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 칼럼] 환골탈태(換骨奪胎)

지역내일 2011-12-07
전대환 한울교회목사, 구미 YMCA 이사장

'이명박의 뼈'를 갈아치우고 '박근혜의 태'를 빼내는 것만이

한나라당이 살 길이다. 환골탈태!
한나라당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침울하다. 연이어 쏟아지는 악재(惡材) 때문일 것이다. 사실 악재라기보다는 자업자득(自業自得)의 쓴 열매를 거두고 있는 것이겠지만 옆에서 보기에도 딱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의 후유증만 하더라도 감내하기 벅찬 터에, 그 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자행된 사이버테러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으니 그 충격은 핵폭탄급이다.

당의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며 쇄신안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쓸모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암 덩이가 몸속에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는데, 기침 좀 난다고 감기약으로 해결하려고 하다가 낭패를 당한 꼴이니 말이다.

지금 상황은 탄핵 실패 이후보다 더 심각해 보인다. 그때 그들이 천막당사를 꾸미며 했던 말이 '환골탈태'(換骨奪胎)다.

벌써부터 영남권을 제외한 한나라당 현역의원들의 몸은 한껏 달아 있다. 그들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전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선관위 사이버테러 사건을 두고 '한나라당이 앞장서서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뭐든지 다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야당 못지않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런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당을 해체해야 한다는 말도 의원들의 입에서 나온다. 어제 친이계 의원 열 명은 긴급회동을 통해서 '당을 해산하고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채 재창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당신들이 그동안 한 일을 우리가 다 알고 있는데, 말만 그렇게 한다고 믿을 줄 아느냐'는 것이다. 지금의 파국을 만든 장본인들이 할 소리는 아니라는 얘기다.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

환골탈태! 뼈를 바꾸고 태를 빼낸다는 뜻이다. 집으로 치자면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이다. 2004년 당 대표가 된 박근혜 의원은 취임 후 첫 민생현장 방문지로 남대문의류시장을 택해서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한나라당의 환골탈태를 다짐했다. 박 대표뿐만이 아니라 다른 당원들도 머리를 조아리며 다시 태어날 것을 약속했다. 이렇게 기사회생해서 4년을 보낸 끝에 집권당까지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근 8년 만에 한나라당은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 당 사람들은 각기 말로는 이런저런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너나없이 박근혜 전 대표의 얼굴만 살피고 있는 형국이다.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박 전 대표로서도 선뜻 나서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 옛날 다 죽어가는 당을 천신만고 끝에 일으켜놓았는데, 자신이 대권도전에 실패하여 한 옆으로 비켜나 있는 동안 당의 이미지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버렸으니, 지금까지 패전처리 투수였다면 모를까,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며 필승 구원투수로서 이름을 날리던 날들을 생각하면 스스로 생각해도 앞이 캄캄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암담해도 길은 있는 법이다. 그 길이 환골탈태(換骨奪胎)다. 한나라당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만일 박근혜 전 대표가 다시 중심에 서게 된다면 당의 태생적 원죄부터 씻어야 한다. 한나라당의 뿌리는 박 전 대표의 아버지, 유신정권에 닿아 있다. 아버지의 허물을 사죄하고,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을 거쳐 한나라당에 이르는 질긴 뿌리를 끊어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박 전 대표 자신이 아버지 사후 지금까지 수입도 없으면서 풍족하게 정치인 생활을 해왔던 내역을 공개하고 청산할 것이 있으면 실행하는 일이다. 이것이 탈태(奪胎)다.

뼈 속까지 '친미·친부자' 각인

그 다음에는 환골(換骨) 곧 당의 뼈대를 교체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직계인사들이 장악했던 한나라당은 '뼈 속까지 친미' '뼈 속까지 친부자'로 각인되어 있다. 국민들이 이렇게 화가 나 있는 것은 그것 때문이다.

시장통에서 악수를 적게 해서 그런 게 아니다. 살리라는 경제는 안 살리면서, 부자들 배 채워주고 미국에 퍼주느라고 먹고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공감대가 어느 때보다 널리 형성되어 있다. 골수가 오염된 그 뼈들을 통째로 제거하지 않는 한 한나라당은 그 누가 나서도 회생시키기 어렵다.

환골탈태! '이명박의 뼈'를 갈아치우고 '박근혜의 태'를 빼내는 것만이 한나라당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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