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3대 축은 ‘돈-가족-커뮤니케이션’

지역내일 2011-10-31 (수정 2011-10-31 오후 3:56:32)

100세시대를 맞이하는 한국 사람들의 반응은 공포 아니면 무심 둘 중의 하나로 갈린다. 이같은 반응의 공통적인 부분은 은퇴나 이후의 삶을 정면으로 직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극단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은퇴라는 것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어차피 다가올 것이라면 필수적인 것만 준비하자는 생각만 가져도 과도한 공포감이나 무관심은 사라진다고 말한다. 은퇴 후 삶의 3대 축으로 제시되는 돈, 가족,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은퇴 후 삶을 설계해 보자.

◆노후 자산관리 '2중 방어막'을 쳐라 = 돈, 즉 재무적인 관점의 노후대비에 대한 정답은 사실 나와있다. 어느 은퇴 전문가든 전문가들은 경제위기가 반복되고 있고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같은 사적연금의 2중방어막을 칠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박형수 우리투자증권 100세 시대 연구소장은 "미래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병행해서 가져가는 것이 좋다"면서 "은퇴를 앞둔 사람이라면 자금이 어느 정도 축적됐으니 자녀 결혼비 등으로 소진시키지 않고 월 지급식 연금보험 등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트해브' 개념을 바꿔라 = 문제는 이렇게 정답이 나와 있음에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은 겨우겨우 붓고 있지만 사적연금을 부을 생각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경우 생활비도 되지 않는 국민연금에만 기대다가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 경우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부분은 '다운사이징' 이른바 살림 줄이기다. 은퇴 이전의 '머스트해브(must have·꼭 가져야만 하는 것)'와 이후의 머스트해브는 다르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고령층이 가장 포기하기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자택'이다.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을 활용한다면 자택은 포기하더라도 당장이라도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상품이라는 점에서 고려할 만하다.

◆수다 떨 사람도 없는 14만 6000시간 = 돈이라는 첫번째 축 외에도 은퇴 후 삶의 질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밥 먹는다고 행복해질 수 없듯 은퇴 후 삶을 풍요롭게 할 다른 축은 가족,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다. 두 가지 축은 사실 통한다. 둘다 '시간관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60세 은퇴한 사람이 100세까지 건강하게 산다고 가정할 때 하루 8시간 TV를 보고, 6시간씩 잠을 잔다고 해도 남는 시간은 장장 14만6000시간에 달한다. 이 많은 시간을 홀로 외롭게 지낼 생각이 아니라면 함께 지낼 가족, 그리고 취미나 여가활동을 함께 할 친구, 하다못해 수다라도 떨 사람 즉 소통할 인연이 절실해진다.

일단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과의 관계회복(?)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회사 중심 인간형이다.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TV를 유일한 벗으로 삼기 일쑤고, 자식들과의 관계는 갈수록 소원해진다. '아버지가 부재했던 시간'이 길어질수록 끼어들기도 어려워진다. 어색하고 민망하더라도 가족과 지내는 시간을 차츰 늘려야 한다.

◆무연사회, 남의 일이 아니다 = 가족뿐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소통의 문제도 은퇴 후 삶의 질을 좌우할 중요한 지점이다. 삶의 터전이 직장 주변에서 집 주변으로 바뀌는 것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례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직장인들은 인사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할아버지들이 파고다공원에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회사에 인생을 바친 이라면 집 주변에 아는 사람이, 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본부장은 "일본에서 사회적 키워드로 떠오른 것이 무연(無緣)사회라는 개념"이라면서 "경제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인간관계가 직장중심으로 바뀌었지만 경제침체나 은퇴 등으로 직장을 잃었을 경우 돈 외에도 인연의 연결고리까지 없어지면서 더 큰 상실감을 느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은퇴자들도 직장과 함께 인연을 잃는 차가운 무연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동네 커뮤니티, 아니면 취미를 고리로 은퇴 후까지 직장인연을 지속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고독한 은퇴자의 삶을 피할 수 있다.

◆예상보다 오래 산다는 걸 명심 = 은퇴 후의 준비사항에 대해 지식으로만 가지고 있어서는 별 소용이 없다. 마음으로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마인드전환이 가장 첫번째라는 이야기다.

김 본부장은 "평균수명 80세 정도까지만 살 거라고 보통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죽는 나잇대는 85세이고, 2020년 정도만 가도 90세가 될 것"이라면서 "80세쯤 죽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은퇴 준비와 더 오래 살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자세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예상보다 오래 살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은퇴준비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커뮤니케이션 - 은퇴 후 파고다공원족? 집 주변 인연 만들어야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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