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빚만 10% 늘어나 … 62.7% "일자리 불안하다"
세금·취업 불공정 비판 … 시민단체 가입률 가장 높아
통계청 자료로 본 40대 생활실태
#초등학생 둘과 늦둥이 하나를 둔 40대 양 모씨. 이력서를 들고 경기도 남양주의 집을 나서 서울로 들어섰다. '새 직장 찾기'가 최우선 새해 목표다. 지난해 10월, 그는 15년간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직장에서 밀려났다. 서울로 들어오려고 신청한 아파트 분양에 당첨돼 설레던 마음도 잠시, 이젠 빚 갚을 걱정이 태산이다.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지 않아 다행이지만 두어달 '백수생활'은 가시방석이다.
#50살에 근접해가는 김 모씨는 외국계가 인수한 대기업에서 생산책임을 맡고 있다. 자녀는 중학생과 초등학생 둘밖에 없지만 교육비가 만만찮다. 월급의 상당부분이 교육비와 그동안 대출한 돈의 원리금을 갚는 데 들어간다. 기술직이라 회사에서 퇴출 압박이 강한 것은 아니지만 주위에서 들려오는 명퇴와 승진누락 소식은 하루에도 몇 번씩 불안하게 만든다. 지금 쫓겨난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시나리오다.
한국사회의 허리인 40대의 삶은 불안의 연속이다. 소득보다 부채가 더 많아졌고 부모와 자식을 동시에 부양해야 한다. 자신의 노후는 더 불안하다. 세금 교육 법률이 불공정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사회활동에 참여하려고 하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소득보다 부채가 더 빠르게 증가 = 2011년 통계청과 한은, 금감원이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평균자산은 3억887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5% 늘었다. 하지만 부채는 9.8%나 증가했다(8662만원). 총자산대비 부채비율이 20.9%로 1년 새 1.5%p 상승했고 가처분소득(4183만원)은 금융부채(4637만원)보다 적었다.
쓸 데는 많고 쓸 돈은 부족하니 항상 불만이고 불안하다. 게다가 일자리마저 흔들리고 있다. 노후는 생각하기도 싫다.
2011년 통계청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하다고 밝힌 40대가 62.7%나 됐다. 이중 19.8%는 '매우 불안하다'고 답했다.
노후준비가 잘 돼 있는 것도 아니다. 40대의 86.3%가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59.6%가 국민연금에 매달리고 있었다.
40대는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의 책임을 동시에 지고 있다. 그러나 무게중심은 부모에게 더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의 44.1%가 '향후 필요한 복지서비스'로 '건강관리와 건강증진서비스'를 꼽았고, '노인 돌봄'이라고 한 응답도 15.5%나 됐다. 따지고 보면 부모의 문제는 자신의 노후 문제이기도 하다.
불안정한 경제여건은 직업선택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직업선택의 기준은 수입(42.0%)과 안정성(31.7%)이 중심이 됐고, 적성·흥미(10.2%) 보람·자아성취(6.0%) 발전성·장래성(5.9%) 명예·명성(2.5%)은 뒤로 밀려났다.
◆쌓여가는 사회 불만 = 40대는 사회전반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의 소득 만족도는 12.8%에 지나지 않았다. '만족스럽지 않다'는 응답자가 47.8%나 됐다.
40대 가구주가 생각하는 가구의 최소 생활비는 292만1000원으로 나타났지만, 49.9%가 이 돈으로는 모자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1년전에 비해 소득이 늘어났다고 밝힌 40대는 21.8%였지만, 감소했다는 응답자는 24.6%였다. 부채가 늘었다(34.8%)는 응답은 줄었다(12.8%)는 응답의 2배가 넘었다.
40대는 '공정사회를 위한 개선방안'으로 세금 문제를 가장 많이 지적했고(27.5%), 취업(22.2%) 사법·경찰(21.0%)도 개선돼야 한다고 봤다.
또한 기부문화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의 모범'(54.4%)이 절실하고 '기부단체의 투명한 운영'(21.8%)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래도 희망을 쏜다 = 불만과 불안 속에서도 40대는 희망을 보려고 애쓰고 있다.
올해 가구의 재정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40대(31.3%)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한 사람(23.3%)보다 더 많았다.
40대의 54.7%가 사회단체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로 친목이나 사교단체(76.5%)나, 취미·스포츠레저·동호회(35.8%), 종교단체(28.4%)였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12.6%)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시민단체 참여율은 20, 30대보다도 높았다.
기부와 자원봉사 참가율은 45.7%, 17.0%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앞으로 1~2년 내에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엔 각각 54.3%, 50.2%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다른 연령대보다 크게 높은 비율이다.
특별취재팀
정치팀 허신열 엄경용
금융팀 박준규
기획팀 박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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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취업 불공정 비판 … 시민단체 가입률 가장 높아
통계청 자료로 본 40대 생활실태
#초등학생 둘과 늦둥이 하나를 둔 40대 양 모씨. 이력서를 들고 경기도 남양주의 집을 나서 서울로 들어섰다. '새 직장 찾기'가 최우선 새해 목표다. 지난해 10월, 그는 15년간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직장에서 밀려났다. 서울로 들어오려고 신청한 아파트 분양에 당첨돼 설레던 마음도 잠시, 이젠 빚 갚을 걱정이 태산이다.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지 않아 다행이지만 두어달 '백수생활'은 가시방석이다.
#50살에 근접해가는 김 모씨는 외국계가 인수한 대기업에서 생산책임을 맡고 있다. 자녀는 중학생과 초등학생 둘밖에 없지만 교육비가 만만찮다. 월급의 상당부분이 교육비와 그동안 대출한 돈의 원리금을 갚는 데 들어간다. 기술직이라 회사에서 퇴출 압박이 강한 것은 아니지만 주위에서 들려오는 명퇴와 승진누락 소식은 하루에도 몇 번씩 불안하게 만든다. 지금 쫓겨난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시나리오다.
한국사회의 허리인 40대의 삶은 불안의 연속이다. 소득보다 부채가 더 많아졌고 부모와 자식을 동시에 부양해야 한다. 자신의 노후는 더 불안하다. 세금 교육 법률이 불공정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사회활동에 참여하려고 하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소득보다 부채가 더 빠르게 증가 = 2011년 통계청과 한은, 금감원이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평균자산은 3억887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6.5% 늘었다. 하지만 부채는 9.8%나 증가했다(8662만원). 총자산대비 부채비율이 20.9%로 1년 새 1.5%p 상승했고 가처분소득(4183만원)은 금융부채(4637만원)보다 적었다.
쓸 데는 많고 쓸 돈은 부족하니 항상 불만이고 불안하다. 게다가 일자리마저 흔들리고 있다. 노후는 생각하기도 싫다.
2011년 통계청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하다고 밝힌 40대가 62.7%나 됐다. 이중 19.8%는 '매우 불안하다'고 답했다.
노후준비가 잘 돼 있는 것도 아니다. 40대의 86.3%가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59.6%가 국민연금에 매달리고 있었다.
40대는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의 책임을 동시에 지고 있다. 그러나 무게중심은 부모에게 더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의 44.1%가 '향후 필요한 복지서비스'로 '건강관리와 건강증진서비스'를 꼽았고, '노인 돌봄'이라고 한 응답도 15.5%나 됐다. 따지고 보면 부모의 문제는 자신의 노후 문제이기도 하다.
불안정한 경제여건은 직업선택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직업선택의 기준은 수입(42.0%)과 안정성(31.7%)이 중심이 됐고, 적성·흥미(10.2%) 보람·자아성취(6.0%) 발전성·장래성(5.9%) 명예·명성(2.5%)은 뒤로 밀려났다.
◆쌓여가는 사회 불만 = 40대는 사회전반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의 소득 만족도는 12.8%에 지나지 않았다. '만족스럽지 않다'는 응답자가 47.8%나 됐다.
40대 가구주가 생각하는 가구의 최소 생활비는 292만1000원으로 나타났지만, 49.9%가 이 돈으로는 모자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1년전에 비해 소득이 늘어났다고 밝힌 40대는 21.8%였지만, 감소했다는 응답자는 24.6%였다. 부채가 늘었다(34.8%)는 응답은 줄었다(12.8%)는 응답의 2배가 넘었다.
40대는 '공정사회를 위한 개선방안'으로 세금 문제를 가장 많이 지적했고(27.5%), 취업(22.2%) 사법·경찰(21.0%)도 개선돼야 한다고 봤다.
또한 기부문화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의 모범'(54.4%)이 절실하고 '기부단체의 투명한 운영'(21.8%)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래도 희망을 쏜다 = 불만과 불안 속에서도 40대는 희망을 보려고 애쓰고 있다.
올해 가구의 재정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40대(31.3%)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한 사람(23.3%)보다 더 많았다.
40대의 54.7%가 사회단체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로 친목이나 사교단체(76.5%)나, 취미·스포츠레저·동호회(35.8%), 종교단체(28.4%)였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12.6%)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시민단체 참여율은 20, 30대보다도 높았다.
기부와 자원봉사 참가율은 45.7%, 17.0%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앞으로 1~2년 내에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엔 각각 54.3%, 50.2%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다른 연령대보다 크게 높은 비율이다.
특별취재팀
정치팀 허신열 엄경용
금융팀 박준규
기획팀 박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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