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성장엔진 브릭스(BRICs) 흔들린다 (4) 러시아] 국제유가 따라 경제도 출렁 … 원자재대국 ‘양날의 칼’

지역내일 2011-11-15
원자재 관련 산업이 국내총생산(GDP) 30% 차지
위기에 취약 … 유럽 위기 장기화시 영향 불가피

최근 러시아 경제에 대한 평가는 선방중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올 3분기 성장률은 4.8%로 지난 2분기 성장률 3.4%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러시아 경제가 대체로 순조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시선에선 불안감이 느껴진다. 원유가격에 따라 변동성이 큰 러시아경제의 특성을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실감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당시 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난 원유가격 때문에 분기 성장률이 -10%대까지 내려가는 등 금융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로 기록됐다. 이후 정부의 경기부양책, 국제 유가 반등세 등으로 러시아경제는 회복궤도에 들어섰지만 원자재의존형 국가의 취약점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에 좌우되는 러시아 경제 = 지난 금융위기 당시 러시아 경제가 받은 충격은 위기의 진앙지였던 미국보다 훨씬 컸다. 2009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4%에 머문 데 비해, 러시아는 -7.8%를 기록했다. 증시 하락률도 전세계에서 최고 수준이었다. MSCI 국가지수 기준으로 2008년 12월말 러시아 지수 하락률은 -70%를 넘어섰다. 당시 외국인 투자자금의 급격한 이탈로 브릭스 등 신흥국들이 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러시아 지수 하락률은 단연 최고였다.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파이프 지난 금융위기 때 큰 타격을 입었던 러시아는 이번 유럽 위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개통한 러시아와 유럽간 가스공급 파이프라인. 이번 개통으로 러시아는 중계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들로 천연가스를 수송할 수 있게 됐다. 사진 AFP 연합뉴스

유독 러시아가 타격을 받은 데는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탓이 크다. 러시아 전체 수출에서 석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9월까지 68%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원자재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러시아 경제는 국제 유가나 천연가스 가격에 연동될 수밖에 없고 유가하락의 요인이 되는 세계경기침체에 바로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7일 러시아를 방문, "러시아는 놀라운 만큼 풍부한 원자재를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원유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고 인플레이션 통제를 통한 예측가능성과 경제안정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곳곳의 불안감 = 문제는 또한번의 위기가 찾아왔고,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그리스발 유럽 위기가 점화되면서 러시아 경제는 역시나 위기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확산되자 러시아 금융시장도 덩달안 불안해졌다. 지난 8월 1일 1985.78이었던 RTS지수는 단 10일만에 1536,68로 22.6% 급락했고, 10월에는 1200선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유럽 위기로 인해 세계경기가 악화될 경우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러시아 경제에도 직격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뺐기 때문이었다.

지난 10월에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러시아 은행시스템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또 세계 경기 둔화로 러시아 성장률이 올해 3.8%, 내년 2.8%로 예상했다. 국제 시장에서의 에너지 수요 감소가 부정적 영향을 주리라고 전망했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러시아 경제는 순조로운 편"이라면서도 "세계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어 유가의 하락추세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러시아 경제도 맘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정치적 리스크도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내년 3월 대선에서 푸틴 총리가 대통령으로 선출될텐데 푸틴 총리가 메드베데프 현 대통령에 비해 덜 시장친화적이었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치적 리스크와 유가하락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자본유출이 급격히 확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급속한 자금이탈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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