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없는 친구 놈이 있습니다.
아니, 친구 놈도 아니지요. 만나기만 하면 꼬리한 눈으로 사람을 훑어보고 어디 구린 데는 없나 살핍니다. 그러면서 항상 뭐 안 좋은 일이 있었냐고 물어요. 마치 안 좋은 일이 생기기라도 바란 양 말이예요. 자기한테 연락을 한 하면 무조건 안 좋은 일이 있나 보지요? 밥 먹고 할 지랄 없는 놈이라고 생각했어요. 조그만 오퍼상을 하는데 일하는 직원이 없어서 얼마간 고생을 한 적이 있었어요. 출장 중에 다녀갔던 모양이지요? 얼마 만에 와서는 한다는 말이 참 꼴값이더군요.
“문이 며칠 째 닫혀 있어서 어쩐 일인가, 뭐 안 좋은 일이 있었나 했다. 전화해도 안받고, 휴대폰도 꺼 있고….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나 싶어서 걱정 많이 했어.”
망했나 했겠죠. 이상한 위로를 지껄이더군요. 그러면서 사무실 안을 휘휘 둘러 봐요. 뭐 수상한 낌새가 없나 하는 얼굴로 말이죠.
전화를 하자니 꼬리하고, 안 하자니 쓸데없는 말을 또 듣겠고 진퇴양난입니다. 교묘하게 사람 부아를 돋구는 취미를 가진 모양입니다. 이러니 어쩌다 생각만 떠 올라도 이빨에 실이 낀 것처럼 불편한 심정이랍니다. 원치도 않게 찾아와서는 두리번거리며 사람을 살피고 정말 죽을 맛이랍니다. 멍청하게 한 10년 넘게 질질 끌려가며 괴롭힘을 당했답니다. 그러다가 어쩐 일인지 지난 삼 년간 소식이 없더라구요. 지말대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보지요? 쓸데없는 전화질도 안하고 염장 지르던 인간을 안보니 살 것 같더라구요. 참 잘 지냈지요. 그런데 오늘 사무실로 찾아와서는 적반하장도 유분수를 떨더군요. 뭐 안 좋은 일이 있었나 했다나요? 그래서 3년 동안 잠수를 했나 보다고 생각했다며 여전히 떠벌이더군요.
“야-. 밖에 나가니 우리나라가 보이더라구. 이번에 일 때문에 나가 있어 보니 앞이 보이는데 아찔한 기분이었다니까. 하하하.”
머리부터 발끝까지 쫘악 빼 입고 와서 묻지도 않는 내게 명함을 내밀며 그간 있었던 일을 자랑하더군요. 명함을 보니 온통 영어로 써있었어요. 내가 우물쭈물 들여다보자 한마디 거들더군요.
“이번에 중앙아시아 건을 따느라고 바빴다. 하하하.”
세월의 허풍을 잡는 사내가 바로 이 이상야릇한 친구 놈이랍니다. 그 동안 이 인간한테 받은 명함이 줄잡아 30개가 넘습니다. 영어를 좀 하니 어떤 작자가 데리고 다니며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재워 주고 했겠죠. 그럴듯한 명함 하나 만들어서 말입니다.
“얼마나 나가 있었는데?” 내가 시큰둥하게 물었습니다.
“아-, 한 이십 일 되나? 하하하. 너도 좀 시야를 넓혀 봐라. 그리고 옷 꼴이 그게 뭐냐?”
아이고, 몇 년 동안 이리저리 떠돌다가 얼마 전에 외국을 다녀온 모양입니다. 그걸 가지고 마치 몇 년 동안 외국에 살다 온 양 떠벌이는 인간이 슬슬 불쌍해 보였습니다. 뭔 일을 꾸미는지, 아니면 거창하게 뭔 일을 하려고 하는지 관심도 없는데 자꾸 떠들어대더군요. 바빠 죽겠는데 말이죠.
“야-. 입은 거지, 벗은 거지란 말도 있잖아, 임마. 넌 언제까지 이런 쬐꼬만 구멍가게에서 인생 조질래. 푼돈이나 만지고 얼굴 새카맣게 되도록 고생하고 말야. 하하하.”
어찌나 잘난 척을 하며 웃어 대는지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꾹꾹 참았습니다. 실컷 떠들어라. 이제 정말 오늘로 끝이다, 임마!
“배 고프냐?” 그 놈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어찌나 요란하게 나는지 나도 모르게 물었습니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니는 놈이 잘난 척은…. 미친 놈. 내 밑에서는 죽어도 일 못하겠다는 놈이 밥을 시켜 주자 땀을 뻘뻘 흘리며 먹더군요. 내참. 결국 그 잘난 척 하려고 온 것도 온 거지만, 밥 한끼 해결하려고 한 시간이 넘게 ‘하하하’ 허풍을 떨었더라구요.
이걸 내쳐, 말아. 밥 먹으며 내내 마음의 갈등을 일으켰습니다.
아니, 친구 놈도 아니지요. 만나기만 하면 꼬리한 눈으로 사람을 훑어보고 어디 구린 데는 없나 살핍니다. 그러면서 항상 뭐 안 좋은 일이 있었냐고 물어요. 마치 안 좋은 일이 생기기라도 바란 양 말이예요. 자기한테 연락을 한 하면 무조건 안 좋은 일이 있나 보지요? 밥 먹고 할 지랄 없는 놈이라고 생각했어요. 조그만 오퍼상을 하는데 일하는 직원이 없어서 얼마간 고생을 한 적이 있었어요. 출장 중에 다녀갔던 모양이지요? 얼마 만에 와서는 한다는 말이 참 꼴값이더군요.
“문이 며칠 째 닫혀 있어서 어쩐 일인가, 뭐 안 좋은 일이 있었나 했다. 전화해도 안받고, 휴대폰도 꺼 있고….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나 싶어서 걱정 많이 했어.”
망했나 했겠죠. 이상한 위로를 지껄이더군요. 그러면서 사무실 안을 휘휘 둘러 봐요. 뭐 수상한 낌새가 없나 하는 얼굴로 말이죠.
전화를 하자니 꼬리하고, 안 하자니 쓸데없는 말을 또 듣겠고 진퇴양난입니다. 교묘하게 사람 부아를 돋구는 취미를 가진 모양입니다. 이러니 어쩌다 생각만 떠 올라도 이빨에 실이 낀 것처럼 불편한 심정이랍니다. 원치도 않게 찾아와서는 두리번거리며 사람을 살피고 정말 죽을 맛이랍니다. 멍청하게 한 10년 넘게 질질 끌려가며 괴롭힘을 당했답니다. 그러다가 어쩐 일인지 지난 삼 년간 소식이 없더라구요. 지말대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보지요? 쓸데없는 전화질도 안하고 염장 지르던 인간을 안보니 살 것 같더라구요. 참 잘 지냈지요. 그런데 오늘 사무실로 찾아와서는 적반하장도 유분수를 떨더군요. 뭐 안 좋은 일이 있었나 했다나요? 그래서 3년 동안 잠수를 했나 보다고 생각했다며 여전히 떠벌이더군요.
“야-. 밖에 나가니 우리나라가 보이더라구. 이번에 일 때문에 나가 있어 보니 앞이 보이는데 아찔한 기분이었다니까. 하하하.”
머리부터 발끝까지 쫘악 빼 입고 와서 묻지도 않는 내게 명함을 내밀며 그간 있었던 일을 자랑하더군요. 명함을 보니 온통 영어로 써있었어요. 내가 우물쭈물 들여다보자 한마디 거들더군요.
“이번에 중앙아시아 건을 따느라고 바빴다. 하하하.”
세월의 허풍을 잡는 사내가 바로 이 이상야릇한 친구 놈이랍니다. 그 동안 이 인간한테 받은 명함이 줄잡아 30개가 넘습니다. 영어를 좀 하니 어떤 작자가 데리고 다니며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재워 주고 했겠죠. 그럴듯한 명함 하나 만들어서 말입니다.
“얼마나 나가 있었는데?” 내가 시큰둥하게 물었습니다.
“아-, 한 이십 일 되나? 하하하. 너도 좀 시야를 넓혀 봐라. 그리고 옷 꼴이 그게 뭐냐?”
아이고, 몇 년 동안 이리저리 떠돌다가 얼마 전에 외국을 다녀온 모양입니다. 그걸 가지고 마치 몇 년 동안 외국에 살다 온 양 떠벌이는 인간이 슬슬 불쌍해 보였습니다. 뭔 일을 꾸미는지, 아니면 거창하게 뭔 일을 하려고 하는지 관심도 없는데 자꾸 떠들어대더군요. 바빠 죽겠는데 말이죠.
“야-. 입은 거지, 벗은 거지란 말도 있잖아, 임마. 넌 언제까지 이런 쬐꼬만 구멍가게에서 인생 조질래. 푼돈이나 만지고 얼굴 새카맣게 되도록 고생하고 말야. 하하하.”
어찌나 잘난 척을 하며 웃어 대는지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꾹꾹 참았습니다. 실컷 떠들어라. 이제 정말 오늘로 끝이다, 임마!
“배 고프냐?” 그 놈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어찌나 요란하게 나는지 나도 모르게 물었습니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니는 놈이 잘난 척은…. 미친 놈. 내 밑에서는 죽어도 일 못하겠다는 놈이 밥을 시켜 주자 땀을 뻘뻘 흘리며 먹더군요. 내참. 결국 그 잘난 척 하려고 온 것도 온 거지만, 밥 한끼 해결하려고 한 시간이 넘게 ‘하하하’ 허풍을 떨었더라구요.
이걸 내쳐, 말아. 밥 먹으며 내내 마음의 갈등을 일으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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