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외벽서 '하늘채' 글자 사라져 … 조합에 원상복구 요구
코오롱건설이 아파트를 잘 지어놓고도 아파트 외벽에 내건 주택 브랜드가 떼이는 수모를 당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우건설과 코오롱건설이 광명주공2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경기도 광명시 '철산푸르지오하늘채'의 외벽에서 코오롱건설의 주택브랜드인 '하늘채'가 떨어져 나갔다.
애초 짝수동과 홀수동을 가려 대우건설과 코오롱건설이 각 회사의 브랜드를 외벽에 노출시켰다. 하지만 지금은 아파트 외벽에 하늘채의 심볼만 남아 있고 '하늘채' 글자 자리에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가 대신하고 있다. 대부분 건설사들은 아파트를 준공한 후 외벽에 자사 브랜드를 노출시켜 광고효과를 얻는다. 비용을 산출하기 쉽지 않지만 브랜드를 떼인 것은 코오롱건설로는 경제적으로 막심한 손해다.
이 아파트는 22~34층 11개동, 전용면적 기준 59~134㎡ 1264가구로 이뤄진 대단지다. 대우건설과 코오롱건설이 5대 5 비율로 시공을 맡아 지난해 2월 입주를 시작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에서 하늘채가 푸르지오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보니 아파트 시세를 높이는 차원으로 떼 버렸다"고 말했다. 주민 A씨는 "기존 아파트 이름이 너무 길어 주민들 불만이 많았다"면서 "기왕이면 유명 브랜드가 낫지 않냐"고 말했다. 자신을 조합원이라고 밝힌 주부 B씨는 "몇억을 들여 외벽 브랜드를 교체한 것은 너무한 것 같지만 아파트값이 예전처럼 안 오르니 어쩔수 없다"고 거들었다.
코오롱건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코오롱건설은 최근 조합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원상복구를 요청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전에 조합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못 받았고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도 받지 못했다"면서 "소송 등 뾰족한 수가 없어 조합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준공된 지 20~30년 된 아파트의 입주민들이 시세를 높이기 위해 시공사의 주택브랜드를 붙이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예컨데 오래된 삼성아파트나 LG아파트가 기존 아파트 명칭에 래미안이나 자이와 같은 브랜드를 붙이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파트 소유자 4/5의 동의서를 받거나 총회 등을 거쳐 3/4이 동의를 받아야 하고 시공사의 동의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입주가 마무리 된 새 아파트 이름을 바꾸거나 시공사 브랜드를 떼 버리는 일은 흔치 않다. 또 아파트 명칭은 법적 요건을 거쳐야 하지만 외벽 로고를 바꾸는 것과 관련한 특별한 규정이 없는 상태다.
광명시청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쪽에서 명칭을 바꾸겠다는 요청은 없었다"면서 "아파트 소유자는 건설사가 아닌 주민들이기 때문에 외벽에 건설사 브랜드를 지우는 것은 주민들 자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사 주택사업 담당자는 "아파트 품질보다 브랜드를 우선시하다 보니 벌어진 일 같다"며 "시장이 장기 침체된 가운데 주택시장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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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건설이 아파트를 잘 지어놓고도 아파트 외벽에 내건 주택 브랜드가 떼이는 수모를 당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우건설과 코오롱건설이 광명주공2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경기도 광명시 '철산푸르지오하늘채'의 외벽에서 코오롱건설의 주택브랜드인 '하늘채'가 떨어져 나갔다.
애초 짝수동과 홀수동을 가려 대우건설과 코오롱건설이 각 회사의 브랜드를 외벽에 노출시켰다. 하지만 지금은 아파트 외벽에 하늘채의 심볼만 남아 있고 '하늘채' 글자 자리에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가 대신하고 있다. 대부분 건설사들은 아파트를 준공한 후 외벽에 자사 브랜드를 노출시켜 광고효과를 얻는다. 비용을 산출하기 쉽지 않지만 브랜드를 떼인 것은 코오롱건설로는 경제적으로 막심한 손해다.
이 아파트는 22~34층 11개동, 전용면적 기준 59~134㎡ 1264가구로 이뤄진 대단지다. 대우건설과 코오롱건설이 5대 5 비율로 시공을 맡아 지난해 2월 입주를 시작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에서 하늘채가 푸르지오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보니 아파트 시세를 높이는 차원으로 떼 버렸다"고 말했다. 주민 A씨는 "기존 아파트 이름이 너무 길어 주민들 불만이 많았다"면서 "기왕이면 유명 브랜드가 낫지 않냐"고 말했다. 자신을 조합원이라고 밝힌 주부 B씨는 "몇억을 들여 외벽 브랜드를 교체한 것은 너무한 것 같지만 아파트값이 예전처럼 안 오르니 어쩔수 없다"고 거들었다.
코오롱건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코오롱건설은 최근 조합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원상복구를 요청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전에 조합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못 받았고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도 받지 못했다"면서 "소송 등 뾰족한 수가 없어 조합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준공된 지 20~30년 된 아파트의 입주민들이 시세를 높이기 위해 시공사의 주택브랜드를 붙이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예컨데 오래된 삼성아파트나 LG아파트가 기존 아파트 명칭에 래미안이나 자이와 같은 브랜드를 붙이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파트 소유자 4/5의 동의서를 받거나 총회 등을 거쳐 3/4이 동의를 받아야 하고 시공사의 동의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입주가 마무리 된 새 아파트 이름을 바꾸거나 시공사 브랜드를 떼 버리는 일은 흔치 않다. 또 아파트 명칭은 법적 요건을 거쳐야 하지만 외벽 로고를 바꾸는 것과 관련한 특별한 규정이 없는 상태다.
광명시청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쪽에서 명칭을 바꾸겠다는 요청은 없었다"면서 "아파트 소유자는 건설사가 아닌 주민들이기 때문에 외벽에 건설사 브랜드를 지우는 것은 주민들 자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사 주택사업 담당자는 "아파트 품질보다 브랜드를 우선시하다 보니 벌어진 일 같다"며 "시장이 장기 침체된 가운데 주택시장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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