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개관 66주년 특별 전시회 … 신문 귀중본 등 12개 분야 국보급 문헌 포함
1936년 8월 25일 동아일보의 일장기말소 계획이 결행되기 약 열흘전인 8월 13일, 조선중앙일보는 신문에 손기정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시상식 사진을 흐릿하게 전재했다.
일장기만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손기정의 얼굴조차 흐릿했다.
사진기술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댔고, 이 덕에 검열을 무사히 통과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동아일보는 일장기말소 계획을 세웠고, 담당 기자들은 경찰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동아일보는 무기한 정간을 당했다.
조선중앙일보 사장이었던 여운형은 자진해서 휴간하는 것으로 위기를 넘기려 했지만, 조선총독부가 끝내 복간을 허용하지 않아 신문은 폐간됐다.
바로 그 1936년 8월 13일자 조선중앙일보에 실린 '흐릿한 사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우진영)이 개관 66주년을 맞아 특별 기획전시회 '열두 서고, 열리다'를 개최한다.
한국사 5천년의 지식 문화가 숨쉬는 대한민국 책 곳간의 빗장을 걷어내는 것이다.

12서고 열리다 ①정부간행물-李王家系譜(발행년미상) ②딱지본-숙영낭자젼(1916) ③교과서-국민소학독본-학부편집국(1895) ④딱지본-산쳔초목(1912) ⑤잡지-女性(1936.11.) ⑥고문헌-수양대군편-釋譜詳節(1447) ⑦딱지본-빈샹셜(1911) ⑧외국인의 한국지(誌)- Elizabeth Keith 'Old Korea'(1946) ⑨잡지-家庭之友(1937.1) ⑩조선중앙일보-1936.8.13-오늘의 영웅 손기정 ⑪정부간행물-梁山夫婦塚と其遺物(1927) ⑫고지도-D'Anville-ROYAUME DE COREE(1737) ⑬족보-동국씨족고 ⑭딱지본-고목화(1912) ⑮잡지-개벽(1920.8. 3호) 사진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개관이래 특별 기획전 첫 시도 =
국립중앙도서관의 이번 기획전은 1945년 10월 15일, 국립도서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시도되는 특별 기획 프로젝트이다. 1년여의 준비 작업 끝에 수백만 소장자료 중 독보적이고 특화된 장서를 대상으로 공개 작업을 준비했고, 그 결과 12개의 분야를 엄선해 대한민국 지식 문화의 유산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우진영 관장은 "도서관이 책만 보는 정적인 공간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의 장으로 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전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5일 열린 개막식 축사를 통해 "기록문화의 전통을 실감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을 발굴해 국민에게 선보이는 기회를 마련한 것은 국립중앙도서관이 국민들과 소통의 장을 통해 더욱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보물급 고문헌을 비롯해 족보, 고지도, 잡지 창간호, 교과서 등 귀중 자료 300여 점을 한 곳에 모아 일반에게 공개한다.
특별 전시회는 11월 16일부터 12월 28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특별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지식 정보와 미디어 변천사를 한눈에 일괄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대한제국·조선총독부 정부간행물 =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특별한 자료를 12가지로 분류해 전시한다.
첫번째, '청춘(1914)' '개벽(1920)' 1900년~해방전후기 주·월간지, 문예지 등의 창간호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잡지 '소년'(1908) 등 33점 등 잡지 창간호, 두번째, 황성신문, 대한매일신보, 부인신문, 어린이 신문 등 1945년 이전에 발행된 중앙일간지 17점의 원본과 디지털 영상 등 신문 귀중본이 전시된다.
세번째, 정부 간행물을 대한제국기(1897.10.12~1910.8.29), 조선총독부간행물(1910.8.29~1945.8.15), 미 군정기 공간행물(1945.9.~1948.8.15), 대한민국정부 수립 초기의 정부간행물(1948.8.15~1950년대) 순으로 공개한다.
네번째, 과거 교과서도 공개된다. 개화기부터의 근대 교과서들을 시대별로 보는 학습자료와 교과서 소장본 3만여책 중 특색 있는 자료 40종이 전시된다.
다섯번째, 19세기말 신식 활판 인쇄술 도입 후 발간돼 책읽기 대중화와 근대화에 기여한 '딱지본' 소설 소장본 중 32종이 공개되고, 여섯번째,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한국 고지도 및 16세기 중반 이후 근세 해양강국들이 제작한 우리나라, 우리바다, 우리나라 섬의 다양한 형상과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서양지도 등 30여점도 전시된다.
◆서양인의 눈에 비친 한국 모습 관심 = 일곱번째, 서양인의 눈에 비친 한국, 한국인, 한국 문화를 알 수 있는 17세기 이후의 한국관련 외국자료 소장본 29점이 공개되고, 여덟번째, 국제연합(UN)을 비롯한 국제기구로부터 기탁자료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도서관에 들어오는 국제기구간행물 30점이 전시된다.
아홉번째로는 미국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의 전쟁노획 컬렉션 중 한국전쟁기에 북한에서 수거해 간 북한문서를 디지털 영인해 구축한 컬렉션 중 공문서, 공간행물, 개인수기, 학습장, 사진자료, 편지류, 심리전단지 등 31점이 공개된다.
열번째로 개인문고도 전시된다. 시사만화 '고바우영감'의 저자 김성환 화백의 원화, 판화, 도자기 등 기증자료 20여점과 함께, 재독작가 이미륵의 친필원고, 사진 등 14점이 전시된다.
열한번째로 국내 최고, 최대, 최다의 족보도 전시된다.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족보 고서 3만1000책, 일반서 9000책 등 총 4만여책 중의 소장본 중 엄선된 16점이 공개되고, 열두번째로 동의보감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국보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재급 고문헌 15종, 국립중앙도서관 귀중본 지정 고문헌 소장본 912종 3373책 중 선본 12점을 공개한다.
깊어가는 가을, 아이들과 손을 잡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또 하나의 새로운 추억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 관람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이고 관람료는 없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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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8월 25일 동아일보의 일장기말소 계획이 결행되기 약 열흘전인 8월 13일, 조선중앙일보는 신문에 손기정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시상식 사진을 흐릿하게 전재했다.
일장기만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손기정의 얼굴조차 흐릿했다.
사진기술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댔고, 이 덕에 검열을 무사히 통과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동아일보는 일장기말소 계획을 세웠고, 담당 기자들은 경찰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동아일보는 무기한 정간을 당했다.
조선중앙일보 사장이었던 여운형은 자진해서 휴간하는 것으로 위기를 넘기려 했지만, 조선총독부가 끝내 복간을 허용하지 않아 신문은 폐간됐다.
바로 그 1936년 8월 13일자 조선중앙일보에 실린 '흐릿한 사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우진영)이 개관 66주년을 맞아 특별 기획전시회 '열두 서고, 열리다'를 개최한다.
한국사 5천년의 지식 문화가 숨쉬는 대한민국 책 곳간의 빗장을 걷어내는 것이다.

12서고 열리다 ①정부간행물-李王家系譜(발행년미상) ②딱지본-숙영낭자젼(1916) ③교과서-국민소학독본-학부편집국(1895) ④딱지본-산쳔초목(1912) ⑤잡지-女性(1936.11.) ⑥고문헌-수양대군편-釋譜詳節(1447) ⑦딱지본-빈샹셜(1911) ⑧외국인의 한국지(誌)- Elizabeth Keith 'Old Korea'(1946) ⑨잡지-家庭之友(1937.1) ⑩조선중앙일보-1936.8.13-오늘의 영웅 손기정 ⑪정부간행물-梁山夫婦塚と其遺物(1927) ⑫고지도-D'Anville-ROYAUME DE COREE(1737) ⑬족보-동국씨족고 ⑭딱지본-고목화(1912) ⑮잡지-개벽(1920.8. 3호) 사진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개관이래 특별 기획전 첫 시도 =
국립중앙도서관의 이번 기획전은 1945년 10월 15일, 국립도서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시도되는 특별 기획 프로젝트이다. 1년여의 준비 작업 끝에 수백만 소장자료 중 독보적이고 특화된 장서를 대상으로 공개 작업을 준비했고, 그 결과 12개의 분야를 엄선해 대한민국 지식 문화의 유산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우진영 관장은 "도서관이 책만 보는 정적인 공간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의 장으로 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기획전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5일 열린 개막식 축사를 통해 "기록문화의 전통을 실감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을 발굴해 국민에게 선보이는 기회를 마련한 것은 국립중앙도서관이 국민들과 소통의 장을 통해 더욱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보물급 고문헌을 비롯해 족보, 고지도, 잡지 창간호, 교과서 등 귀중 자료 300여 점을 한 곳에 모아 일반에게 공개한다.
특별 전시회는 11월 16일부터 12월 28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특별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지식 정보와 미디어 변천사를 한눈에 일괄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대한제국·조선총독부 정부간행물 =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특별한 자료를 12가지로 분류해 전시한다.
첫번째, '청춘(1914)' '개벽(1920)' 1900년~해방전후기 주·월간지, 문예지 등의 창간호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잡지 '소년'(1908) 등 33점 등 잡지 창간호, 두번째, 황성신문, 대한매일신보, 부인신문, 어린이 신문 등 1945년 이전에 발행된 중앙일간지 17점의 원본과 디지털 영상 등 신문 귀중본이 전시된다.
세번째, 정부 간행물을 대한제국기(1897.10.12~1910.8.29), 조선총독부간행물(1910.8.29~1945.8.15), 미 군정기 공간행물(1945.9.~1948.8.15), 대한민국정부 수립 초기의 정부간행물(1948.8.15~1950년대) 순으로 공개한다.
네번째, 과거 교과서도 공개된다. 개화기부터의 근대 교과서들을 시대별로 보는 학습자료와 교과서 소장본 3만여책 중 특색 있는 자료 40종이 전시된다.
다섯번째, 19세기말 신식 활판 인쇄술 도입 후 발간돼 책읽기 대중화와 근대화에 기여한 '딱지본' 소설 소장본 중 32종이 공개되고, 여섯번째,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한국 고지도 및 16세기 중반 이후 근세 해양강국들이 제작한 우리나라, 우리바다, 우리나라 섬의 다양한 형상과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서양지도 등 30여점도 전시된다.
◆서양인의 눈에 비친 한국 모습 관심 = 일곱번째, 서양인의 눈에 비친 한국, 한국인, 한국 문화를 알 수 있는 17세기 이후의 한국관련 외국자료 소장본 29점이 공개되고, 여덟번째, 국제연합(UN)을 비롯한 국제기구로부터 기탁자료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도서관에 들어오는 국제기구간행물 30점이 전시된다.
아홉번째로는 미국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의 전쟁노획 컬렉션 중 한국전쟁기에 북한에서 수거해 간 북한문서를 디지털 영인해 구축한 컬렉션 중 공문서, 공간행물, 개인수기, 학습장, 사진자료, 편지류, 심리전단지 등 31점이 공개된다.
열번째로 개인문고도 전시된다. 시사만화 '고바우영감'의 저자 김성환 화백의 원화, 판화, 도자기 등 기증자료 20여점과 함께, 재독작가 이미륵의 친필원고, 사진 등 14점이 전시된다.
열한번째로 국내 최고, 최대, 최다의 족보도 전시된다.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족보 고서 3만1000책, 일반서 9000책 등 총 4만여책 중의 소장본 중 엄선된 16점이 공개되고, 열두번째로 동의보감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국보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재급 고문헌 15종, 국립중앙도서관 귀중본 지정 고문헌 소장본 912종 3373책 중 선본 12점을 공개한다.
깊어가는 가을, 아이들과 손을 잡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또 하나의 새로운 추억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 관람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이고 관람료는 없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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