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 소장
12월 9일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 지난 7월의 전망치보다 0.9% 포인트나 낮췄다. '유로지역의 국가채무 문제 등에 따른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그 이유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을 경기판단의 주 지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는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을 경기판단의 주지표로 삼았던 것은 1980년대까지였다. 한국은행은 세계적인 기류보다 30년이나 뒤진 셈이다. 사실 한국은행도 2006년부터는 전기대비 성장률을 경기판단의 주 지표로 발표해왔는데, 김중수 총재가 취임한 뒤부터 갑자기 전년동기대비 성장률로 회귀해버렸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경기가 호조인가 부진한가를 보여준다. 이에 비해 전기대비 성장률은 직전 분기에 비해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경기가 상승하는가 하강하는가를 나타내준다. 당연히 전기대비 성장률로 경기를 판단해야 향후에 경기가 상승할지 혹은 하강할지를 가늠이라도 할 수 있다.
전기대비 성장률(연률)로 보면, 국내 경기는 이미 올해 2분기부터 하강하고 있었다. 1분기에는 5.6%를 기록했는데, 2분기에 3.6%로 뚝 떨어졌고, 3분기에는 3.3%로 더 떨어졌던 것이다.
국내 경기 2분기부터 '하강'
한국은행은 이런 경기흐름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았다. 국내 경기가 하강한 원인을 한국은행은 '유로지역의 국가채무 문제 등'에서 찾았으나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고 환율 문제를 더 심각하게 살펴봐야 한다.
2010년 말 1139원이었던 환율이 2011년 1분기 말에 1107원으로 떨어지자, 전기대비 성장률은 2010년 4분기의 2.0%에서 빠르게 상승하여 2011년 1분기에는 5.6%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꾸준히 하락했던 환율은 2분기부터 상승과 하락을 거듭 교차했다. 하루 변동 폭이 100원을 웃돌 정도로 그 변동이 극심했다.
그러자 수입 원자재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구매력이 떨어져 경기가 하강했다. 3분기에는 환율변동이 더 심각했다. 8월 초에는 1050원을 하향 돌파했던 환율이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하여 10월 초에는 한 때 1200원을 넘기기도 했다. 그랬으니 경기는 추가로 하강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환율 상승이 수출을 충분히 증가시키면 경기가 상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환율이 상승할 때는 수출 증가율이 오히려 낮아졌고, 환율이 하락할 때에 수출 증가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뿐만 아니라, 환율이 하락할 때는 물가가 안정되었고, 주식시장도 강세를 보였으며, 경기도 상승하곤 했다. 반면에 환율이 상승하거나 급변할 때는 그 반대현상이 나타나곤 했다.
환율 불안하면 마이너스성장 가능성
결론적으로, 내년에도 환율이 올해처럼 급격한 변동을 보이거나 상승한다면 물가는 더 불안해지고 국내 경기는 더 하강하여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환율이 지속가능한 범위 안에서 안정적으로 꾸준히 하락하면 물가는 안정되고 국내 경기는 상승할 것이고,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이상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10년에는 성장률이 6.2%를 기록했어도 물가불안이나 국제수지 악화가 심각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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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 지난 7월의 전망치보다 0.9% 포인트나 낮췄다. '유로지역의 국가채무 문제 등에 따른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그 이유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을 경기판단의 주 지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는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을 경기판단의 주지표로 삼았던 것은 1980년대까지였다. 한국은행은 세계적인 기류보다 30년이나 뒤진 셈이다. 사실 한국은행도 2006년부터는 전기대비 성장률을 경기판단의 주 지표로 발표해왔는데, 김중수 총재가 취임한 뒤부터 갑자기 전년동기대비 성장률로 회귀해버렸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경기가 호조인가 부진한가를 보여준다. 이에 비해 전기대비 성장률은 직전 분기에 비해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경기가 상승하는가 하강하는가를 나타내준다. 당연히 전기대비 성장률로 경기를 판단해야 향후에 경기가 상승할지 혹은 하강할지를 가늠이라도 할 수 있다.
전기대비 성장률(연률)로 보면, 국내 경기는 이미 올해 2분기부터 하강하고 있었다. 1분기에는 5.6%를 기록했는데, 2분기에 3.6%로 뚝 떨어졌고, 3분기에는 3.3%로 더 떨어졌던 것이다.
국내 경기 2분기부터 '하강'
한국은행은 이런 경기흐름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았다. 국내 경기가 하강한 원인을 한국은행은 '유로지역의 국가채무 문제 등'에서 찾았으나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고 환율 문제를 더 심각하게 살펴봐야 한다.
2010년 말 1139원이었던 환율이 2011년 1분기 말에 1107원으로 떨어지자, 전기대비 성장률은 2010년 4분기의 2.0%에서 빠르게 상승하여 2011년 1분기에는 5.6%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꾸준히 하락했던 환율은 2분기부터 상승과 하락을 거듭 교차했다. 하루 변동 폭이 100원을 웃돌 정도로 그 변동이 극심했다.
그러자 수입 원자재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구매력이 떨어져 경기가 하강했다. 3분기에는 환율변동이 더 심각했다. 8월 초에는 1050원을 하향 돌파했던 환율이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하여 10월 초에는 한 때 1200원을 넘기기도 했다. 그랬으니 경기는 추가로 하강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환율 상승이 수출을 충분히 증가시키면 경기가 상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환율이 상승할 때는 수출 증가율이 오히려 낮아졌고, 환율이 하락할 때에 수출 증가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뿐만 아니라, 환율이 하락할 때는 물가가 안정되었고, 주식시장도 강세를 보였으며, 경기도 상승하곤 했다. 반면에 환율이 상승하거나 급변할 때는 그 반대현상이 나타나곤 했다.
환율 불안하면 마이너스성장 가능성
결론적으로, 내년에도 환율이 올해처럼 급격한 변동을 보이거나 상승한다면 물가는 더 불안해지고 국내 경기는 더 하강하여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환율이 지속가능한 범위 안에서 안정적으로 꾸준히 하락하면 물가는 안정되고 국내 경기는 상승할 것이고,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이상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10년에는 성장률이 6.2%를 기록했어도 물가불안이나 국제수지 악화가 심각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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