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집회 1000회 - 이젠 끝나야 할 위안부 할머니들 이야기]‘강요에 못이겨 했던 일’ 진실은 살아있다
지역내일
2011-12-13
(수정 2011-12-13 오후 3: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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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일본 대사관앞 시위, 전세계 울려 … 위안부 할머니 170명 타계, 생존자 64명뿐
지난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전 일본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시작된 서울 일본대사관 앞 수요 집회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참여로 14일 1000회를 맞는다.
지난 1991년 8월14일 김학순할머니가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 두어야 했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임을 공개하면서 위안부의 실체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 각지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군위안부의 진상을 규명할 것 △전쟁범죄를 인정할 것 △공식 사죄할 것 △전범자를 처벌할 것 △추모비와 사료관을 건립할 것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것 △역사교과서에 기록할 것'의 7대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증언 집회가 시작됐다.
하지만 위안부 실체가 밝혀진 후 지난 20년간 일본정부는 책임이 없다며 발뺌 하고 있다. 한국정부 역시 뒷짐만 지고 있다. 수요집회 1000회, 위안부 할머니들에겐 고통의 세월이며 처절한 저항의 시간이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대표는 "정대협이 설립되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권익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20년동안 달려 와 수요집회 1000회를 맞지만 일본이 변하지 않아 기쁘지 않다"며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이들과 서로 어깨를 두드려 주고 1001회, 1002회 집회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정대협 활동과 반성 없는 일본 = 정대협은 창립이래로 매주 수요일 12시에 정기적으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여 왔다. 한국정부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고, 유엔 등 국제기관 및 단체들과 다른 아시아 피해국과 연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생존자복지위원회를 두고 아직 생존해 있는 피해자의 생활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성과로 일본 정부는 국가개입을 부분인정하고 진상조사를 실시하여 1992년 7월 1차 조사보고서를 발표했으며 한국 정부는 1993년 5월 피해자들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피해자들의 기초 생활을 돌보게 했다.
1992년 발족된 아시아연대회의는 아시아 피해국들이 정보와 활동을 교류하며 함께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운동의 중심이 돼 왔다.
지난 8월 30일 헌법재판소에서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에 대해 적극적인 외교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 해 문제 해결 노력에 한국 정부가 나서게 만들고 있다.
윤 대표는 "헌재 결정 후 외교통상부가 일본 측과 협의 등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를 개시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최고 결정권자인 대통령이 수차례 일본총리와의 만남에서 아무런 조치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정부의 적극적인 문제해결 활동을 촉구했다.
해방이후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협정서에 모든 배상은 이뤄졌다며 추가 국가배상이 없다는 선언을 반복해 왔다.
일본 측은 1990년 6월6일 "위안부 관련 군의 개입 없었다"고 발표한 후 국제비난이 거세지자 1993년 8월에는 "강제성이 부분적으로 있었다. 민간이 주최가 되었고 군은 도운 수준이다"고 발표했다. 그 이후 일본정부는 '위안부' 피해 문제는 민간차원의 문제이므로 국민기금으로 보상해 주겠다며 '아시아여성기금'으로 일부 피해자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그 후 16년 동안 일본 정부의 '사과' '배상'조치는 실종상태다.

◆14일 1000회 집회는 국제연대로 진행 = 14일 1000회 수요 집회는 국내외 연대 속에 진행된다.
윤 대표는 "세계적 연대 속에 이뤄질 1000회 집회로 일본정부를 압박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하면서 "1000회 외침, 정대협 21년을 바라보면서 피할 수 없는 동시대 아픔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위안부문제를 바라 봤으면 좋겠다"며 시민들의 많은 참여와 후원을 요청했다.
국내에서는 △서울 오산 경기광주 의정부 부천 용인기흥 부산 영사관앞, 울산 춘천 전남광주 수원 인천부평 등지에서 동시 집회를 진행하며 특히 서울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는 '소녀상'모양의 '평화의 비'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또 일본 도쿄에선 인간사슬로 외무성을 포위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며 이번 행사엔 엠네스티 전 세계 지부 100여개국 등의 시민단체가 참여한다.
한편 지난달 태국에서 노수복(90) 할머니가 세상을 뜬 데 이어 이달에는 중국에 사는 최고령 생존자 박서운(94) 할머니가 유명을 달리했다. 올해만 15명이 타계해 현재 정부에 등록한 234명의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64명만 남았다.
지난 20년 동안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한 할머니 170명이 끝내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지 못하고 세상을 뜬 셈이다.
정대협 안선미 팀장은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일본 정부가 반성을 통해 할머니들이 거리투쟁을 중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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