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 환자의 또 다른 선택 ‘복막투석’

노폐물 서서히 걸러내 몸에 무리 덜해 … 성장기 어린이, 노인, 당뇨병 환자에 권장돼

지역내일 2001-12-13
전 모씨(62세, 인천시 남구 도화2동)는 오늘도 보령제약 투석상담실을 찾는다. 어김없이 11시 경이다. 제약회사는 전씨가 운영하는 가게와 멀지 않아 자전거로 왕복한다. 이제는 투석상담실 간호사들과도 허물없는 사이가 됐다. 만성신부전 환자인 전씨는 작년 3월 이후 이곳에서 투석액 교환과 투석액 튜브를 연결하는 카테터(연결 튜브) 소독처치를 받고 있다.

신대체요법(신장 기능이 비정상적이어서 대체 신장을 사용하는 것)을 받고 있는 환자는 생각보다 많다. 지난해 보험급여 지급이 가장 많은 질환이 만성신부전이었는데, 그 이유는 혈액투석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혈액투석에 대한 진료비는 한달에 약 200만원 정도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의료비의 본인부담률은 55%이지만 만성신부전 환자는 20%만을 부담한다.
작년 12월 현재, 신대체요법을 받고 있는 환자는 2만8046명이고 이 중 혈액투석 환자수는 15853명, 복막투석 환자는 4671명, 신장이식은 7522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각각 57.9% 17.1% 24.9%에 해당하는 수치다.

보험급여 최고질환, 만성신부전
신장은 우리 몸에서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인체의 수분 균형이 깨지고 노폐물이 체내에 축적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나타나는 증상은 구역질 구토 식욕부진 부종 고혈압 빈혈 심낭염 골격질환 등이 나타난다. 신장이 회복불능 상태로 손상되어 토페물이 축적되고 위에 나열한 것과 같은 요독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만성 신부전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나타난 치료법은 신장이식이나 투석요법을 통해 신장기능을 대신하는 방법뿐이다.
신장이식은 환자와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신장을 구할 수 있고 사후관리만 철저하다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장기이식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회를 얻기가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리고 수술후 거의 평생동안 고가의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투석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잘 알려진 것이 혈액투석. 인공신장기를 사용해 체외에서 혈액을 정화하는 방법이 혈액투석이다. 인공신장기는 몸안의 혈액을 모두 빼내 걸러서 다시 넣어준다. 혈액투석의 가장 큰 장점은 투석 동안 환자가 신경쓸 일이 없다는 점이다. 환자는 진료를 예약하고 병원에 가서 ‘몸을 맡기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기계와 간호사의 몫이다. 따라서 환자 개인은 식이요법을 지키는 것 외에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없다. 그러나 어느 것이 더 생체 친화적인가 하는가는 다른 문제다.

인체에 무리 덜한 복막투석
복막투석은 복강내에 투석액을 넣고 그 속에 노폐물이 흘러들어오면 액을 다시 밖으로 빼내는 방법이다. 혈액을 거르는 것이 아니라 복막을 통해 노폐물이 빠져나오도록 한다는 것이 혈액투석과 다른 점이다.
복강은 복막이라는 막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생긴 뱃속 공간이다. 복막은 혈관에 접하고 있어 혈액과 복강속에 있는 액체의 삼투압이 같지 않으면 물의 흐름이 생긴다. 또 혈액속에 가득한 노폐물들은 복막의 구멍을 통해 노폐물이 없는 투석액으로 확산된다. 이는 각각 배추를 절이는 원리와 잉크가 물속에서 퍼져나가는 원리가 이용된 것이다. 삼투압과 미네랄의 농도가 평형에 이를 때까지 흐름이 계속된다. 노폐물과 수분이 투석액으로 흘러들어가서 평형에 이를 때까지 대략 6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매 6시간 마다 투석액을 갈아 넣어 주어야 한다. 어떻게? 수술로 복강에 구멍을 내고 카테터를 연결해 투석액 교환통로로 이용한다. 혈액투석보다는 엽기적이랄 수도 있겠다
혈액투석은 전체 혈액을 4시간동안 강제여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체에 급격한 변화를 초래한다. 환자의 혈압이 너무 낮아서는 혈액투석을 할 수가 없다. 혈액투석을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혈압을 가진 동맥이 필요한데 손목의 외부로 드러난 혈관은 정맥이기 때문에 하부에 들어있는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동정맥문압술이라는 수술을 해야한다.
이런 차이로 인해 복막투석을 하는 것이 남아있는 신장의 기능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신장은 노폐물을 걸러내는 기능외에도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에 신장의 기능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보령제약 투석상담실 윤안미 실장은 “외국에서는 복막투석이 훨씬 더 일반화 돼있다”고 말했다.

직장생활 계속 가능
복막투석의 장점은 무엇보다 직장 등 질병이전의 사회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혈액투석은 1주일에 3회정도 실시하고 한번에 4시간 정도가 걸린다. 그러다보니 봉급생활자는 직장을 그만둘 수 밖에 없다.장거리 여행도 부담스럽다. 그리고 염분섭취가 엄격히 제한된 식이을 해야한다.
그러나 복막투석은 스스로 백을 갈아주면 되므로 병원에 투석 때문에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 사례로 제시된 전 씨의 경우 출근 전, 점심시간 전, 퇴근 전, 자기전 4회 투석액을 교체한다. 환자가 시간을 잘 조절하면 직장생활도 큰 무리없이 할 수 있다. 물론 1.5L 또는 2L인 투석백을 가지고 다녀야한다는 것은 성가시다. 최근에는 수면시간동안 자동복막투석기를 이용하고 낮 동안은 투석을 하지 않는 방법도 나왔다.
복막투석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환자가 ‘스스로 건강을 관리’한다는 생각이 필수적이다.투석일지를 기록하고 혈압 맥박 체중 체온을 체크하는 일도 일과다. 윤 실장은 “의료진과 함께 내가 몸을 관리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막투석도 문제가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이 복막염. 손으로 투석액을 교환하고 카테터 주위를 소독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감염이 일어난다. 투석액을 교체할 때 오염을 취소화하기 위해 환자는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지시된 과정을 잘 지켜야 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24개월에 1회꼴로 복막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통목욕도 어렵다. 샤워로 만족해야 한다.통목욕을 즐기는 한국인에게는 이만저만 불편한 점이 아니다.

어린이 노인 당뇨병 환자에게 권장돼
복막투석이 권장되는 환자는 성장기 어린이, 고령환자, 당뇨병환자 등이다. 성장기 어린이는 다량의 단백질이 필요한데 복막투석의 경우 식이가 비교적 자유롭다.노령환자의 경우 혈관 탄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혈액투석을 위한 혈관확보가 어렵다.당뇨병 환자 중 다수가 동맥경화를 합병증으로 가지고 있는데 이 역시 혈관확보가 쉽지 않다.환자는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 자신에게 적합한 투석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용면에서는 복막투석이 혈액투석보다 저렴하다.
국내에 나와있는 투석액은 5종이 있다. 국내 제약회사로는 보령제약이 투석액을 생산한다. 이 회사의 ‘페리시스 투백(Two-Bag) 시스템’은 주입액이 들어있는 백과 배출액이 들어갈 백을 동시에 연결해 복막염 가능성을 줄였다.궁금한 사항은 투석상담실로 연락하면 간호사들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문의 02 708 8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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