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행, 원화채권 등 해외자산 팔아 자본확충
3개월간 3조6천억원 유출 … '12월 위험론'도
상대적으로 안정세였던 국내 채권시장에도 회오리가 불까. 7월 이후 지속적으로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면서 유럽위기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꾸준히 원화 채권을 매수해왔던 유럽계 자금이 최근처럼 유출세가 지속될 경우 채권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외국인투자자의 만기상환액이 8조원 가량 몰려 있는 12월 위험론까지 나오고 있다.
◆프랑스 원화채권 보유액 '반토막' = 유럽위기가 부각된 8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하루에 100p 이상 빠지는 공포스런 나날을 보냈지만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평탄한 흐름을 보였다. 오히려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채권시장 쪽으로 유입되는 조짐까지 보이면서 채권가격이 오르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런 호시절은 지나간 듯하다. 7월부터 가시화된 유럽계 자금 이탈이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이후 순유출된 유럽계 자금은 3조 6330억원. 달이 갈수록 유출규모도 커지고 있다. 7월에는 4730억원 순유출되는데 그쳤지만, 8월에는 1조 2023억원, 9월에는 거의 2조원에 달하는 1조 9577억원이 순유출됐다.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의 매도세가 거세다. 프랑스 국적의 자금은 올해 들어 2조 507억원이 순유출돼, 원화채권 보유규모가 지난해말 대비 반토막(-44.7%)으로 줄어들었다. 영국 자금 역시 2조 1818억원이 순유출됐고, 전체 원화채권 보유 규모는 지난해말과 비교해 27.7% 감소했다.
◆유럽위기 유탄 맞나 = 이처럼 유럽계 자금의 유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데에는 유럽은행들의 자금회수가 깔려 있다. 그리스발 유럽위기가 심각해질수록 타격을 받을 유럽은행들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고, 결국 해외에 투자한 자산들을 팔아서 현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럽계 은행들의 전체 포트폴리오상으로 원화채권은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매각대상 중 수위에 오르리라는 예상이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채권시장에서의 유럽계 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이는 채권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유럽 재정 리스크 관련 재료는 시나리오에 상관없이 모두 한국채권시장에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말 경계론 솔솔 =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부담이다. 연말에는 회계연도 마감과 맞물리면서 외국인의 자금유출이 두드러진 시기다.
박형민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올해 12월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만기액이 7.9조원인데 이는 2008년 이후 세 번째로 많은 외국인 만기상환액"이라면서 "원화채권은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외환시장 변동폭에 따라 자금회수의 가능성은 항시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의 원화채권 매도세를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채권금리 상승, 환율급등의 원인은 달러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외은지점들의 원화채권이 주 원인이었다. 박 연구원은 "문제는 글로벌 펀드 보다는 외은지점들"이라면서 "유럽은행들이 자본확충의 일환으로 보유자산매각이 진행된다면 원화채권포지션 축소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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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3조6천억원 유출 … '12월 위험론'도
상대적으로 안정세였던 국내 채권시장에도 회오리가 불까. 7월 이후 지속적으로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면서 유럽위기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꾸준히 원화 채권을 매수해왔던 유럽계 자금이 최근처럼 유출세가 지속될 경우 채권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외국인투자자의 만기상환액이 8조원 가량 몰려 있는 12월 위험론까지 나오고 있다.
◆프랑스 원화채권 보유액 '반토막' = 유럽위기가 부각된 8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하루에 100p 이상 빠지는 공포스런 나날을 보냈지만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평탄한 흐름을 보였다. 오히려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채권시장 쪽으로 유입되는 조짐까지 보이면서 채권가격이 오르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런 호시절은 지나간 듯하다. 7월부터 가시화된 유럽계 자금 이탈이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이후 순유출된 유럽계 자금은 3조 6330억원. 달이 갈수록 유출규모도 커지고 있다. 7월에는 4730억원 순유출되는데 그쳤지만, 8월에는 1조 2023억원, 9월에는 거의 2조원에 달하는 1조 9577억원이 순유출됐다.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의 매도세가 거세다. 프랑스 국적의 자금은 올해 들어 2조 507억원이 순유출돼, 원화채권 보유규모가 지난해말 대비 반토막(-44.7%)으로 줄어들었다. 영국 자금 역시 2조 1818억원이 순유출됐고, 전체 원화채권 보유 규모는 지난해말과 비교해 27.7% 감소했다.
◆유럽위기 유탄 맞나 = 이처럼 유럽계 자금의 유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데에는 유럽은행들의 자금회수가 깔려 있다. 그리스발 유럽위기가 심각해질수록 타격을 받을 유럽은행들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고, 결국 해외에 투자한 자산들을 팔아서 현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럽계 은행들의 전체 포트폴리오상으로 원화채권은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매각대상 중 수위에 오르리라는 예상이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채권시장에서의 유럽계 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이는 채권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유럽 재정 리스크 관련 재료는 시나리오에 상관없이 모두 한국채권시장에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말 경계론 솔솔 =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부담이다. 연말에는 회계연도 마감과 맞물리면서 외국인의 자금유출이 두드러진 시기다.
박형민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올해 12월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만기액이 7.9조원인데 이는 2008년 이후 세 번째로 많은 외국인 만기상환액"이라면서 "원화채권은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외환시장 변동폭에 따라 자금회수의 가능성은 항시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의 원화채권 매도세를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채권금리 상승, 환율급등의 원인은 달러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외은지점들의 원화채권이 주 원인이었다. 박 연구원은 "문제는 글로벌 펀드 보다는 외은지점들"이라면서 "유럽은행들이 자본확충의 일환으로 보유자산매각이 진행된다면 원화채권포지션 축소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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