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 칼럼] 중국 경제, 일본의 전철을 되풀이할 것인가

지역내일 2011-12-14
신영수 베이징저널 발행인

'중국 경제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하는 물음이 최근 들어 자주 제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12월 6일자 '이코노미스트'지는 현재 중국 경제가 1970년 전후 일본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1970년대는 일본 경제의 고속성장을 가져온 엔진 구실을 했던 도시 유입 농촌 노동력이 줄어드는 이른바 '루이스전환점'에 접어든 시기였다. 당시 일본은 연 9%의 잠재 경제성장이 영구히 지속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후 경제성장률이 8% 이하로 떨어지자 일본정부는 성장 감속을 만회하기 위해 화폐 증발과 재정 확대로 경제성장을 부추기려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부동산 거품과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에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불러왔다.

1990년대 들어 일본은 마이너스 성장까지 겪으면서 1991∼2000년 '잃어버린 10년'의 세월을 보냈다. 일본 경제는 21세기 들어서도 회복의 길로 들어서지 못한 채 '제2의 잃어버린 10년'을 통과하고 있다.

현재의 중국 경제가 8% 이하의 성장률로 떨어질 가능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없지 않다. 성장률이 8% 밑으로 떨어지면 무엇보다도 취업이 악화되는 심각한 사태가 야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본이 경제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는 달리, 중국은 여전히 강력한 경제성장 동력을 동원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가능, 가계부채도 적어

중국의 가장 큰 저력은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투자를 통해 GDP(국내총생산) 성장의 약 46%를 달성하고 있다. 미국은 그 비율이 12%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핵심 기초시설을 크게 개선한 중국은 자본 분배 능력 면에서도 미국보다 앞서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중국은 가계부채도 적다. 중국에서 팔리는 주택의 4분의 1은 현금 구매라는 사실이 중국 가계의 건전함을 잘 말해준다. 중국인들의 저축률은 무려 40%로 미국인의 5%미만과 크게 대조된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3조20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에다 제조업 분야의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은 일본의 전철을 되풀이하기에는 저력이 너무나 막강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노코미스트'는 다시 일본의 경제적 쇠락과 관련해 의미 있는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2001∼2010년 일본의 평균 GDP 성장률은 0.8%에도 못 미쳤다. 미국은 1.6%를 웃돌고 유럽연합도 1%를 넘었다. 일본이 선진국 중 가장 뒤떨어졌던 것이다. 그렇지만 1인당 GDP 성장률을 비교하면, 일본은 0.7%로 미국의 0.7% 미만과 유럽연합의 0.6% 미만을 앞질렀다.

다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20세기 내내 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이 21세기 들어 10년 동안에만 10명의 수상자를 냈다는 것이다. 거기다 10명의 수상자들은 모두 화학과 물리 영역에서 배출돼 일본이 창조력 면에서 전통적인 노벨상 수상자 배출 강국과 맞먹는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일본은 경제불황 외에 국가채무도 지난해 GDP의 225.8%에 달해 미국의 62.3%와 독일의 78.8%에 비해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일본은 국외 자산이 3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채권국의 하나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 일본 국가채무는 정부의 낭비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인구의 노령화에 따른 것이라는 점도 지적된다.

중국 자체 발전모델 탐구할 필요

인구학자들은 떠오르고 있는 중국이 머지않아 일본과 거의 비슷한 노령화 과정을 겪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노동력 공급 감퇴, 퇴직금·의료비 증가 및 발전 원가 상승 등으로 과거의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는 불가능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자체의 발전모델을 더욱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는 쉬에융(薛涌) 미국 보스턴 소재 서포크대 교수의 논평이 퍽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일본의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외침 속에서 우리(중국인)는 어쩌면 최근 20년 간의 일본이 중국에게 제공하는 하나의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