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거짓말 시장안정책’ 도마위에

지역내일 2011-10-20
재정부 "통화스와프 필요없다" 수차례 강조 … 8월부터 물밑협상

정부의 '선의의 거짓말(White lie)'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한미·한일 통화스와프 추진과 관련해 시종일관 부인해왔다. 정부는 시장안정차원이었다고 말했지만 시장에 거짓말로 신호를 준 것으로 정부의 다른 발표에 대한 신뢰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한일통화스와프 규모를 700억달러로 확대하는 것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8월6일) 이후 그리스 문제가 급속히 악화된 시점에 (한일 통화스와프)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부총재는 "8월부터 글로벌위기 가능성이 커졌을 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구체화된 것은 9월이었다"고 설명했다.

8월에 준비하고 논의에 들어갔으며 구체적인 금액과 조건 등이 9월에 나왔다는 얘기다.

그러나 8월 12일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시장이 급등락하자 하루 전에 급히 자청한 외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통화스와프 확대, 신규 등을 고민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 일본과의 통화스와프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고 그렇게 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단언했다. 김재천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달 반이 지난 지난달 26일 역시 외환, 주식시장의 급등락현상이 나타나자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화스와프를 거론할 정도로 외환사정이 나빠진 것은 없다"면서 "한미 통화스와프를 다시 안 가도 될 정도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달 4일엔 신제윤 차관 역시 기자실을 찾아 한미 등과의 통화스와프의 불필요함을 역설하면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위기대응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9일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를 700억달러까지 확대하는 파격안에 합의했다.

◆석연치 않은 한미 통화스와프 무산 = 한미 통화스와프도 정부가 적극 추진했지만 미국의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앞서 외교라인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기자들에게 사전에 공지한 바 있다.

기자들에게 미리 제공한 한미정상회담 언론발표문에 들어있었던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와 같이 외환유동성 공급을 통한 환율 안정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 한다'는 문구에서 '외환유동성 공급을 통한'이란 표현을 하루만에 삭제했다. 한미간 통화스와프 협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게 재정부의 설명이었지만 청와대와 외교라인에서는 한미간 통화스와프 협정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미국은 런던 스위스 캐나다와 주요 거점이자 선진국인 일본, 유럽의 중앙은행들과만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매우 긴급한 상황이라 일시적으로 맺은 것이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일반적으로 주요국이 아니면 통화스와프를 맺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통화스와프 체결 노력이 사실상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김중수 총재의 '신호' = 재정부의 '통화스와프 추진'과 관련한 거짓말이 시장안정을 위한 방책이었다고 하지만 앞으로 정부의 '하얀 거짓말'이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김중수 한은 총재의 발언은 의미가 있어 보였다. 김 총재는 10월 13일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통화스와프가 현재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아예 화제로 안 삼는 것이 내가 택할 수 있는 길"이라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때 금융·자본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첫 번째로 기여한 게 미국 중국 일본간 통화스와프"라고 말했다.

한편 19일 기자회견장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전망에 대한 질문에 신제윤 차관은 "한미와 한중은 상대방이 있어 지금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언급, 미국 중국과의 접촉가능성도 열어 놨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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