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몰아서 수업하는 집중이수 폐지하라

지역내일 2011-12-23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실 정책국장

문화예술 소양, 인성교육, 건강한 심신을 기르는 체육교육 등은 교과의 성격상 꾸준히 함께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2009 개정교육과정으로 인하여 중1학년생들은 그 전에 3년 동안 배우던 음악·미술·도덕을 1년으로 몰아서 배우고 있다.

심지어 전국 424개 학교에서는 체육조차 3~5개 학기에 몰아서 배우고 있고, 고교에서는 음악·미술을 한 학기에 몰아서 배우고 있다. 특정 학년, 학기로 몰아서 수업하는 집중이수는 학년별 발달단계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의 기본을 무너뜨리고 있다.

과목별 수업시수 20% 증감 학교장 결정, 영·수 몰입교육 심화

교과부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준다는 미명 하에 학기당 무조건 8개 과목 이내로 제한하고 과목별 수업시수를 20%까지 증감할 수 있는 권한을 학교장에게 부여했다.

그 결과 초중학교까지 영어 수학 수업 증대, 나머지 비입시과목 수업시간 감축 경쟁을 하고 있다. 고교 전 과목을 선택과목화함에 따라 국영수 비중이 일반고는 50%를 넘었고 자율형사립고 등은 70%에 육박하고 있다. 국영수 집중이수 입시경쟁 교육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영·수·과학 수업 시수는 늘어나는 반면, 소위 비입시과목은 채택하지 않거나, 수업시수 감축으로 줄어든다. 담당 교사들은 2~3개 학교씩 순회를 하거나, 2개월만의 연수로 영·수·과학, 상담 교사로 전환되고 있다. 늘어나는 영·수·과학 담당은 정교사 대신 기간제나 단기연수 교사로 채워지면서 교사의 전문성 파괴와 더불어 학생의 학습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제 전출입생들은 학교별 교육과정이 달라서 두번 배우거나 못 배우는 과목이 생기게 된다. 음악 미술을 못 배우는 경우 예고 진학시 내신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고교 필수인 '한국사'를 못 배워 역사 교육에 결손이 생기거나, 대입내신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고1 과학을 못 배운 채로 과학 심화 과목을 바로 배워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특히 가장 기초적인 학습 단계인 초등에서 미이수 문제는 이후 회복하기 힘든 학습결손을 야기하게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이에 대해 교육당국은 다음과 같이 무책임하고 비교육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 미이수과목 보충 희망자만 보충학습을 해주고, 미희망자는 내신에서 불이익을 감수한다는 각서를 받는다. 희망자들은 방과후나 주말에 학교에서, 방학중에는 거점학교에서 보충을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사고발생시 본인이 책임진다는 게 각서 내용이다.

보충학습은 교사가 일부 시간만 직접 수업을 하고, 자습 및 과제가 최대 70%에 이르며, 온라인수업으로 대체하거나, 보충 희망자가 적을 때는 개설을 안 하기도 한다. 또한 과목을 중복해서 배우게 되는 학생은, 빈 교실에서 자습을 하거나 다른 학년에 가서 배우거나 그냥 중복해서 배우라고 하고 있다.

고교까지 의무교육 확대하고 학습결손 방지해야

그동안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고1까지는 배우는 과목이 같았기 때문에 전학을 가더라도 학습결손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학년별로 배우는 과목을 학교별로 다르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모든 학생들에게 초중등 기본 교육을 당연히 제공해야 할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고, 의무교육을 훼손하는 위헌적인 조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위와 같이 교육을 무너뜨리고 있는 2009 개정교육과정을 폐기하고, 교사, 학부모, 교육전문가, 각계각층 대표 등이 참여하는, 정권으로부터 독립된 '사회적 교육과정위원회'를 구성하여 교육백년지대계를 세울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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