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월가 시위 남의 일이 아니다

지역내일 2011-10-11
박상조 (사) 기업책임시민센터 이사장, 전 공정위 삼임위원

미국 금융기관 임원들의 과도한 보수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남의 일이 아님을 알겠다.

금주 언론보도를 보면 한국 금융기관 등기 이사의 급여가 월 평균 7000만원을 상회한다고 한다. 최하위가 월 2000만원 이상이다. 삼성증권과 지금 매각이 논의되고 있는 한국외환은행의 경우 등기이사의 월급여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 100대 기업 2010년 평균 연봉도 1억원 이상인데,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미국보다 훨씬 적다는 점, 일반 근로자들의 평균급여와 비교할 때 과도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등기이사라면 배당금도 별도로 받을 것이다. 대체 어떤 일을 했기에 이런 천문학적인 급여를 받아가고 있는가?

노사정위원회가 지난해 합의한 2011년 최저임금은 8시간 근무기준으로 하루 일당 3만4560원이다. 쉬지 않고 주5일 열심히 일하면 일년에 830만원 정도 벌 수 있다.

기원전 플라톤은 "폴리스의 소득격차가 4대 1을 넘어서면 사회적 불안요인이 된다"고 했다. 경제학자 이스비스트 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 사람과 가장 교육기간이 긴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된 사람의 급여를 표준으로 가장 합리적인 급여의 격차는 8대 1"이라고 했다.

이 정도의 격차가 생기는 경우 고졸 취업자와 의과대학을 졸업한 취업자가 평생 벌어들인 돈이 같아진다.

플라톤 "소득격차 4배 넘으면 위험사회"

8대 1의 근거는 교육비 차이 2배, 감독자와 피감독자의 급여 차이 2배, 경력에 의한 급여 차이를 2배 인정하여 나온 것이다.

높은 급여를 받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회사를 위해서 가정이나 다른 여러 가지를 희생하였기 때문에 정당하게 번 돈이라 주장할 것이다. 과연 그러한가? 기업체든 개인이든 우리 모두는 시장에 참여하여 생계를 이어간다. 시장이라는 공공재가 없다면 기업이나 개인이 경제활동을 할 수가 없다.

그러면 시장은 누가 만들어 주었는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여 만들어 준 것이지 개인이나 기업이 시장을 만들 수는없다. 이런 점을 의식한다면 왜 기업에 대하여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라느니 사회공헌을 하라느니 요구하는 이유를 알 것이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관련하여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말이 '기업에 대한 사회의 면허'(corporate license)란 말이다. 기업 활동을 사회가 인정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고, 그 인정의 근거는 기업이 사회에 유익한 경제활동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업이 이윤을 올리는 것은 임직원이 잘 해서만이 아니다. 소액주주, 소비자, 협력업체, 국가의 시장보호 체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인정하지 않는 기업인들은 과도한 보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한국은 '90대 10'의 사회

지금 우리나라는 '소득격차 90대 10'의 상태가 되었다. 과거 파래토가 이탈리아의 소득분배 상황을 보고 '80대 20의 사회'란 말을 만들었고, 우리는 이것이 마치 보편적인 법칙인양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플라톤이 한계상황으로 보았던 소득격차 4대 1의 상황이 되었다는 것일 뿐, 그것이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법칙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90대 10의 사회가 나타날 수 있는가?

월가 시위는 남의 일이 아니다. 기업과 금융기관, 정부는 정적한 보수의 격차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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