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두꺼비하우징'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 눈길
재개발 뒤에도 원주민이 그대로 사는 마을. 서울 은평구가 실험 중인 뉴타운·재개발사업 대안이 눈길을 끈다. 낡고 불편한 마을 시설을 개선하면서 지역 공동체는 그대로 유지하는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다.
◆매주 한차례'마을학교' = "애들 교육문제가 있어서 당장 이사는 못가요. 그렇지만 계속 낙후된 곳에서 키우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지 않아도 좁은 마을 진입도로가 온통 주차장이에요. 얼마 전에는 초등학교 앞에서 후진하던 차에 치여 어린 학생이 사망한 사고까지 생겼잖아요."
은평구 신사동 237번지 일대 234세대가 사는 동네. 전체 주민 587명 가운데 30여명은 매주 일요일 '마을학교'에 출석한다. 10여명 안팎으로 모둠을 나눠 동네가 안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한다. 주민들 고민거리는 좁고 불편한 골목길, 등하교길 초등학생들을 위협하는 차량, 주민들을 위한 쉼터 등이다.
마을학교는 은평구에서 시도하는 '두꺼비하우징' 사업 일환이다. 전체 주택을 철거한 뒤 새롭게 개발하는 기존 뉴타운·재개발 방식에서 탈피,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실험이다.

신사동은 기반시설 개선이 필요한 지역 중 주민 20% 이상이 동의하는 9개 지역 가운데 '마을만들기' 전문가들이 선정한 시범단지. 주택 106동 가운데 지은지 20년이 넘은 건물이 77동(72.6%)에 달하는데다 도로 등 기반시설이 취약한 곳이다.
주민들은 마을학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논의하는 동시에 마을의 새로운 자산이 될 수 있는 '보물'들을 발굴해내게 된다. 구는 이를 토대로 기본계획을 짜고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와 토론회를 거쳐 연말까지 사업계획을 완성할 방침이다. 도로정비나 주민편의시설 확충 등 구에서 일상적으로 각 지역에 투입하는 예산을 확보, 2012년부터 연차적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황영범 두꺼비하우징팀장은 "사업 초반인데도 주민들 기대치가 높다"며 "시범단지 사업 효과가 입증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동 주민 허윤정(39)씨는 "아파트에서 살기 싫어 산 바로 밑에 있는 조그만 집으로 이사했다"며 "주차장이나 좁은 도로같은 불편한 점만 고쳐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수단 = 두꺼비하우징은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사업이자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단이기도 하다. 은평구는 오랫동안 주거복지를 고민해온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민관합자 사회적기업인 두꺼비하우징 주식회사를 만들었다. 회사는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갖고 있는 고민을 새로운 마을에 구상으로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이후 실질적인 공사까지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고용하고 각종 자재수급이나 하도급은 지역 내 업체들에 맡길 계획이다. 황영범 팀장은 "보통 재건축·재개발 공사는 대형 건설업체가 맡아 그 협력업체에만 하도급을 주지만 두꺼비하우징은 지역 소상공인과 협동조합처럼 운영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집수리와 단독·다세대주택을 공동주택처럼 유지관리를 해주는 사업도 두꺼비하우징 영역이다. 남철관 두꺼비하우징 대표는 "주택개·보수 주택관리사업은 은평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회사 수익은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무상 집수리, 에너지효율 개선 등 공익형 사업에 투자하게 된다"고 말했다. 민간 합자회사라는 점을 십분 활용, 원가공개 문화를 선도하는 한편 이후에는 시민주주회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서민 주거권을 확보하면서 일자리 지역경제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새로운 서울을 만드는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자신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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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 눈길
재개발 뒤에도 원주민이 그대로 사는 마을. 서울 은평구가 실험 중인 뉴타운·재개발사업 대안이 눈길을 끈다. 낡고 불편한 마을 시설을 개선하면서 지역 공동체는 그대로 유지하는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다.
◆매주 한차례'마을학교' = "애들 교육문제가 있어서 당장 이사는 못가요. 그렇지만 계속 낙후된 곳에서 키우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지 않아도 좁은 마을 진입도로가 온통 주차장이에요. 얼마 전에는 초등학교 앞에서 후진하던 차에 치여 어린 학생이 사망한 사고까지 생겼잖아요."
은평구 신사동 237번지 일대 234세대가 사는 동네. 전체 주민 587명 가운데 30여명은 매주 일요일 '마을학교'에 출석한다. 10여명 안팎으로 모둠을 나눠 동네가 안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한다. 주민들 고민거리는 좁고 불편한 골목길, 등하교길 초등학생들을 위협하는 차량, 주민들을 위한 쉼터 등이다.
마을학교는 은평구에서 시도하는 '두꺼비하우징' 사업 일환이다. 전체 주택을 철거한 뒤 새롭게 개발하는 기존 뉴타운·재개발 방식에서 탈피,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실험이다.

신사동은 기반시설 개선이 필요한 지역 중 주민 20% 이상이 동의하는 9개 지역 가운데 '마을만들기' 전문가들이 선정한 시범단지. 주택 106동 가운데 지은지 20년이 넘은 건물이 77동(72.6%)에 달하는데다 도로 등 기반시설이 취약한 곳이다.
주민들은 마을학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논의하는 동시에 마을의 새로운 자산이 될 수 있는 '보물'들을 발굴해내게 된다. 구는 이를 토대로 기본계획을 짜고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와 토론회를 거쳐 연말까지 사업계획을 완성할 방침이다. 도로정비나 주민편의시설 확충 등 구에서 일상적으로 각 지역에 투입하는 예산을 확보, 2012년부터 연차적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황영범 두꺼비하우징팀장은 "사업 초반인데도 주민들 기대치가 높다"며 "시범단지 사업 효과가 입증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동 주민 허윤정(39)씨는 "아파트에서 살기 싫어 산 바로 밑에 있는 조그만 집으로 이사했다"며 "주차장이나 좁은 도로같은 불편한 점만 고쳐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수단 = 두꺼비하우징은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사업이자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단이기도 하다. 은평구는 오랫동안 주거복지를 고민해온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민관합자 사회적기업인 두꺼비하우징 주식회사를 만들었다. 회사는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갖고 있는 고민을 새로운 마을에 구상으로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이후 실질적인 공사까지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고용하고 각종 자재수급이나 하도급은 지역 내 업체들에 맡길 계획이다. 황영범 팀장은 "보통 재건축·재개발 공사는 대형 건설업체가 맡아 그 협력업체에만 하도급을 주지만 두꺼비하우징은 지역 소상공인과 협동조합처럼 운영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집수리와 단독·다세대주택을 공동주택처럼 유지관리를 해주는 사업도 두꺼비하우징 영역이다. 남철관 두꺼비하우징 대표는 "주택개·보수 주택관리사업은 은평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회사 수익은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무상 집수리, 에너지효율 개선 등 공익형 사업에 투자하게 된다"고 말했다. 민간 합자회사라는 점을 십분 활용, 원가공개 문화를 선도하는 한편 이후에는 시민주주회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서민 주거권을 확보하면서 일자리 지역경제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새로운 서울을 만드는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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