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찜찜한 가격인상 철회

지역내일 2011-12-23
정부 가격인상 억제에 굴복 … 원료값 올랐는데 '골머리'




식품업계가 가격인상안을 발표하고 다시 철회하는 해프닝이 반복되고 있다. MB정부의 가격인상억제 정책에 맞춰 묶어 놓았던 가격인상을 집권말기에 추진하다 정부의 압박과 여론에 밀려 철회하고 있다.

22일 풀무원 식품은 두부 콩나물 등 10여 개 품목 153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인상을 유보했다.

풀무원식품은 22일 "당초 원가 압박이 심해 일부 품목의 가격을 조정하려 했으나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협조한다는 취지로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풀무원은 이날 정오께 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 면, 떡, 유부, 드레싱, 생수프, 아임리얼, 어묵, 생라면 '자연은 맛있다' 등 8개 품목의 가격을 올리고 두부와 콩나물은 다음주 초부터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7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가격 인상안을 번복하게 됐다.

올해 식품업계에선 이처럼 제품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가 번복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 2월 커피전문점, 제과ㆍ제빵업체 등 원료용 우유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거래처에 공급가격을 올리려다가 4시간 만에 철회했다.

커피전문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1ℓ팩 우유는 23.3%, 저지방 우유는 29.6%, 베이커리 전문점에서 쓰는 18ℓ 관우유(시유대관)는 65.9%까지 인상하려다가 번복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레쓰비 등 제품 20종의 출고가를 올렸다가 약 한 달 만에 환원했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사이다 등 5종의 가격을 먼저 내렸지만 비난이 멈추지 않자 나머지 제품의 가격도 인하했다.

또 최근엔 오비맥주가 카스 OB골든라거 카프리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7.48% 올리겠다고 밝혔다가 사흘 만에 가격 인상을 당분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회사는 당시 "소비자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 시책에 부응하기 위해 가격 인상 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철회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물가잡기에 나선 정부의 압력에 식품기업들이 무릎을 꿇은 결과라고 보고 있다.

서울우유는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의 전화를 받은 후 가격 인상을 철회하겠다고 밝혔고, 롯데칠성음료도 지식경제부 고위층의 호출을 받고 과천정부청사를 다녀온 후 환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오비맥주도 이호림 대표가 국세청 간부에게 제품 출고가 인상을 미뤄줄 것을 요청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에서 개별품목가격까지 정부가 나서는 건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며 "전세보증금처럼 정작 크게 오르는 건 따로 있는데, 맥주 콩나물 가격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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