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캐스팅 시대는 끝났다?.
최근 개봉된 영화 '카운트다운'(감독 허종호)은 호화 캐스팅을 뽐냈다. '칸의 여왕' 전도연과 충무로 남자배우 캐스팅 1순위로 꼽히는 정재영이 주연을 맡아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러나 10일 현재 전국 관객은 고작 40만4369명이다. 투자사는 심기가 불편하고 주연배우 역시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김선아와 김주혁을 내세운 '투혼'(김상진 감독) 역시 어제 하루 3만4057명을 끌어들여, 지금까지 12만1338명의 내장객을 기록했다. 물론 '투혼'은 아직 초반인데다 '영화가 괜찮다'는 입소문이 나고 있어 기대는 되지만 박스오피스 4위가 마음에 걸린다.
김혜수는 '타짜'(2006년)에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정마담이란 캐릭터를 잘 소화했지만, 그후 '바람 피기 좋은 날'(장문일 감독) '좋지 아니한가'(정윤철 감독) '열한번째 엄마' (김진성 감독) '모던 보이'(정지우감독)등에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스타가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투자사들은 엄청난 수업료를 지불한 뒤에야 '이제 더 이상 배우의 이름값만으로는 영화가 되지 않는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일차적인 책임은 주연배우에 있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예전에도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던 작품들이 한국영화에 '재앙'을 불러오며 무너진 사례는 적지 않다. 요즘 그런 트렌드가 더욱 구체화됐을 뿐이다.
그럼에도 스타 캐스팅이 반복되는 것은 투자사들이 스타 캐스팅을 고집하기 때문이라고 영화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라는 스타 배우가 나온 작품이어서 투자했다'고 말하면 책임 회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 스타 캐스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대박을 터트린 작품들은 많다. '왕의 남자'(이준익 감독) '웰컴 투 동막골'(박광현 감독)이 그랬고, '추격자'(나홍진 감독)도 스타급이 아닌 신선한 캐스팅으로 성공한 사례. 또 '친구'(곽경택 감독)는 조연배우였던 장동건을 주연으로 발돋음시켰고, '왕의 남자'의 이준기는 당시 신인이었다. 이준기와 함께 주연을 맡은 감우성도 당시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추격자'의 김윤석과 하정우도 이 작품에 출연할 때는 스타가 아니었다. '식객'(전윤수 감독)은 신인 연기자 김강우 이하나를 주연으로 내세워 전국 300만 관객을 동원했고 '미인도'(전윤수 감독)도 묵직한 연기자 김영호를 이끌어냈고, 지금은 개명한 김민선이란 배우를 끌어냈다.

올해만해도 올해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써니'(감독 강형철)가 전혀 예기치 않은 수확을 울렸다.
여기에 이날까지 7백37만9423명을 기록하며 돌풍을 유지하고 있는 '최종병기 활'도 박해일외에는 문채원 등이 모두 톱스타는 아니었다. 또 어제 하루 15만8172명을 끌어들이며. 최근까지 3백74만7902명을 기록하고 있는 '도가니'의 흥행 역시 공유, 정유미의 힘에다 원작, 그리고 성폭행이 전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한 사회적인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앞으로도 한재석 이하늬를 앞세운 '히트'(감독 이성한)가 좋은 연출과 시나리오를 최대 강점으로 삼아 흥행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만약 이 영화도 성공한다면 지금껏 어깨에 힘주며 몇억원씩 고액 출연료를 챙겨가던 스타급 연기자들의 존재감 또한 더욱 사라질 것 같다.
[이슈데일리 황용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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