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현대차 압박에 백기투항

지역내일 2011-11-30
신용카드 수수료율 1.7%, 체크카드 1.0%로 인하
중소가맹점보다 더 낮아 … 자영업자들 강력 반발

카드사들이 두 손을 들었다. KB국민카드를 제외한 신한 현대 삼성 롯데 비씨 등 5개 전업계 카드사들은 현대차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받아들여 이를 12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 6월말 이례적으로 모든 전업계 카드사에 공문을 보내 가맹점 수수료율을 신용카드는 1.75%에서 1.7%로,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결제금액을 감안할 때, 신용카드 수수료가 과도하게 지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체크카드의 경우에는 자금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이 들지 않는데도, 수수료율이 1.5%나 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상이한 원가구조를 감안해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을 갖고 있는 현대차가 마지막으로 남은 KB국민카드에게 양보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지난달말 가맹점 계약이 만료된 KB국민카드도 30일까지는 현대차와 협의를 끝내기로 해 다른 카드사처럼 수수료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모든 카드사들이 현대차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요구에 백기를 든 것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80%를 장악한 현대 기아차가 카드사 수익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하지만, 이례적인 일이다.

현재도 현대차가 적용받고 있는 수수료율은 높은 게 아니다. 지난 10월 자영업자들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정치권까지 나서 압박해도, 카드사들은 겨우 중소가맹점(매출액 2억원 미만)에 한해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8% 이하로 낮추기로 했었다. 그것도 적용 시점은 내년부터였다.

그러나 대기업인 현대차가 요구하자, 중소가맹점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더 인하해주기로 했다.

500조원을 넘어선 카드 이용실적 가운데 현대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8조원 가량 밖에 안된다. 그렇게 많은 금액이 아닌 것이다.

◆현대차 수수료율 인하요구는 현대캐피탈 지원? = 당연히 자영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30일에도 학원과 안경점, 유흥주점 등이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며 동맹휴업에 들어갔지만, 카드사들은 요지부동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사무총장은 "더 이상의 수수료율 인하는 없다고 한 카드사들이 현대차의 요구를 너무 쉽게 수용한 것에 놀랐다"며 "결국 수수료율 인하를 위해서는 협상력을 키워 더 세게 행동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현대차와 중소가맹점을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결제금액이 2000만∼3000만원에 달해 고정비용이 그만큼 절감된다는 것.

카드업계 관계자는 "거대한 대기업이 중소가맹점보다 수수료율을 더 낮게 해달라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현대차가 대형가맹점인 할인마트나 백화점에 비해서도 결제금액이 커 고정비용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일부에서는 현대차의 수수료율 인하요구가 현대캐피탈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자동차할부금융 수익 점유율이 지난 2009년 47.9%에서 지난해에는 38.1%로 10%p 가까이 떨어졌다. 대신 신한카드는 16.4%에서 17.7%로 높아졌다. 카드사와 은행이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은 담보가 확실하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여기고 진출하고 있다"며 "현대캐피탈과 연계돼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면 카드사들이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서 손을 놓지 않겠느냐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구매고객 가운데 현대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이 가장 많아, 오히려 현대카드에게는 마이너스"라며 "캐피탈을 도와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또 "전체 차량 판매금액 가운데 카드로 결제하는 비율이 50%에 달해 수수료로 나가는 비용이 적지 않아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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