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앞에서 비굴하지도 벌벌 떨지도 않았다”

지역내일 2011-10-27
'인천 조폭 난투극' 현장 경찰관 항변의 글
조현오 청장 '주눅 발언' 정면반박해 주목

'인천 조폭 난투극' 미온대처로 경찰청 감찰을 받고 있는 경찰관이 "조폭 앞에서 결코 비굴하지 않았고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해 조폭을 제압했다"며 항변하고 나서 주목된다. "왜 조폭 앞에 현장 경찰이 위축되고 주눅드냐"며 현장경찰관들을 공개적으로 질타한 조현오 청장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경찰청 감찰관실 관계자는 26일 인천 조폭 난투극 사건과 관련 "현장출동 경찰관들은 당시 현장을 찍은 '채증동영상'을 제시하며 '조폭 앞에서 벌벌떨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한 경찰관은 내부망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까지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경찰청 내부망엔 '언론에서 연일 지탄을 받고있는 인천길병원 장례식장 조폭 유혈난동사건의 현장지휘책임자였던 형사과 강력팀장'이라고 소개하며 당시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글이 올라와 있다. 이 글은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전파된 뒤 26일 밤에는 경찰내부망에도 올려졌고 조 청장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 근무중인 경찰관과 가족에게 사실을 알리기 위해 글을 썼다는 이 경찰관은 "저는 조직폭력배들 앞에서 결코 꽁무니를 빼는 그런 비굴한 경찰관이 아니었고 목숨을 걸었던 자랑스러운 강력팀 형사였다는 점을 동료 선후배 여러분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 알려달라"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사건 당일 상황실 연락을 받고 테이저건 등 장비를 챙겨 형사기동대차를 타고 도착한 장례식장 주변은 평온한 상태로 별다른 조짐이 없었다. 빈소를 탐문했고 크라운 조폭 추종세력들이 삼삼오오 모인 것을 보고 형사과장에서 상황을 알렸다. 상황실에 지원요청을 하던 중 형사기동대차 뒤 300미터 떨어진 곳에서 2명의 남자가 뛰어나왔다.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어 주변 형사에게 그들을 잡으라고 소리쳤고 칼을 들고 있던 피의자 제압에 나섰다. 당시 피의자는 칼로 피해자를 찌른 상황이었고 또 찌르려는 순간 테이저건을 발사해 피의자인 신간석파 행동대원을 살인미수죄로 체포했다.

체포과정에서 주변에 있는 크라운파 추종세력들이 몰려 들었고 형사 5명은 피의자를 제압하면서도 그들과 대치했다.

그는 "당시 팀원들은 목숨을 걸었고 우리가 죽더라도 동료들이 끝까지 추적해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막내형사에게 채증을 시켰다"면서 "현"현장책임자로서 동료들과 더불어 흉기를 든 범인을 제압하고 피해자를 구조해 후송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홍보실(인천경찰청)에 건넨 CCTV동영상을 방송사가 편집해 왜곡보도 했다"면서 "형사기동대차 뒤에서 뛰어다닌 사람들은 조폭이 아닌 강력팀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친 몸을 이끌고 옷을 갈아입기위해 집에 갔더니 TV를 본 어린 아들이 울면서 '형사기동대 뒤에서 뛰어다니던 사람이 우리 아빤데, 우리 아빠가 조폭이었냐'고 물었다"면서 "애 앞에선 아무말도 못했지만 '조폭앞에서 결단코 비굴하지 않았고 벌벌 떨지도 않았다'고 속으로 말했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 내부에선 "이 글이 사실이라면 현장에서 목숨을 건 검거작전을 펼친 강력형사들이 억울하게 징계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 역시 지휘부의 뜻을 왜곡시켜 전달하는 중간 간부들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조 청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은 대한민국 경찰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사람이고,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사람, 조직에 있을 필요가 없다. 함께 가지 않겠다"고 현장 출동 경찰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관할서장을 직위해제하고 수뇌부인 인천지방경찰청장과 본청 수사국장을 징계 대상자로 결정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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