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너같이 좋은 선물]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축복이었네

지역내일 2011-12-23
송해숙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이 책은 세상을 향한 가장 아름다운 오케스트라로 기적을 이루어낸 부산 소년의 집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산 소년의 집은 35년간 선교 사제의 길을 걸어오면서 1957년 한국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한국을 선교지로 선택했던 소 알로이시오 신부가 가난하고 버림받은 아이들을 보살피고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세웠다. 박 불케리아 수녀는 소년의 집을 돌보는 '마리아수녀회' 회원 모집 안내문에서 '가난한 아이들에게 봉사하는 수녀회'라는 문구를 보고는 어린 시절에 막연하게 갖고 있던 꿈의 열쇠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소년의 집에는 거리에서 단속된 껌팔이, 넝마주이, 신문팔이 아이들이 하루에도 서른 명에서 마흔 명씩 들어왔다. 박 불케리아 수녀는 이 아이들의 진짜 엄마가 되길 기도했다.

◆미사 반주에서 카네기홀 공연까지 = '너같이 좋은 선물'은 부모가 없다는 것 외에는 여느 집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춘기 소년들로 성장해온 아이들과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온 박 불케리아 수녀의 삶을 회고의 형태로 담고 있다.

1979년 미사 반주를 위해 창설된 부산 소년의 집 현악 합주단이 창단 2년만인 1981년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에서 현악부 우수상을 받았다. 그 뒤 자선연주회를 시작으로 일본 순회 공연, 멕시코 대통령궁에서의 공연 등 많은 연주회를 거쳐 2010년 모든 음악인들의 꿈의 전당, 카네기홀에서의 공연을 하기에 이르렀다.

우여곡절 끝에 서게 된 카네기홀의 메인 무대에서 정명훈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장엄하고 찬란한 공연을 보여주었고, 공연이 끝났을 때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관객들의 함성과 열광적인 환호성이 그칠 줄 모르고 이어졌다.

깊은 상처를 안고 변변한 악기도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음악에 대한 아이들의 순수한 의지와 열정이 이뤄낸 결실이었다. 그들의 뒤에는 때로는 자상한 엄마, 때로는 엄격한 스승이 되어 이들을 지지하는 박 불케리아 수녀를 비롯한 여러 수녀들이 있었다.

또한 이 모든 것들을 시작할 수 있게 한 소 알로이시오 신부의 '가난'과 '나눔'과 '봉사'의 정신이 있었다. 소 알로이시오 신부는 가난한 아이들의 의식주와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부산에 처음 '소년의 집'을 세우고 이어 서울, 필리핀, 멕시코에까지 복지사업을 확대하는 등 평생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위해 살았다.

◆카네기홀 공연의 뒷이야기 =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는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지 못한 아이들을 악기를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해주고, 빛나는 청춘을 보내게 해주었다. 그럼에도 소년의 집 출신 아이들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정명훈, 사라 장과의 만남, 많은 이들의 후원으로 인해 따뜻하고 가슴 벅찬 순간도 많았지만 이른 나이에 각자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소년들의 삶은 고단하고 외롭다. 어렵게 음악을 전공할 수 있게 된 아이들에게도, 일찍 취업 전선에 뛰어든 아이들에게도 사회의 벽은 높고 차갑다.

이들에게 음악은 평생에 걸쳐 상처를 치유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이 되며 자신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하는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일시적인 동정이나 관심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내 인생에 너같이 좋은 선물은 또 없었노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박 불케리아 수녀처럼 진심으로 이들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우리 사회에 두텁게 쌓이길 기대한다.

예담

박 볼케리아 지음

윤지호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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