선 공정을 몸소 실천하는 진짜 전문가를 공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이란 △병역과 납세에 충실 △부동산투기 배제 △기부와 자원봉사에 익숙한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한나라당에선 그동안 검찰총장을 지낸 거물 변호사가 영입 1순위였지만, 내년엔 시민단체에 재능기부를 하는 데 앞장서고 도덕적 삶을 살아 온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가 매력적인 후보가 된다.
새로운 정치를 구상하는 세력에서도 비슷한 고민이다. 안철수효과를 목격한 이들은 출세지향적인 명망가보단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해 온 전문가를 내세워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