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로 부동산 규제 어려워질듯

지역내일 2011-11-23
건설시장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때 이미 개방 … 파급효과 미약
국토연구원 "토지규제를 포함한 모든 공적 규제 조치에 대한 분쟁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지적

한미FTA가 발효되도 건설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을 통해 대부분 개방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미FTA 협상과정에서도 건설분야는 큰 쟁점이 없었다. 다만 최근 독소조항으로 꼽히고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로 인해 부동산 정책, 특히 규제정책에 큰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국토해양부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미FTA가 발효되도 건설시장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이미 외국업체들도 국내 건설업자로 등록해 국내시장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그러나 몇 몇 미국업체가 등록한 사실이 있으나 공사를 직접 시공한 것은 없다. 현재 국내에 종합건설업으로 등록한 미국 건설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FTA가 발효되도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대규모 국책사업 등에 대한 기본설계 및 사업관리 등 엔지니어링 분야에 미국기업의 진출이 예상된다. 국내 엔지니어링 기술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부 조달부문도 크게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다. 한미 양국은 정부조달 건설공사의 경우, 정부조달 적용기관을 중앙정부로 한정했다. 기존 세계무역기구 정부조달협정(WTO GPA) 개방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민자사업이 정부조달 대상에 포함됐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민자사업에 들어온 외국기업은 인천대교 건설에 참여한 영국 에이멕사가 유일할 정도로 외국사의 국내 민자사업 진출은 미미하다.

토지·주택 및 부동산 서비스 부문도 이미 대부분 개방돼 있는 상태다. 1998년 건축물 분양 및 임대업이 허용됐고, 토지시장도 토지취득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전면 개방됐다. 중개·감정·컨설팅 등 부동산서비스업도 1996년 개방됐으나 외국업체 진출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상호 GS건설경제연구소장은 "이미 우리 건설시장은 충분히 개방돼 있는 상태"라며 "한미TFA가 발효되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다. ISD는 투자자가 상대방 국가의 정책으로 인해 이익이 침해당했을 때 해당 국가를 자국 법원이나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 등에 제소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ISD가 도입되면 '과도한 규제'에 대해 제소할 수 있다. 현재 한미FTA 협정은 환경, 위생, 안전과 함께 '부동산 가격안정화' 정책을 ISD 간접수용(직접적인 규제를 가하지 않더라도 정부 정책이 간접적으로 효력을 미쳤다면 직접수용과 같은 효과를 가진 것으로 간주하는 것) 제소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차별적이고 선의로 간주할 수 없는 과도한 규제는 간접수용 대상이 될 수 없다. 미국 투자자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자신의 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부의 직접규제와 같은 조치로 해석해 ISD 적용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국토연구원이 2008년말 펴낸 '투자자국가소송에 대비한 토지규제 개선연구'보고서를 통해 "토지규제를 포함한 모든 공적 규제조치에 대한 분쟁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미FTA에서 도입한 간접수용과 ISD는 향후 우리나라 규제체계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투자자의 재산가치를 감소시킬 수 있는 그린벨트의 추가지정이나 도시계획시설부지 지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공익사업 수행 시 필요경비 일부를 부담시키는 부담금 제도 역시 조세와의 중복성 등의 문제로 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보고서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규제의 품질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일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전략센터장은 "ISD가 도입되면 정부의 규제정책이 보다 신중해지고, 투명해지는 발전적인 면도 있지만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때 투자자 이익을 침해할 소지가 많기 때문에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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