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형칼럼] ‘포스트 김정일’시대와 2012 총선, 대선

지역내일 2011-12-22
이경형 언론인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

이제는 북쪽의 '포스트 김정일체제'로부터 북풍이 불어올지도 모른다. 북풍 차단의 책임은 양대 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현 정부에 있다.
올해도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2012년 북한은 물론 한반도 주변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이라는 돌발 변수를 맞게 되었다. 한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 러시아는 내년에 대통령 선거 등 권력의 계승이나 교체 국면에 접어든다. 권력의 교체기는 늘 유동적인 시기다. 이런 시기에 돌발 변수가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복잡해진다는 의미다.

북한은 김정은으로 3대 권력세습을 급속하게 몰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중국이나 미국도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전원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으로 문상을 가는 등 최상의 조문외교를 폈다. 미국도 김정일 사망 후 처음으로 지난 19일 뉴욕 채널을 통해 대북 영양지원 문제 등을 논의했다. 우리 정부도 정부 차원의 조문단은 보내지 않되 북한 주민을 위로하는 형식의 간접적인 조의를 표하고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조문은 허용키로 공식 입장을 정리했다.

앞으로 북한 김정은 체제가 제대로 착근될지 여부는 유동적이다. 새 체제가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모든 통치 역량을 북한 내부 안정에 쏟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의 '포스트 김정일시대'는 생전의 김정일 통치 때보다 의사결정 경로가 길어질 것이다. 이는 의사결정이 늦어진다는 뜻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그를 면담한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듯이 '된다' '안된다' 혹은 '가능하다' '어렵다'라고 즉석에서 답할 수 있는 그야말로 최고의사 결정권자였다. 이 처럼 재치 문답하듯이 모든 국사에 대답할 사람은 적어도 상당기간 북한에서 찾기 힘들 것이다.

남북관계 평화적으로 관리할 책임

이런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북한을 상대로 외교적 협상이나 정치적 담판을 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최근 북미 간에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잠정 중단과 대북 식량 지원을 고리로 3차 대화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김정일 사망으로 일단 연기되었다. 나아가 지속적인 식량 지원과 추가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지, 국제 핵사찰 수용 등으로 가닥을 잡아 늦어도 내년 3월 핵안보 정상회담 이전까지는 6자 회담을 재개한다는 시간표에 의견 접근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핵문제 해결 등에 북한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내년에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치러야 한다. 북한의 급작스런 권력변환 못지않게 한나라당의 정권재창출이냐 아니면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냐를 판가름하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정부의 마지막 1년 임기인 내년 중 남북관계에 관한 획기적인 이벤트를 갖기는 북한 내부의 체제 정비 때문에 어려울 것이다. 그렇더라도 MB정부는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책무를 져야한다.

내년 선거정국은 우리 내부적으로는 최대 이슈가 복지-일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정일 사망의 돌발 변수는 선거정국에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 논쟁에서부터 때 아닌 좌우 이념의 남남갈등까지 야기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조문 문제를 싸고 남남갈등이 유발되었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민간단체의 방북 조문은 허용하지 않고, 다만 조전 발송은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소속 단체 등은 진보단체 공동조문단 구성을 추진하고 있어 정부와 마찰을 빚을지 모른다.

정부 차원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를

과거 선거 때만 되면 '북풍'이 문제가 되었다. 유권자의 안보심리를 자극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할 계산에서 나온 것이다. 이제는 정말 북쪽의 '포스트 김정일체제'로부터 북풍이 불어올지도 모른다. 이러한 북풍 차단의 책임은 양대 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현 정부에 있다.

MB정부는 1년여밖에 임기가 남지 않았다 해도 내년의 정치일정을 잘 소화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그 동안의 '대북 압박과 설득'은 후폭풍을 더 키웠다.

지금부터라도 정부 차원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는 등 "북한이 조속한 안정을 되찾아 남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담화대로 진정성을 적극적으로 보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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