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부터 할머니까지 “FTA 반대”

지역내일 2011-11-28
"29일 비준서명 저지 총력 "… '종로서장 폭행' 원인 두고 논란

한미FTA반대 집회가 29일 대통령의 비준 서명을 앞두고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정권퇴진 등 반정부 시위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FTA 반대집회자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무효화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와 노동계의 집회가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려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26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야5당과 만여명의 시민이 참가한 한미자유무역협정(FTA)무효 집회가 열렸다. 경찰은 이날 집회를 미신고 불법 집회로 보고 경력 8000여명과 차벽을 동원해 서울광장 일대를 봉쇄했다.

집회에서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정동영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김선동 의원, 노회찬 새진보통합연대 상임대표 등이 참가했다.

손 대표는 "한미 FTA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 이명박 정권을 몰아내고 한미 FTA를 폐기하는데 다 함께 하자"며 고개숙였다. 이 대표는 "한나라당과 일부 보수신문이 김선동 의원을 테러범이라며 사퇴시키려 한다"며 "김 의원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오후 7시40분쯤 세종문화회관 계단 토론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청와대 쪽으로 행진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혔고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했다. 오후 8시 10분쯤 시위대는 경찰의 광화문광장 봉쇄망을 뚫고 이순신동상 앞 광장 전체를 검거했다. 이후 집회가 해산 될 때까지 2시간 가까이 광화문 광장 인근 왕복 12차선 도로가 경찰에 의해 통제됐다.

부천에서 왔다는 회사원 강 모(38)씨는 "교통은 자기들이 다 막아 놓고 경찰의 집회 방해하는 것 봐라 이러니 경찰이 수사권 못 받는거다"며 비아냥거렸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은 최근들어 가장 다양한 계층이 참가했다. 60대 중반의 노부부가 촛불을 들고 있었고,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대학생, 두 아이를 데리고 나온 30대 중반의 부부, 같은 학교 다닌다는 5명의 여고생들, 민노당 서울지역별 지구당 당원들, 전국장애인차별철폐 회원 등 각양각색의 참가자들은 "비준무효" "명박퇴진"을 외쳤다.

월곡동에서 왔다는 김 모(66)씨 부부는 "이제 자식들이 다 직장 다니고 당장은 걱정거리없이 사는데, 우리가 살면서 무슨 부귀를 누리겠나. 앞으로 자식들이 좋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여고생 신 모(16)양은 "지금도 대학 나와도 힘들잖아요. 80만원세대라는데 어른돼서 뭐하고 살까 생각하면 깜깜하다"며 "FTA되면 국민복지가 더 어려울 것 같아 반대한다"고 말했다. 오후 9시10분쯤 국민참여당 마이크차가 등장하면서 야5당 정당연설회가 이어갔다. 주최측은 연설회에 앞서 25일 FTA집회에 참가한 후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 권지현(한신대학생)양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진행했다.

한편 9시 30분 쯤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이 10여명의 사복경찰들과 함께 광화문 교보빌딩 앞 쪽에서 시위대 안쪽으로 들어오려다 집회참가자들에게 둘러싸여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박 서장이 정동영, 이정희의원에게 미리 통보하고 불법시위를 중단시키기 위해 시위대열 선두에 있던 야5당 대표와 면담하려고 다가가다 갑자기 몰려든 시위대로부터 얼굴 부위를 주먹 등으로 맞았고 경찰모자가 벗겨지고 계급장이 뜯어졌다"고 밝혔다.

박 서장은 폭행당한 직후 기자들을 만나 "불법행위가 있다면 절차에 따라 필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희의원과 정동영의원 범국본측은 "사복경찰이 와서 서장이 만나고 싶어 한다고 하길래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다고 답변했다"며 "격앙된 분위기에서 경찰복장차림으로 시위대 속으로 들어 온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오후 10시쯤 자진 해산했다. 경찰은 이날 물대포를 쏘지 않았다. 하지만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장녀인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수진씨(21) 등 21명을 연행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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