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브라질 등 통화가치, 9월 이후 10% 하락
"신흥국 외환시장도 위기 전염" … 증권사, 원달러 환율 전망치 상향
신흥국 통화가치가 동반 폭락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이고 브라질,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가파르게 하락중이다. 브라질과 한국의 통화가치는 9월 이후 10% 이상 절하됐다.
유럽 재정위기에서 출발한 금융불안이 급기야 신흥국의 외환시장에까지 전이되고 있는 모습이다. 신흥국 통화가치가 갑작스런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선진국 은행들이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단기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신흥국 통화가치 '우수수' = 지난 23일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전날보다 3% 급락했다. 9월 이후 헤알화 가치는 17.65% 폭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도 9월 들어 달러 대비 약 5% 하락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앞다퉈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중앙은행은 지난 22일 이후 23일까지 이틀 연속 달러를 매도하며 루피아를 사들였다.
한국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3년만에 대규모 시장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은 23일 하루에만 50억 달러를 시장에 쏟아 부었고 그 결과 1200원에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은 1160원대로 하락 마감했다.
◆자금 회수 신호인가 = 이같은 신흥국 통화가치의 동반 약세 현상은 유럽 재정위기 이후 이어진 선진국 은행위기가 신흥국으로까지 전염되면서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선진국 위기가 신흥국으로 전이되는 경로 중 외환시장을 주목했다. 즉,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 은행의 신용위험이 상승하면서 선진국 은행들이 자금회수를 서두르기 시작했고, 선진국 은행의 자금사정 악화는 신흥국의 외은지점에서 달러공급을 축소하는 상황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신흥국 통화가치의 약세로 표면화될 수밖에 없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신흥 시장의 자금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마찬가지로 신흥국에 투입된 투자금이 회수되면서 해당 통화들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국내 경제 부정적 = 국내 증권사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26일 연평균 환율 전망치를 1080원에서 1095원으로 15원 상향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날 선진국 위기가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25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KTB투자증권은 전망치를 조정하지는 않았지만 1250원 선까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원화 약세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물가 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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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외환시장도 위기 전염" … 증권사, 원달러 환율 전망치 상향
신흥국 통화가치가 동반 폭락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이고 브라질,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가파르게 하락중이다. 브라질과 한국의 통화가치는 9월 이후 10% 이상 절하됐다.
유럽 재정위기에서 출발한 금융불안이 급기야 신흥국의 외환시장에까지 전이되고 있는 모습이다. 신흥국 통화가치가 갑작스런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선진국 은행들이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단기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신흥국 통화가치 '우수수' = 지난 23일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전날보다 3% 급락했다. 9월 이후 헤알화 가치는 17.65% 폭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도 9월 들어 달러 대비 약 5% 하락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앞다퉈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중앙은행은 지난 22일 이후 23일까지 이틀 연속 달러를 매도하며 루피아를 사들였다.
한국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3년만에 대규모 시장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은 23일 하루에만 50억 달러를 시장에 쏟아 부었고 그 결과 1200원에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은 1160원대로 하락 마감했다.
◆자금 회수 신호인가 = 이같은 신흥국 통화가치의 동반 약세 현상은 유럽 재정위기 이후 이어진 선진국 은행위기가 신흥국으로까지 전염되면서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선진국 위기가 신흥국으로 전이되는 경로 중 외환시장을 주목했다. 즉,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 은행의 신용위험이 상승하면서 선진국 은행들이 자금회수를 서두르기 시작했고, 선진국 은행의 자금사정 악화는 신흥국의 외은지점에서 달러공급을 축소하는 상황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신흥국 통화가치의 약세로 표면화될 수밖에 없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신흥 시장의 자금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며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마찬가지로 신흥국에 투입된 투자금이 회수되면서 해당 통화들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국내 경제 부정적 = 국내 증권사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26일 연평균 환율 전망치를 1080원에서 1095원으로 15원 상향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날 선진국 위기가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25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KTB투자증권은 전망치를 조정하지는 않았지만 1250원 선까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상 원화 약세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물가 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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