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찬회 거듭 불참 … '대세론 붕괴' 의미 새겨야
"박근혜 전대표가 오늘 같은 날 체육복 입고 의원들과 함께 토론도 하고 식사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참 좋을 텐데…."
지난 9월 1일 천안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렸던 의원 연찬회를 지켜보던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촌평이었다. 당시는 10·26 재보선을 앞두고 박 전대표의 선거지원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시점. 이즈음 박 전대표는 "선거지원 여부를 논하기 전에 복지에 대한 당론이 정리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결국 이날 연찬회는 한나라당의 복지노선에 대한 토론으로 집중됐다.
하지만 이 문제를 제기한 박 전대표는 연찬회에 불참했다. 특별한 설명은 없었다.
다시 시간이 흘러 11월 29일 국회 도서관에서 한나라당 연찬회가 열렸다. 이번에는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당협위원장까지 포함해 2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시장 선거패배 이후 불거진 한나라당의 쇄신내용과 방향, 지도부 교체, 박근혜 역할론(조기등판론) 등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한 연찬회는 밤 12시 가까이 돼서 끝이 났다. 50명이 넘는 참석자가 발언을 이어가는 그야말로 마라톤회의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도 박 전대표는 나타나지 않았다. 개인 일정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연찬회는 미리 공지됐던 일정이고, 하루 종일 이어진 회의인데 잠시 짬을 내 들를 시간조차 없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대신 박 전대표를 대신해 친박(친박근혜) 진영에서 토론을 주도해 갔다. 정책쇄신이 우선이라는 점과 현 지도부 교체와 박 전대표 조기등판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이 주를 이뤘다. 박 전대표가 주장하던 내용과 일맥상통한 대목이다.
이런 스타일 때문에 박 전대표는 논쟁의 현장에서는 비껴나 있으면서 친박 의원들을 통해 본인의 뜻을 관철시키는 '가이드라인 정치', '막후정치'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박 전대표의 치명적 오판은 여기서 발생하고 있다. 안철수·박원순 바람을 통해 4년을 이어온 대세론이 이미 무너졌고, 기성정치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박전대표의 조기등판론이 거듭 불거진 것도 이 때문이다.
정두언 의원은 이를 두고 "박 전대표는 부자가 아니라 가난뱅이가 됐다"며 "직접 나서서 뭐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보수원로도 "대통령은 이제 나가는 사람이지만 박 전대표는 앞으로 5년 동안 나라를 이끌겠다는 사람 아니냐"면서 "본인이 주도해 한나라당을 바꿔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가롭게 2선에 머물며 가이드라인만 제시할 때가 아니라는 의미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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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대표가 오늘 같은 날 체육복 입고 의원들과 함께 토론도 하고 식사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참 좋을 텐데…."
지난 9월 1일 천안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렸던 의원 연찬회를 지켜보던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촌평이었다. 당시는 10·26 재보선을 앞두고 박 전대표의 선거지원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시점. 이즈음 박 전대표는 "선거지원 여부를 논하기 전에 복지에 대한 당론이 정리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결국 이날 연찬회는 한나라당의 복지노선에 대한 토론으로 집중됐다.
하지만 이 문제를 제기한 박 전대표는 연찬회에 불참했다. 특별한 설명은 없었다.
다시 시간이 흘러 11월 29일 국회 도서관에서 한나라당 연찬회가 열렸다. 이번에는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당협위원장까지 포함해 2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시장 선거패배 이후 불거진 한나라당의 쇄신내용과 방향, 지도부 교체, 박근혜 역할론(조기등판론) 등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한 연찬회는 밤 12시 가까이 돼서 끝이 났다. 50명이 넘는 참석자가 발언을 이어가는 그야말로 마라톤회의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도 박 전대표는 나타나지 않았다. 개인 일정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연찬회는 미리 공지됐던 일정이고, 하루 종일 이어진 회의인데 잠시 짬을 내 들를 시간조차 없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대신 박 전대표를 대신해 친박(친박근혜) 진영에서 토론을 주도해 갔다. 정책쇄신이 우선이라는 점과 현 지도부 교체와 박 전대표 조기등판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이 주를 이뤘다. 박 전대표가 주장하던 내용과 일맥상통한 대목이다.
이런 스타일 때문에 박 전대표는 논쟁의 현장에서는 비껴나 있으면서 친박 의원들을 통해 본인의 뜻을 관철시키는 '가이드라인 정치', '막후정치'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박 전대표의 치명적 오판은 여기서 발생하고 있다. 안철수·박원순 바람을 통해 4년을 이어온 대세론이 이미 무너졌고, 기성정치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박전대표의 조기등판론이 거듭 불거진 것도 이 때문이다.
정두언 의원은 이를 두고 "박 전대표는 부자가 아니라 가난뱅이가 됐다"며 "직접 나서서 뭐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보수원로도 "대통령은 이제 나가는 사람이지만 박 전대표는 앞으로 5년 동안 나라를 이끌겠다는 사람 아니냐"면서 "본인이 주도해 한나라당을 바꿔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가롭게 2선에 머물며 가이드라인만 제시할 때가 아니라는 의미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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