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한전이 빛가람 혁신도시에서 사옥 기공식을 갖는다.
2014년 8월 준공예정으로 나주시 금천면 15만㎡의 부지에 연면적 9만3000㎡의 건물이 지어진다. 지하 2층 지상 31층 규모의 사옥은 전라남도청의 건축연면적 7만9000㎡보다 1만4000㎡가 더 크다. 2005년 6월 정부가 공공기관이전계획을 발표한 지 6년만에 빛가람 혁신도시의 가장 큰 변화를 초래할 건물이 착공식을 갖는 것이다.
한전의 사옥 신축이 우리 지역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한전은 10개의 혁신도시와 세종시, 개별 이전도시를 포함해 130여개 이전공공기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이전 대상 임직원만 해도 1400명이고, 예산도 43조원(2009년 기준)에 이른다. 전라남도 예산이 4조9000억원인 것에 비교하면 전남도청 예산의 9배에 달하는 큰 규모다. 한전의 자체 계획에 의하면 2020년까지 매출 87조원, 해외매출 60억달러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목표도 갖고 있다. 한전이 전남의 지역경제에 미치는 커다란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은 지자체의 지방세원확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 2007년의 이전공공기관 매출액을 기준으로 지방소득세, 재산세 등의 지방세 납부액을 추정한 결과, 15개 이전공공기관의 지방세 납부 추정액은 총 17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3분의 1인 111억원이 한국전력에서 나온다. 2009년 예산 기준 나주시 지방세 수입이 4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세원이 확보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전 사옥 신축은 혁신도시 건설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전KDN, 한전KPS, 전력거래소 등 한전과 직접 관련있는 회사는 말할 것도 없고 에너지 관련 기관 및 기업의 혁신도시 입주가 줄을 이을 것이다.
한전 사옥 신축은 단지 빛가람 혁신도시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전체 혁신도시 건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혁신도시에서 한전이 갖는 상징적 의미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이를 계기로 혁신도시 건설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고 산학연유치 등 혁신도시의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책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전공공기관의 착실한 이주가 주요 관심사였다면 앞으로는 공공기관 이전 이후의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이 혁신도시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토를 골고루 발전시켜려는 지역개발이론 중에 성장거점이론이 있다. 국가가 갖고 있는 재원의 한계상 모든 도시를 다 같이 키울 수 없으니 가능성있는 도시를 골라 집중 육성하면 나중에는 주변지역까지 개발효과가 파급된다는 것이다. 성장거점도시를 키우는데 꼭 필요한 것이 추진력있는 기업(propulsive industry)의 존재다. 한전은 빛가람 혁신도시의 성장을 주도할 추진력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기업이 중심이 되어 도시를 발전시킨 사례는 다양하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시스타 사이언스파크는 에릭슨을 비롯한 다수의 IT기업이 핵심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포항제철, 광양제철이 포항시와 광양시를 이끌고 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전도 연관기업과 하청기업을 끌어 들이고 에너지분야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 한전은 지역과 함께 지역발전을 견인함으로써 지역에 있지만 세계에 우뚝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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